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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치과대학에서 운영하는 구강재활전문병원 ‘타마클리닉’

<2> ‘일본 노인요양시설의 구강보건서비스 실태조사’를 위한 일본 방문을 다녀와서

대한여자치과의사회의 일본 방문 두번째 날에는 일본치과대학에서 운영하는 구강재활전문 클리닉인 ‘타마클리닉’을 방문하여 일본치과대학의 키쿠다니 교수님으로부터 타마클리닉에서 진행중인 구강 재활 전문 프로그램과 일본내의 노인요양시설의 구강보건 서비스 실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실제로 ‘타마클리닉’에서 진행되는 장애인과 고령자 환자의 섭식과 연하에 대한 검사와 상담, 치료 등의 과정을 지켜보았다.

타마클리닉은 동경 시내에서 차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동경도 고카네이시에 위치한 구강재활전문 클리닉이다. 일본치과대학에서는 15년 전부터 장애인과 고령자의 섭식, 연하 장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2012년 ‘섭식, 연하장애 전문 클리닉’인 ‘타마클리닉’을 열었다. 이곳은 주로 외래로 내원하는 환자들의 섭식과 연하 장애를 검사, 진단하고 재활치료를 진행한다.

그간 치과치료는 충치치료나 임플란트 치료 등 치아의 문제로 씹지 못하는 환자의 치료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치아가 있어도 구강 내 또는 구강 주위 근육이 움직이지 않아 씹지 못하는 환자도 있다. 원인은 주로 고령으로 인한 기능저하와 질병, 장애 등이다. 이런 환자들은 기관지와 폐로 이물질이나 병원균이 들어가 발생하는 ‘흡인성 폐렴’에 걸리기 쉬운데, 실제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의 사망원인 중 폐렴에 의한 사망률이 사망률 1위이고 그중 ‘흡인성 폐렴’이 가장 많다고 한다. 더욱이 사회가 고령화 될수록 섭식과 연하 장애를 가진 환자들이 늘어날 것은 당연하다. 이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일본에서는 그런 사실을 예견하고 교육기관과 산업단체 등이 협조하여 15년 간의 연구를 토대로 독립된 섭식, 연하 재활 클리닉을 만들고 치과대학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타마클리닉’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주로 구순구개열 등의 장애가 있거나 고령 또는 질병으로 인해 씹고 삼키는 근육의 기능이 저하되어 섭식과 연하에 장애가 있는 경우이다. 소아 환자의 경우는 보호자와 함께 치과의사와 위생사가 있는 전문 치료실에 들어가 보호자가 직접 소아 환자에게 음식을 먹이는 것을 치과의사가 보고 자세히 기록하며 진단과 처방을 내린다. 또 섭식, 연하 장애가 있는 고령환자의 경우는 여러 가지 형태의 음식물을 씹어서 삼키고 음식물이 식도를 통해 위로 이동하는 과정을 X선투시법(fluoroscopy)을 이용하여 관찰하고 진단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재활의학과 등에서 엘튜브(L-tube)를 사용중인 입원환자의 회복 정도를 진단하기 위해 영상의학과와 협진하여 연하작용에 대한 X선투시법(fluoroscopy)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제한적인 경우이며 일본의 ‘타마클리닉’에서 진행되는 치과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한 X선투시법(fluoroscopy)은 ‘흡인성 폐렴’을 예방하기 위한 매우 적극적인 치료과정이라 할 수 있다.

 재활 치료 과정은 여러 각도로 진행되는데 환자 스스로 구강 내와 주위 근육을 강화시키기 위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특별히 고안된 기구들이 사용된다. 또 수년 간의 연구의 결과로 작성된 ‘진단 가이드’를 이용하여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식사 처방이 내려진다. 타마클리닉 내에는 처방에 따른 재활 운동기구나 가공식품들을 직접 판매하여 환자들이 쉽게 구매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타마클리닉’은 매우 선진화된 ‘치과 치료의 새로운 영역’을 보여준다. 치과 치료의 목적이 단지 치아의 기능회복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섭식과 연하를 가능하게 하는 구강 내 근육과 주위의 안면 근육의 기능 회복에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곧 만나게 될 초고령화 사회에서 치과의사가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할 또 다른 영역이다. 또한 이를 늦지 않게 준비하고 실현시키는 것도 치과계의 중요한 몫이라고 생각된다. <다음에 계속>

 박지연 대한여자치과의사회 정책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