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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치과’ 범람 부산 개원가 속앓이

메디컬 밀집지역서 잇단 폐업 피해자 속출…부산지부, 지역 보도 통해 주의 환기 총력




서울 및 수도권 지역 못지않게 개원가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부산지역이 최근 이른바 ‘먹튀치과’의 범람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 부산지역으로 무리하게 사세를 확장하려는 치과병의원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을 하거나 부산시가 지역 의료산업의 육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메디컬스트리트’의 치열한 경쟁에서 밀려난 치과병의원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부산지부(회장 배종현)에서는 최근 이와 관련된 문제를 지역 방송국과 협업, 대대적으로 보도에 나서면서 여론 환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한 치과서 피해자만 100여 명

“교정 치료를 2년 전부터 받고 있었는데, 예약일을 잡고 다시 치과를 방문했더니 갑자기 폐업을 했다는 팻말이 치과 앞에 붙어있었어요. 치과뿐만 아니라 종합병원 전체가 폐업해 어쩔 도리 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2년 넘게 교정 받았는데, 갑자기 폐업해서 다른 치과에 갔더니 치료비를 다시 지불해야 한다고 해서 지금 고민하고 있어요. 원장님의 말을 들어보니 교정도 엉망으로 됐다고 해서 너무 불안합니다.”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피해자들의 넋두리다. 이 피해자들은 모두 부산 부산진구에 위치한 S치과병원에서 교정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말 병원의 느닷없는 폐업 탓에 치료가 중단되고, 치료비마저 환수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 치과병원은 사실 지역 개원가의 근심거리였다. 지난 2011년 호텔과 함께 의료관광 특화 병원을 컨셉으로 오픈한 이 병원은 치과를 비롯해 외과, 비뇨기과, 피부과 등 총 12개 진료과를 개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가격경쟁에 나서 개원질서를 위협해 왔다.

부산지역 A원장에 따르면 치과의 경우 “대규모로 오픈한 이 병원에 속한 치과의 경우, 비뇨기과 전문의인 대표원장의 친인척이 책임을 맡아 운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피해자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B씨는 “1월 초 병원을 방문했을 때 문 앞에 피해자들의 하소연이 적힌 쪽지가 많이 붙어 있었는데, 수소문해서 병원 총무과 직원과 연락이 닿아 항의했더니 2월 중 재 오픈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오픈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부산진구 보건소 측에 확인한 결과, 이 병원은 지난해 12월 31일 폐업신고를 하고 현재까지 병원을 공실로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관계자는 “S병원이 갑자기 폐업을 하는 바람에 환자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고, 진료기록부 이관도 되지 않아 환자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 지난해 부산지역 32개 치과 폐업

S병원의 경우 규모가 주변 치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고, 피해자들의 피해액이 상당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 치과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작년 부산지역에서 폐업한 32개 치과병의원 중 사무장치과로 의심되는 모 치과 역시 예고 없이 폐업하면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부산지역 방송보도에 따르면, 이 치과의원은 이른바 ‘사무장 병원’으로, 불법 영업을 하다가 갑자기 폐업신고를 하면서 약 100여 명 이상의 피해자를 냈다.

그 중 한 명인 피해자 C씨에 따르면 “3년 간 교정치료를 받았는데, 2014년부터 환자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할인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3월 들어 갑자기 진료를 중단해 버렸다”고 말했다.

전상원 부산지부 홍보이사는 “부산지부는 지역 방송국, 관계기관 등과 함께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이른바 ‘먹튀치과’에 대해 시민들에게 주의를 환기하는 동시에 정상화 작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