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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위기관리 첫 걸음은 “인정”

잘못된 것은 쿨하게 사과…환자신뢰 심어줘야, 인정않고 회피 일삼으면 작은 일 키울 수 있어,

■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으로 본 치과 위기관리 원칙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이미 해당 사건과는 별개로 기업의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

홍보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대표적인 ‘홍보 실패’ 건으로 규정하면서 위기관리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다.


치과병·의원 역시 항공 업체처럼 수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서비스업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그래서 늘 의료분쟁, 세무·노무관리 등의 위기에 노출돼 있는데, 이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대한항공의 사례처럼 쌓아왔던 병원의 이미지가 한 순간에 큰 타격을 입는다.

이번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을 모티브로 치과병·의원에서 염두에 둬야 할 ‘위기관리’의 원칙을 정리해 봤다.


# 홍보 모르는 수장이 기업 망친다

치과(병)의원의 원장은 오너면서 동시에 서비스 제공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홍보에 대한 감각이 없으면 소비자(환자)와 소통하기 힘들다. 세계적 광고회사인 덴츠코리아의 한 전문가는 “오너가 홍보를 모르면, 아무리 홍보팀이 애를 써도 위기에서 금세 주저앉게 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매체를 공부해야 할 필요도 있다. 환자는 불만을 직접 말하지 않는다. 인터넷이나 SNS를 통한다. 이 경우 불만은 확대 재생산되고, 원장도 모르는 사이에 ‘나쁜 치과’가 돼 있는 경우도 발생한다.


평소에 SNS 등을 통해 환자와 소통하고, 공중의 메시지 전파 툴에 대해서 학습해 놓는 것도 위기대비에 큰 도움이 된다. ‘덴톡’이라는 치과용 SNS를 개발한 박창진 원장은 “SNS는 환자가 병원과 가깝게 있다고 느끼는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유용하다”며 “고로 소통에도 유리하고 경영의 측면에서 예약부도율 감소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어설픈 대응 여론 급격 악화

이번 대한항공의 경우, 작은 사건으로 끝낼 수 있는 일을 거짓말과 회유, 둘러대기 등으로 비화시킨 측면이 있다. 이 과정에서 홍보팀의 어설픈 대응이 겹쳐, 여론은 급격하게 악화됐고, 등을 돌린 이용자들의 증언이 잇따르면서 정부까지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처음부터 잘못된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나섰으면 국면이 달라졌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단국대학교 언론홍보학과의 한 교수는 “일단 잘된 것과 잘못된 일을 구분해서 잘못된 부분은 인정하고, 잘된 일은 알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일례로 1982년 미국의 한 정신병자가 타이레놀 캡슐에 청산가리를 넣어 8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회장이 직접 나서 시중의 약을 전량 폐기하고, 사과방송을 했다.

약제도 캡슐에서 알약으로 바꿨다. 물론 이 사건은 존슨앤존슨 측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회장의 발빠른 대응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마찬가지로 치과에서 발생하는 위기도 잘잘못을 구분해, 잘못된 부분은 원장이 직접 나서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개 원장들은 의료분쟁 같은 위기가 발생하면 법무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경우 환자를 감정적으로 화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한 의료컨설턴트는 “일단 진정성 있게 들어주고, 우리가 해결과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완화와 예방주사로 관리

위기는 관리될 수 있다. 김경해 한국위기관리전략연구소 소장은 “위기는 반드시 일어난다. 그러나 99%의 위기는 예측할 수 있고, 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김 소장이 관리의 툴로 제시하는 것이 ‘완화’와 ‘예방주사’다.

완화는 미연에 예측해서 발생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작업이다. 치과에서 주로 발생하는 컴플레인은 대개 유형화가 가능하다.

이를 매뉴얼화해서 사전에 직원 교육 등으로 대비해 놓는 것이 위기를 줄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강남구의 한 원장은 “컴플레인이나 분쟁 발생 등에 대해서는 나름의 백서를 마련하고, 이걸 직원 교육에 활용하면 치과에서의 위기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방주사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이런 것이다. ‘우리는 최고의 진료를 하고 있지만, 진료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라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해도 우리는 이런 식으로 관리를 할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식이다. 치과에서 흔히 시행하고 있는 동의와 주의사항 명시가 해당될 수 있다.

단, 이 경우 으름장을 놓는 방식이 아니라 이해를 구하는 방식이 돼야 문제가 발생할 경우, 환자의 양해를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다.


김경해 소장은 “위기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 관심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반복해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 그것이 위기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