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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경영이야기1

Power 재테크-WBR의 경영 이야기 (Wisecare Business Review)17

‘중국식 경영’ 이해하기(HBR2014.9데이비드 마이클 (David Michael),토머스 하우트 (Thomas Hout)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

 최근에 만나는 원장님들이 부쩍 중국이야기를 많이 화두에 올리신다. 중국의료관광객이 많은 돈을 쓰고 간다. 중국에 가서 진료하면 어떨까 등등 이제 세계의 권력과 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음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듯 하다. 이런 요즘 중국식 경영을 엿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 중국식경영이야기를 회를 나누어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에서 통하는 경영자 : 중국을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한 관점은 어떻게 그들이 성장할 수 있었을까이다. 중국에서 참신한 경영 사상을 찾기는 어려워 보일 수도 있다. 국영기업들은 대체로 국가의 통제 아래 서구의 경영 방식을 실험하는 거대 기업에 불과하다. 중국은 아직까지 GE나 삼성과 같은 글로벌 수준의 기업을 배출하지 못했다. 해외에서는 중국 사업가들을 혁신적인 경영 사상을 지닌 기업가라기보다는 단지 단시간에 부를 축적한 사람들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중국은 여느 국가들보다 더 많은 경영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의 최고 민영기업들은 아직도 급진적이고 새로운 경영 방식은 시도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은 현대 경영에 필수적인 상황 대응력, 임기응변, 융통성,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능력 덕분에 중국의 민영기업들은 아주 중요한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다. 홍콩대 차오 리우(Qiao Liu)와 알란 시우(Alan Siu)의 연구에 따르면 국영기업이 투자 대비 평균 4% 수익을 올리는 반면, 비상장 민영기업들은 14%의 고수익을 달성했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 30년 동안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차별화된 경영 방식을 습득해왔다. 중국 시장은 국가자본주의에 의해 강력히 통제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거대하고 빠르게 진화하는 생태계다. 기업들은 그 생태계 안에서 과열 성장, 급격한 경기 둔화, 대규모 도시화, 거대한 농촌 시장, 치열한 경쟁, 고질적 부패에 적응해나가야 한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제이 로시(Jay Lor-sch)와 폴 로렌스(Paul Lawrence) 같은 학자들은 회사의 경영 시스템을 그 회사가 활동하고 있는 전체 경제와 연관지어 연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안정적이고 복잡성이 높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잘 짜인 조직, 그리고 다양한 기능부서와 고객들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경영자가 필요하다. 반면 급변하는 시장에서는 새로운 정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다소 느슨한 구조의 경영 시스템과 독립적으로 행동할 줄 아는 경영자가 낫다. 국영기업을 제외한 중국 기업들은 후자에 해당한다. 이들 대부분은 서방 기업들보다 더 에너지 넘치고 민첩하다.

중국의 인재 관리방식 : 중국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인재 관리 방식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조직 구성원을 가족처럼 대해주는 대신 그 대가로 많은 것을 요구한다. 중국 CEO들은 대개 바닥에서부터 시작했다. 하이얼의 장루이민, ZTE의 호웨이궤이, 완샹의 루관치우와 같은 중국 유명 회사 창립자들은 하나같이 공장에서부터 시작했고, 회사를 키워나가며 정부 혹은 공산당 관리체제로부터 회사의 자율권을 확보하려 애썼다.

회사를 위한 자체적 생태계 : 중국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두 가지 독특한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 첫 번째는 회사를 위한 자체적인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영자이자 창업자인 이들은 보잘것없는 회사를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채용, 공급처 확보, 대관(代官) 업무, 자금 확보에 대한 기본적 스킬은 물론 직원 자녀를 위한 학교 설립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일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식 샤부샤부 레스토랑 하이디라오(Hai Di Lao)의 창립자 장용(Zhang Yong)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이를 실행에 옮긴다. 성공 요인 중 하나는 21세에 점장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10대 직원을 발굴, 채용, 유지하는 능력이다. 그는 수습직원에게 경쟁사 인수 협상처럼 일반적인 책임 수준을 뛰어넘는 업무를 부여함으로써 테스트한다. 이로써 성장 가능성이 낮은 직원들을 가려낼 수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선 관리자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장용은 후한 인센티브, 해외 여행, 주택 제공, 자녀 교육 등의 혜택을 제공해 관리자들의 충성도를 높인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장래성 좋은 하도급 계약을 줌으로써 자신만의 공급망을 창조한다. 지방 정부의 인센티브와 보조금, 중앙 공산당의 엔젤 머니, 지역 투자 기금, 개인 인맥과 같이 다양한 출처로부터 자금을 확보하는 일에서도 뛰어난 수완을 자랑한다. 대체로 이런 능력은 인맥을 쌓는 것, 그리고 정부 관료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에 달려 있다. 객관적인 신용(credit) 평가는 중요치 않다. 내가 신뢰(trust)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정부기관에 대한 관점 : 중국 기업가들이 공유하는 두 번째 관점은 사업을 잘 경영하는 것처럼 정부기관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십 년 동안 중국 공산당은 사기업의 존재를 거의 용납하지 않았다. 사회적, 경제적 기반이 없는 신규 업체가 통상적인 공급처에서 원자재, 인력, 자금을 확보하기란 불가능했다. 여전히 사업자면허를 취득하고, 토지를 임대하고, 직원을 채용하고, 원자재를 수입하고, 자금을 조성하려면 기업은 정부 관료들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기업가들은 이런 관료 시스템을 이용하는 법을 익혀나갔다.

많은 기업이 실패하지만 그 와중에서 생존하는 기업은 뛰어난 전략과 유연성, 강력한 경쟁우위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한다.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복잡한 상황을 현명하게 헤쳐나가며, 잠재력 갖춘 인재를 잘 활용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쟁우위를 갖추게 된 그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선구자인지도 모른다. 중국에 가면 ‘꽈시’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그들은 유연하며 노력하는 생태계를 자체적으로 구축해 왔던 것이다.


필자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하였으며 PWC삼일회계법인을 거쳐 중소기업 및 의료전문 송강회계법인을 설립하였고, 의료비분납프로그램
와이즈플랜(wiseplan) 시스템을 보급하는 ㈜와이즈케어의 대표를 맡고 있다. hssong@wisecare.co.kr

(주)와이즈케어 대표이사  송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