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토)

  • 맑음동두천 13.3℃
  • 맑음강릉 21.9℃
  • 구름많음서울 16.6℃
  • 맑음대전 12.5℃
  • 맑음대구 12.3℃
  • 맑음울산 13.6℃
  • 맑음광주 14.8℃
  • 맑음부산 16.3℃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16.5℃
  • 맑음강화 16.2℃
  • 맑음보은 9.6℃
  • 맑음금산 8.9℃
  • 맑음강진군 12.4℃
  • 맑음경주시 10.1℃
  • 맑음거제 14.7℃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동네치과의사의 성공한 삶

월요시론

구회에서 공부모임을 가졌다가 중단된 상황에서 선배 선생님께서 구회에서 인문학 강의를 해주시겠다고 원하셨습니다.

치과의사이지만 치과의사가 되고나서 무언가 미흡한 부분으로 인한 갈증으로 오랜시간 방황을 했고 그래서 강의를 듣고 오랜 시간동안 얻었던 인문학적인 자신의 지식을 나누어주시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구회 여러 선생님들께 연락을 했고 그중 17분께서 용의가 있다고 하셨고 우선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기로 하신 4분의 선생님과 함께 모임을 가졌습니다.

치과의사로서 성공한 인생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을 선배 원장님께서 모두에게 물어오셨습니다. 제 차례가 될 동안 생각해 보았지만 저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자신에게 성공적인 인생을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목표를 이제 어디로 둘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럴 듯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경제적으로 부유해지는 것을 성공이라 해야 할까? 보통은 이 시대에서는 그렇다입니다.
하지만 무언가 허전한 것이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저의 작은 점빵같은 치과에서 무엇을 성공으로 볼 것인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첫째는 가족모두가 건강한 것이 아닐까합니다.
둘째는 자녀가 올바른 가치관과 꿈을 가지고 우리에게서 독립하는 것일 것입니다.
학원을 다니지 않는 자녀들이 저희와 좋은 추억을 남기는 것입니다.
셋째는 우리가 행하는 치과에서의 일입니다.

하루에 몇 번씩 깜짝 깜짝 놀랄 일들이 벌어지는 이곳 직장은 살얼음판입니다.
환자와의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고 그로인해서 수개월 수년을 고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기공소와 치재상 그리고 직원이 가장 큰 거래처이고 자잘하게는 식당과 여러 곳에서 거래를 합니다.
이 모든 사람들이 좋은 삶을 누리게 하는데 작은 선택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다른 이보다 그들의 사정을 조금 더 알고 더 배려해줄 수 있습니다.
환자와는 어떤 치료계획을 내리고 어떻게 마무리를 지을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환자와 의사와의 신뢰관계를 위해서 어떻게 노력할 것인가도 중요합니다.

조금 전 저희 치과에 한 분의 환자분께서 소개로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4일전부터 아프다고 하셨습니다. 질문을 통해서 치수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입안을 들여 다 보았습니다.
치경부의 깊은 우식증이 있었고 최근에 임시 충전된 소견이 보였습니다.
‘오해가 있었구나.’
그리고 하나하나 설명을 했습니다.

아마도 임시충전을 하고부터 아프기 시작하면서 이전 치료를 담당하신 원장님께서 오해를 받은 것 같았습니다.
병이 생기게 된 두 가지 습관을 설명드렸습니다. 이전 치과원장님과 오해가 생기는 과정을 설명하니 환자분은 놀라는 눈치입니다. 아무 것도 이야기하지 않아도 치과의사라면 다 알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환자분을 원래 다니던 치과에서 진료하시도록 돌려보냈습니다.

오해를 풀어주고 우리가 사는 곳을 행복하도록 작은 욕심을 내리고 나니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조금은 성공한 것이 아닐까합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