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의료전문 로펌 몰려온다…의료분쟁 부추기나?

40여 곳 추정 간호사까지 고용해 대형화 특화, 의료인 출신 늘어 “의료분쟁 격화될까” 우려 시각


의료전문 로펌들이 대형화, 세분화하는 등 진화하고 있어 의료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의료를 전면에 내세운 로펌은 손에 꼽힐 정도였다. 변호사 인력의 양적 팽창과 경쟁 심화 속에서도 의료전문 로펌은 그야말로 ‘틈새시장’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의료전문 로펌이 급증하면서 이들간 경쟁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특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 의료전문 변호사는 현재 40여명

인터넷 포탈 검색사이트에 ‘의료전문 변호사’, ‘의료전문 로펌’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해본 결과 전국적으로 줄잡아 20여 곳의 로펌이 걸러졌다.

검색사이트에 잡히지 않는 곳까지 포함하면 의료전문 로펌은 40여 곳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대한변호사협회에 ‘의료전문’으로 등록된 변호사 수를 확인한 결과 서울, 인천,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활동 중인 변호사는 총 41명으로 집계됐다. 변협에 따르면 그 수는 매년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 6년간 의료인 로스쿨 합격자 100여명

특히 로스쿨 합격자 중 ‘의료인 출신’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의료전문 로펌의 수는 더욱 급증할 전망이다.

25개교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로스쿨이 처음 도입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 공식 발표한 합격자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사, 치과의사 등 면허를 소지한 의료인 및 약사 합격자 수는 모두 96명이었다.


2009년에는 면허를 소지한 의료인 수가 공식 집계되지 않은 만큼 미집계 분을 포함할 경우 100여명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합격자를 계열별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치의학을 포함한 의학계열은 합격자가 115명, 약학계열은 103명으로 집계됐다<관련 표 참조>.

바꿔 말하면, 시장 진입을 노리는 예비 의료전문 법조인들이 줄서 있다는 것이다.

# 의사출신 변호사 다수 연합도
이처럼 의료전문 로펌들의 양적 팽창이 이어지면서 이들간 경쟁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특화가 가속화 되고 있어 의료계를 더욱 긴장케 하고 있다.

일부 로펌들의 경우 의료전문 변호사를 대거 영입해 몸집을 불리는가 하면 의료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의사출신 변호사 다수가 연합해 로펌을 오픈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의사 출신 변호사 산하에 전문 간호사 3~4명을 직원으로 채용해 의료소송을 전담 마크하도록 하는 등 구성원만 보면 흡사 병원을 방불케 하는 곳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모 의료전문 로펌 관계자는 “간호사들은 의료 관행에 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의사들의 약점을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다. 의사의 태만, 부적절한 대처, 잘못된 판단, 수술 실패 등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해 소송을 준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실제로 간호사들이 일한 뒤로 승소율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저산소성 뇌손상, 뇌성마비, 뇌신경, 산부인과, 소아과, 신생아 등 특정 분야 의료사고나 분쟁만을 특화해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로펌들도 생겨나고 있다.


# 치과의료 전담 로펌 등장 가능성

이 같은 변화를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의료계는 불안하다.

모 치과계 인사는 “이 같은 추세라면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에 치과위생사들을 전담직원으로 채용해 치과의료 분쟁만을 특화해 다루는 로펌이 생기지 말란 법이 있냐”고 우려했다.


또 다른 치과계 인사는 “치과의료 분쟁 특성상 수임료가 많지 않아 치과만을 특화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면서도 “의료를 전문으로 다루는 로펌들이 많아지고 세분화 될수록 의료분쟁은 더욱더 첨예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의료인들 스스로가 의료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진료시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 밖에 없을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한편 2014년 현재, 치과의사 출신 법조인은 5명이다. 변호사로는 전현희(서울치대 90졸·사시 38회)·양승욱(서울치대 95졸·사시 43회)씨가 있다. 하태헌(서울치대 95졸·사시 43회)·김연경(서울치대 2000졸·사시45회)씨는 판사, 장연화 씨(연세치대 93졸·40회 사시 합격)는 검사, 변호사를 거쳐 현재 인하대 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