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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하게 하지말고 밀어붙이고 용기를 내라

Power재테크-WBR의 경영 이야기 (Wisecare Business Review)11

변화에 필요한 레시피(데니스 M. 모리슨(Denise M. Morrison) 캠벨수프(Campbell Soup Company)의 회장 겸 CEO)

변화라는 화두를 던지는 것이 어울리는 시대이다. 지난 주말 끝무렵 애플의 신제품 출시는 전세계인들은 뜬눈으로 바라보았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그렇게나 집착하였던 소형화면을 포기하고 대세에 따라 대형화면을 채택한 애플은 예약오픈 24시간만에 그간의 어떤 제품출시보다 더 강렬하게 소비자의 호응을 얻어내고 있다. 정말이지 놀랍기만하다. 아마도 변화에 적응한 애플에 대한 소비자의 포상이었을까 싶다. 여기 변화를 위해 두려워하거나 망설이는 분들께 좋은 팁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2011년 데니스 M 모리슨이 캠벨(Campbell) CEO로 취임했을 때 회사는 미국 내 수프 시장에서 판매 실적이 떨어지고 사실상 획기적인 유통 경로가 바닥난 상태였다. 이보다 더 걱정스러운 문제는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려는 듯한 임직원들의 모습이었다. 어떻게 하면 14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회사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먼저 업계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에 주목했다.

신규 고객의 속성과 행동 양식, 세계 경제의 재편과 식품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꾼 디지털 혁명에 대해 철저하게 파악했다. 그리고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소비자 성향에 발맞춰 포장 신선식품(packaged fresh food) 분야의 발전 상황을 검토하고 식료품점을 벗어나 온라인 판매나 다른 유통망을 조사했다. 이때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주력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이중 전략을 실시하지 않았다면 계속 과거의 사업을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을 것이다.

당시 사내 고위 임원진 300명을 대상으로 어떤 점이 이중 전략 이행을 저해하는지 조사했다. 임원들이 꼽았던 두 가지 핵심 저해 요소는 이제 캠벨에서 사라졌다.

첫 번째 저해 요소는 ‘효율적인 의사결정’에 관한 문제였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가 의견 일치를 너무 강조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후 리더십 모델을 ‘조직 구성원의 합의를 끌어내라’에서‘의사결정을 밀어붙여라’로 변경해 이 문제를 개선했다.

두 번째 저해 요소는 ‘회사는 용기가 부족하다’였다. 이 문제는 더 고치기 어려웠다. 회사는 해결책으로 과거의 ‘신중하게 진행하자’는 사내 문화를 뒤집고 임직원들에게 더 넓게 생각하고 더 대담하게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또한 ‘용기’를 회사의 핵심 가치로 내걸고 직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위험을 감수하며 야심 차게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새로운 성과관리 체계를 정립했다. 직원들은 이제 자신이 수행한 업무 결과를 받아들이고, 경영진은 매우 우수한 성과를 내며 회사에 공헌한 직원들에게 보상한다.
회사 문화의 가치는 최고위층이 모범을 보여야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캠벨은 용기라는 가치를 염두에 두고 고위 경영진을 개편했다.

사실 새로운 경영진은 자신이 맡은 업무에 경험이 별로 없거나, 데니스가 CEO가 된 이후 새롭게 영입한 사람들이었다.

물론 데니스도 모범적으로 조직에서 원하는 용기를 몸소 실천하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줘야 했다. 신선한 주스와 음료, 샐러드드레싱, 생당근을 취급하는 신선식품 업계의 선두주자 볼트하우스 팜(Bolthouse Farms)을 인수하던 시기에 용기를 보여줄 기회를 얻었다. 볼트하우스 인수 금액은 캠벨의 인수 역사상 최고가인 15억 달러(약1조5000억 원)규모였다. 당연히 일부에서 회의적인 반응이 흘러나왔다. (“생당근을 파는 회사? 니스, 심이에요?”)하지만 이미 시장 규모가 120억 달러(약 12조 원)에 달했던 포장 신선식품에 대한 신념을 고수한 덕분에 캠벨사는 소비자가 이끄는 경향에 맞춰 볼트하우스 팜을 매입했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아용 유기농식품 분야 전문 브랜드 플럼 오가닉스(Plum Organics)도 인수했다.

지난해 10월 국제 사업부 경영진이 과거에 끊임없이 논쟁을 벌였던 업무를 빠르게 밀어붙이는 모습을 지켜보며 용기라는 가치가 캠벨에 제대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회사의 유럽식 간편 음식 사업부를 CVC캐피털 파트너스(CVC Capital Partners)에 매각한 일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유럽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었다. 그리고 벨기에, 프랑스, 독일, 스웨덴에서 현지 브랜드와 함께 벌인 사업으로 연간 5억 달러(약 5000억원)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영진은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 시장을 중점적으로 개발하려고 만든 글로벌 브랜드 구축에 재원을 집중하기 위해 대담한 선택을 했다.

회사는 분명 앞으로도 계속 경영 행보를 이어나가겠지만 예전만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롭게 얻은 용기를 간직한 채 미래 성장을 위해 캠벨의 비즈니스와 문화를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제 신중하고 구성원들간의 합의를 이끌고자 노력해왔던 독자들이었다면, 과감하게 밀어부쳐보는 용기를 가져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진정한 변화를 원하고 추진하고자하는 독자들에게 캠벨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

(주)와이즈케어 대표이사  송형석
필자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하였으며 PWC삼일회계법인을 거쳐 중소기업 및 의료전문 송강회계법인을 설립하였고, 의료비분납프로그램
와이즈플랜(wiseplan) 시스템을 보급하는 ㈜와이즈케어의 대표를 맡고 있다. hssong@wiseca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