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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환자를 치료한다

월요시론

치료(治療)란 ‘병이나 상처를 다스려서 낫게 함’ 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다. 영어로는 treatment, cure, therapy, care 등으로 표현 가능하다.

Treatment는 질병을 낫게 하기 위한 일련의 의료과정이나 시술을 말한다. Cure는 treatment를 통해 병이 완치되는 것을 의미한다. 완치라는 표현은 아마도 질병이 생기기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우리가 매일의 임상에서 하고 있는 의료 행위는 과연 어디에 해당되는 것일까? 매일 매일 환자를 ‘치료’하고 있지만 사실 치과질환에 대한 치료는 신체의 일부분을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켜주는 ‘cure’는 결코 아니다. 질병으로 손상된 치아조직을 질병이 더 이상의 확산이 되지 않도록 차단하고 또 정상기능이 가능하도록 대체 복구시켜주는 수복 혹은 대체(Prosthetic Work)의 과정이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한다.

그러한 치과치료는 많은 경우 일정 부분 이상의 신체조직이 손상된 경우에 진행되며 따라서 치과치료는 질환의 중기 이후에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치과의사들은 질병이 중기이상으로 진행되기 까지 어떠한 일들을 하고 있을까? 정기검진을 시행하여 질병의 확산을 막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과정조차 범위와 정도가 다를 뿐 일반적인 수복치료의 범주를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다. 초기 진행된 충치를 조기에 제거하고 작은 수복물을 만들어 넣는 일, 그것이 정기검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스케일링이라고 불리는 치석 제거술 역시 이미 형성된 병원성 치석을 제거하는 일로 예방이라기 보다는 초기 치료의 하나이다.

과연 진정한 의미의 예방치과치료는 불가능한 것일까? 환자의 구강 내에 현존하는 수많은 치아 우식증을 제거하고 수복물로 대체하였다면 이제 그 환자는 과연 치아 우식증의 위험에서 해방된 것일까? 구강 내 환경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 환자의 치아 우식은 열구나 소와가 아닌 수복물의 경계면에서 시작될 뿐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지 모른다. 수복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분명 우식이 진행되고 있는 초기의 우식병소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환자에게 “칫솔질 잘 하세요” 라는 말 밖에는 없는 것일까? 그렇게 우리는 1년 후 그 치아에 핸드피스를 댈 수 밖에는 없는 것일까?
발생된 질병을 외과적으로 제거하고 대체물을 제공하는 행위인 현재의 치과치료에서 조금 더 범위를 확대하여 질병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환자가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치료인 care에 대한 관심을 가질 때이다.

중대형 치과들의 비윤리적인 상업 광고와 수가인하를 통한 무차별적인 공격 속에서 대다수의 동네치과는 존재의 위협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 치과의사들의 주된 관심의 대상이었던 외과적인 수복 술식이 소위 레드오션이라면 환자 곁에서 동네치과 주치의로서 오랜 기간 함께 하며 그들의 삶의 질을 관리하는 예방적 치료는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예방치과는 칫솔질방법을 가르치고 구강보건실태조사를 하는 그런 기초학문이 아니라 실제 환자를 만나고 환자의 우식 발생률을 감소시켜 보다 양질의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환자 곁에 있는 임상 진료과로서의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치과대학을 다닐 때 여러 번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치과의사는 치아를 치료하는 의사가 아니라 치아를 가진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다.” 그 사람이 먹는 것, 그 사람이 생활하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의 입안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또 그 것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아마도 진정한 치과의사의 모습 중 하나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어쩌면 그 모습은 소위 예방치과의사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다가오는 2015년에는 치과의사들에게는 또 하나의 블루오션이, 환자들에게는 보다 양질의 삶이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박창진 미소를만드는치과의원 원장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