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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미래가 궁금하다

Power재테크 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론”(저스틴폭스(Justin Fox) 하버드비즈니스리뷰편집장)WBR의 경영 이야기 8

최근 들어 동료, 선후배들의 세무조사가 강화되고, 부유세, 유보이익세 등 돈있는 자들에 대한 증세가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신다면, ‘21세기 자본론’의 유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의 ‘21세기 자본론(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은 거의 강제에 가까운 부의 재분배를 역설하고 있다. 아담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자유방임주의를 강조했고 케인즈는 “일반이론”에서 정부의 역할론을 강조했었다면, 뉴욕타임즈가 아담스미스와 케인즈에 견주어 칭찬해 마지 않는 피케티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부의 재분배를 주장하고 있으며, 각국의 경제정책 입안자들은 교과서인양 피케티의 주장을 닮은 정책을 경쟁적으로 쏟아 내고 있다. 도대체 21세기 돈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21세기 자본론”요약 : 파리경제대학 피케티 교수와 UC버클리의 임마누엘 사에즈(Emmanuel Saez) 교수는 15년간의 연구결과를 요약하였고, 미국 내 소득 상위 5분위, 아니 상위 1퍼센트 부자들, 그리고 우리가 상상조차 하기 힘든 0.1퍼센트와 0.1퍼센트 부자들의 자본 축적에 대한 논쟁을 이끌어내고 있다. 피케티 교수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세금과 관련된 방대한 데이터를 사용하고 영국, 미국, 일본에 거친 검증을 통해 소득 불평등 증가에 대한 부정적 입장과 이에 대해 증세가 필요하다는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자본이 증식하는 속도는 전체 경제의 성장 속도보다 빠르다. 자본으로부터 얻는 소득은 노동을 통해 얻는 소득보다 균등하게 분배되지 못하다. 이런 현상들이 합쳐져서 불평등은 증가된다. 피케티 교수는 자본주의가 결국 스스로를 붕괴시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던 마르크스만큼이나 급진적인 주장을 하지는 않으나 그는 더 많은 자본과 낮은 세금이 성장을 촉진하지 않고 불평등은 자연적으로 해소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주류경제학의 가르침에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영국과 다른 유럽 국가들의 기록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경우에는 불평등이 심화되는 속도가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빨랐다고 주장한다. 그럼 그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토마피케티의 돈의 생리(돈이 돈을 번다) : 피케티 교수는 유럽에서의  부(富)의 축적이 궁극적으로는 19세기 세습자본주의의 부활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돈이 돈을 번다는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미국 내 대학들의 기금 운용을 하나의 사례로 제시하면서, 가장 많은 액수의 기금을 모집한 대학들의 수익률이 나머지 대학들과 극적인 차이가 있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또한 19세기 미국의 부와 소득은 유럽보다는 덜 집중되어 있었으나 1970년대부터는 미국의 1%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상위 0.1%들에게 다른 국가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부가 집중되기 시작했다. 피케티는 “슈퍼매니저”들의 등장이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미국 내 0.1%들의 소득 중 60%가 기업의 관리직과 금융 전문가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소득이 이렇게 엄청나게 치솟게 된 주된 원인이 최고소득세율의 인하에 있음을 밝혔다. 그와 그의 동료들이 아메리칸이코노믹저널(American Economic Journal)에 실은 논문에서 최고소득세율 인하와 상위 1%의 소득 증가가 13개국에 걸쳐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강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음을 증명해 냈다는 것이다.


부유세 논란의 시작 : 피케티는 세계적 차원에서의 누진적 부유세를 도입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일 년에 0.1%에서 시작해서 50억 유로(69억 달러) 이상의 자산에 대해서는 2%까지 부과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처방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책에서 여러 번 자신의 생각을 “이상적”인 것이라 표현하고는 있지만, 동시에 이 생각이 왜 더 현실적이고 공정한 방법일 수 있는지, 그리고 왜 이것이 다른 방법들보다 자본주의 내에서 부(富)가 창출해 내는 긍정적 결과들을 손상시키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기도 한다. 전 유럽 차원의 부유세를 도입하는 것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다른 어떤 방법들보다 간단하며, 공정하고, 유로존 재정위기에 있어서도 훨씬 성장 친화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중앙은행이 강제로라도 부의 재분배를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최고소득구간 세율을 80%까지 올려 거의 “몰수”(그의 말에 따르면)에 가까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는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돈은 돌고 돈다 : “21세기 자본론”은 반증이 없는 한 세계적으로 국가 경제정책 입안자들에게 상당기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안정된 지위의 보장이나, 성장을 위한 평등의 희생을 주장하는 것은 과거의 이야기같다. 부의 재분배가 화두인 경제정책의 시대. 독자들 모두 돈이 돈을 번다는 상식을 공리로 받아드리듯이 적어도 경제적 부의 수준이 상위 일정부분에 속한다고 생각된다면 일정부분의 증세와, 부의 재분배논쟁을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이해되지 않는 정부정책을 불만과 스트레스로 바라보고 있을 것인가? “재분배가 다시 성장으로 돌아온다?” 윤회라고 하는 불교의 가르침을 세계적 경제 석학께서 이제서 깨우친 것은 아닌지. 돈은 돌고 돈다는 말을 꼭 그렇게 두꺼운 책으로 설명해야 했을까? 아무튼 우리의 부의 수준이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돈을 돌게 만들겠다는 경제정책이 시대의 화두인 이상 돌고 도는 돈의 미래에 더 이상 저항하지 말고 순응하시기를….


필자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하였으며 PWC삼일회계법인을 거쳐 중소기업 및 의료전문 송강회계법인을 설립하였고, 의료비분납프로그램
와이즈플랜(wiseplan) 시스템을 보급하는 ㈜와이즈케어의 대표를 맡고 있다. hssong@wisecare.co.kr
(주)와이즈케어 대표이사  송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