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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하는 원장을 어찌할꼬?

클리닉 손자병법 ‘저희치과’엿보기<34·끝>

늘도 늦었습니다. 요즘 들어 지각하는 날이 지각 하지 않는 날보다 많아졌습니다.
대기 중인 환자들 사이를 면목 없이 통과하여 정신없이 진료를 시작합니다. 대기시간이 늘어나 타임 컴플레인 발생 일보직전입니다. 예정된 진료가 은근슬쩍 보류되고 설명도 부실하여 집니다. 일찍 출근하면 진료를 예정보다 일찍 시작하여 저절로 환자를 배려하는 생색도 내면서 치과 구성원 모두 스트레스도 덜 받고, 진료 흐름도 무리가 없을 것을 알면서도 잘 안 됩니다.

특단의 조치로 모닝콜을 하기로 했지만 원장이 말을 안 들으니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모닝콜도 잘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다시 모닝콜을 적극적으로 하라고 하기도 겸연쩍습니다.

왜 저는 빈번하게 지각하고 그것을 고치지 못 하는 걸까요?

원장이 지각하면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을 막연하게는 알지만 치과에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크게 낭패를 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도 같습니다. 치과원장이 자영업자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결정적으로는 정색하고 엄하게 질책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경계하는 마음을 다 잡을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어떤 계기가 필요할 듯합니다. 지금 쓰고 있는 상황인식과 반성문이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는 ‘지각하는 직원’ 류의 문제 보다는‘지각하는 원장’ 류의 문제에 더 주목하여야 하겠다는 각성을 끝으로 저희치과의 경영사례 엿보기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여러 원장님들과 함께 저희치과를 엿보았습니다.
처음부터 어떤 글을 쓰겠다는 구상이 분명하였던 것은 아닙니다.
이러 저러한 저희치과의 모습을 약간 가감하여 보여주고 약간의 영감에 도움이 된다면 충분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막연하였던 것들이 정리되었고 누구에게나 통용될 수 있는 정답은 아니라도 저희치과에 어울리는 해답의 80% 이상은 찾았다고 자평을 해 봅니다.
그래서 분명해진 저희치과의 경영전략은 한마디로 ‘롱런하자!’입니다.
 
그 와중에 한계도 절감하였습니다.
구조적으로 롱런하기 어려운 환경과 조건에 처한 치과와 원장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자책입니다. 특히 신규 개원의들이 눈에 밟힙니다. 출발선이 다른 치과계 경영 현실을 그대로 수긍해 버릴 것인가? 그 결과 난무하게 된 편법들과 격화된 경쟁 상황에 눈 감아 버릴 것인가?

무작정 시장의 논리에 맡겨서는 답이 없다 싶습니다. 정책적인 면에서 해법을 모색하는 적극적 노력과 각성이 치과계에 필요하다는 넋두리로 그 간의 여정을 마칠까 합니다.
그동안 저의 졸고를 참아 주신 원장님들께 감사드립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환영  •중산연세치과의원 원장
           •치협 감염관리소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