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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로부터 1

Power 재테크-WBR의 경영 이야기 (Wisecare Business Review)23

스티브 잡스, 창조 신화의 비밀(HRB2012.4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 아스펜연구소(Aspen Institute) CEO, 번역 김현정)

애플은 아이맥, 아이팟, 아이팟나노, 아이튠스, 애플스토어, 맥북, 아이폰, 아이패드 등 기존의 기업과는 다른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였다. 이런 성공을 가능케했던 핵심요인은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리더십은 수많은 경영대학원에서 가르치는 것과는 다른 것들이다. 회를 나누어 스티브 잡스 리더십을 정리해 본다.

스티브 잡스의 파란만장한 삶은 엄연히 기업가적인 창조 신화다. 1976년에 부모님 집 차고에서 애플(Apple)을 공동 설립한 잡스는 1985년에 회사에서 쫓겨났다가 1997년에 애플에 복귀해 거의 파산 지경에 이른 회사를 되살려놓았다. 2011년 10월에 세상을 떠날 즈음 잡스는 애플을 세상에서 가장 비싼 회사로 키워놓았다. 그 과정에서 잡스는 개인용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 음악, 전화, 태블릿 컴퓨터, 소매 매장, 디지털 출판 등 총 7개 산업의 변화에 기여했다. 이와 같은 혁혁한 공로로 인해 잡스는 토머스 에디슨(Thomas Edison), 헨리 포드(Henry Ford), 월트 디즈니(Walt Disney)와 함께 미국의 위대한 혁신 영웅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이들의 존재가 잊혀진 지 한참이 흐른 후에도 역사는 이들이 기술과 비즈니스에 어떻게 상상력을 덧입혔는지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다.

잡스는 자신이 만들어낸 가장 뛰어난 창조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아이패드나 매킨토시라고 답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잡스는 ‘애플’, 회사 그 자체라고 답했다. 잡스는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오래 지속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훨씬 힘들고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잡스는 어떻게 그토록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었을까? 경영대학원들은 지금부터 한 세기는 지난 후에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연구할 것이다. 필자가 잡스의 성공을 가능케 했던 핵심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잡스가 복귀한 1997년 당시 애플은 십여 종의 매킨토시 제품을 비롯해 수많은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닥치는 대로 생산하고 있었다. 몇 주 동안 제품 검토 과정을 거치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잡스가 마침내 소리를 질렀다. “이제 그만해! 이건 미친 짓이야.” 잡스는 마커펜을 집어 들고서 아무것도 신지 않은 맨발로 화이트보드를 향해 걸어간 다음 2x2 매트릭스를 그렸다. 잡스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로 이것”이라고 선언했다. 잡스는 2개의 행 위에 ‘일반인용(consumer)’이라는 단어와 ‘전문가용(pro)’이라는 단어를 적어 넣었다. 그런 다음 2개의 열 앞에 ‘데스크톱(desktop)’이라는 단어와 ‘휴대용(portable)’이라는 단어를 적어 넣었다. 잡스는 팀원들에게 각 사분면에 해당되는 제품을 하나씩 결정해 총 4개의 위대한 제품에 주력해야 하며 나머지 제품은 모두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잡스는 애플이 단 4개의 컴퓨터를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애플을 구원했다. “무엇을 하지 않을지 결정하는 것이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기업도 마찬가지고, 제품도 마찬가지다.”

잡스가 좋아하는 회의 : 잡스는 애플의 문제를 바로잡은 후 매년 브레인스토밍을 위해 ‘최우수 직원 100인’을 데리고 조용한 곳으로 아이디어 워크숍을 떠났다. 마지막 날이 되면 잡스는 으레 화이트보드 앞에 서서 질문을 던졌다. (잡스는 화이트보드를 무척 좋아했다. 화이트보드를 사용하면 상황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사람들을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 10가지 일은 무엇일까?” 치열한 토론 끝에 총 10개 항목으로 구성된 목록이 완성되면 잡스는 가장 순위가 높은 3개의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7개 항목을 지워버리고선 선언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딱 3개뿐이지.”

잡스는 집중하는 능력이 타고난데다 선(禪) 수행을 통해 집중력을 한층 강화시켰다. 잡스는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요인을 가차없이 걸러냈다. 잡스는 법률 문제, 의학 진단 등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일을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했다. 따라서 잡스의 동료와 가족들은 잡스가 이런 일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애를 쓰다가 잡스의 고집 때문에 화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잡스는 냉담한 눈으로 상대를 빤히 쳐다보면서 마음의 준비가 될 때까지 집중하고 있는 일에서 조금도 관심을 옮기지 않겠다며 거부의 뜻을 밝히곤 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이 가까워졌을 무렵, 구글(Google) 을 공동 설립했으며 머지않아 구글의 CEO가 될 채비를 하고 있었던 래리 페이지(Larry Page)가 잡스를 찾아왔다. 애플과 구글이 오랫동안 반목한 것이 사실이지만 잡스는 기꺼이 페이지에게 조언을 해줬다.

잡스는 당시 페이지에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집중”이라고 이야기해줬다. 또한 잡스는 페이지에게 구글이 어떤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바라는지 생각해 보라고 제안했다. “지금은 모든 곳에서 구글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주력하고자 하는 5개 제품을 꼽으라면 무엇을 택하겠는가? 나머지는 제거해야 한다. 주력해야 할 대상을 제외한 나머지는 제대로 일을 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로 변해가고 있다. 그것들 때문에 구글이 위대한 제품이 아니라 그럭저럭 괜찮은 제품을 내놓게 된다.” 페이지는 잡스의 조언을 따랐다. 2012년 1월, 페이지는 잡스가 그랬던 것처럼 직원들에게 안드로이드(Android), 구글 플러스(Google+) 등 몇 가지 우선순위에 주력하고 우선순위에 해당되는 것들을 ‘아름답게(beautiful)’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여러분의 업무에서 역량을 집중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많은 CEO들의 숙제를 잡스는 나름의 방식으로 실행에 옮겼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역사는 그를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그가 남긴 집중(Focus)이라는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필자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하였으며 PWC삼일회계법인을 거쳐 중소기업 및 의료전문 송강회계법인을 설립하였고, 의료비분납프로그램
와이즈플랜(wiseplan) 시스템을 보급하는 ㈜와이즈케어의 대표를 맡고 있다. hssong@wisecare.co.kr
(주)와이즈케어 대표이사  송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