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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스트레스 3

클리닉 손자병법 ‘저희치과’엿보기<24>

 외야로 애매하게 공이 날아가면 외야수끼리 부딪히기도 하고 서로 미루다가 공이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외야수 중에 누군가가 미리 “마이볼!”하고 외칩니다. 

진료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가령 “엔도 준비해 주세요”라고 했는데 누군가 “예! (엔도 준비하겠습니다)”하고 ‘마이볼’을 외치지 않으면 원장은 불안합니다. 지금 엔도 준비는 하고 있는지, 지시 사항이 전달은 되었는지…가끔 진짜로 엔도 준비가 안 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치과에서는 ‘마이볼’을 외쳐 달라고 합니다.

물어보기도 잘하고, 훈수도 잘하고, 대답도 잘하는 스탭!
저희치과는 스탭들에게 원하는 것도 많습니다.

그런데 스탭들이 커뮤니케이션 스트레스에 대한 글을 읽고 나서 건의사항을 제기하였습니다.
요지는 원장 때문에 주눅이 드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시사항을 전달하거나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시 물어 보면 ‘아직 그것도 모르고 있느냐’ ‘그런 걸 물어보냐’와 같은 느낌을 주는 눈빛(일명 레이저), 한숨, 정적 등의 불편한 기류를 원장이 연출한다는 것입니다.

가끔 “원장님 레이저가 너무 쎄요^^”라며 살짝 언질을 받기도 했었는데, 왜 그런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의사소통 과정에서 스탭이 받는 스트레스를 원장은 머리로만 생각하고 텍스트로만 배려하였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지시 사항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받는 경우, 말로 하지 않아도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은 경우, 바빠서 정신없는데 판단을 요구받는 경우에 원장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것이 행동 언어로 표현되었다 싶습니다.

그런데 앞서 열거한 상황은 매우 중요한 순간들입니다. 보통 컨펌을 받는 상황입니다. 소통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절차입니다. 그런 순간이 부담스럽고 피하고 싶다면 분명 문제가 발생합니다.

말이 나온 김에 좀 더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훈련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또 그런 기색이 보이면 “원장니임!!”하고 핀잔을 달라고 스탭들에게 부탁하였습니다. 서로 공유하고 공감한다면 핀잔도 즐겁습니다.

“토크 안 하세요?” 어떤 상황인지 아실 것입니다.
소위 ‘깊은 뜻’ 없이 실수한 경우입니다.
물어봐 주는 스탭이 고맙습니다. 훌륭합니다.
그런데 환자가 듣고 있습니다.
“토크 하실 거죠?”라고 물어봐 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환영  •중산연세치과의원 원장
           •치협 감염관리소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