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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색적 진료? 연명 치료?

클리닉 손자병법 ‘저희치과’엿보기<32>

예전에 원장소모임에서 선택적치근절제술에 대해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술식에 대한 임상적 접근이라기보다 어떤 경우에 선택적치근절제술을 하였고 임상적 예후는 어떠하였는가? 결과적으로 할만한가? 하는 점에서 검토 보고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미 발치를 각오하고 오는 환자도 있지만 발치를 예상하지 못 한 경우에는 상당한 심리적 충격을 받습니다.

그런 경우 꼭 물어봅니다. ‘꼭 이를 빼야 하나요?’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면서도 단호하게 발치를 권유하게 됩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고뇌에 찬 대안을 제시하게 됩니다.

“쉽지 않겠지만 한 번 살려보시겠습니까?” ‘살려볼까요’가 아니라 ‘살려보시겠습니까’입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되는 술식이 선택적치근절제술, 반측치아절제술, 의도적 재식술, 치은판막 소파술 등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술식을 통해 치아의 수명 연장을 시도하는 것을 탐색적 진료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중 2011년에서 2013년까지 최근 3년간 총 36례의 선택적 치근절제술이 있었습니다.

발표 당시 8명은 미내원 중이고 1명은 발치, 나머지 27명은 유지관리 중이었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할 만한 술식인 것이 분명합니다.

특히 8례는 이미 저희치과에서 크라운을 한 경우였고 생각하기에 따라 난처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심지어 2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발치를 하지 않고 보철을 유지할 수 도 있는 방안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나머지 경우는 환자의 발치로 이행하기 전에 심리적 충격을 완충하는 차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수익적 측면에서 보면 안타깝게도(?) 대부분 유지관리가 되어 발치후 임플란트로 이행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중에는 예후에 대한 우려 때문에 보철도 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아깝지 않습니다. 환자는 강한 신뢰로 보상해 줍니다

경영적인 측면에서 탐색적 진료를 진행한 치아는 집중관리대상치가 되고 다르게 표현하면 지속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는 강력한 동기유발 요인이 됩니다.

강한 충성 고객이 지속관리를 받고 있다는 것은 크라운 하나 임플란트 하나 보다 값지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지속관리 하던 치아를 발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 그렇게 이야기 합니다. “그동안 고생도 하고 신경도 많이 썼는데 이제는 별수 없이 이를 빼야 하겠네요. 안타깝습니다.” “아니요 원장님이 수고하셨죠.”

덧붙이면 그런 우려를 하는 동료 원장들이 있습니다. 결과가 안 좋은 경우 “이럴 바에는 그 때 빼는 것이 나았는데 괜히 고생하였다는 환자의 푸념이 우려된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탐색적 진료를 환자와 의논할 때는 ‘안타깝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하는 상황을 떠올리면서 상담을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보람으로 보상받습니다.
 
노인보험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보험적용 대기환자가 증가하였고 치료계획에 있어 새로운 양상이 생겼습니다. “최소한 보험 적용이 될 때까지라도 치아를 유지해 보자” 그래서 선택하게 되는 탐색적 진료들. 전에는 기한이 없었다면 이제는 65세라는 유지관리 목표 기한이 생겼습니다. “65세까지 치아의 수명을 연장하자.” 일종의 시한부 연명치료가 되고 있습니다. 제도의 변화가 치료계획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탐색적 진료 아니 연명치료가 늘 것 같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환영  •중산연세치과의원 원장
            •치협 감염관리소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