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오십보 백보

기고

양혜왕 35년(기원전 336) 맹자가 양에 이르러 혜왕을 보게 된다.
이때 양은 5년전 제나라의 손빈에게 마릉의 전투에서 패하여 장수 방연은 죽고 태자 신은 볼모로 잡혀가는 등 강한 주변의 나라들에게 곤욕을 당하여 이 피폐된 나라를 회복하고자 두루 현인을 초빙하여 부국강병을 도모하고자 동분서주 하는 중이었다.

양혜왕이 맹자를 독대하여 말하길 지난 수년간 주변국인 제나라와 진나라로부터 치욕을 당하여 절치부심 국력을 신장하고자 흉년, 홍수피해 등의 고난을 당할때마다 곡식을 풀어 구휼하는 등 인접국보다 백성의 살림살이를 위하여 더욱 노력하거늘 그 결과로 인하여 주변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국가가 힘을 드러내야 할 것을 왜 사람들이 오지않는 것이요 하고 물어본다.

맹자 대답하여 말씀하시길 왕께서는 전쟁을 좋아하시니 청컨대 전쟁이 막 시작하여 접전을 시도할때 상황이 여의치 않아 후퇴시 어떤 자는 백보를 후퇴하고 어떤 자는 50보를 후퇴한 자가 있어 50보를 후퇴한 자가 100보를 후퇴한 자를 보고 많이 후퇴하였다고 비웃으며 놀리면 마땅한가요라고 물었다.

하니 왕이 옳지 않다 둘이 다 같은 경우다 하니 맹자가 말하길 왕이 이것을 알면 주변국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을 희망하지 마소서 하며 국민들에게 때에 맞추어 농사를 짓게하여 그들로 하여금 기근에 빠지지 않게 하고 교육기관을 세워 사람이 해야할 도리를 가르쳐서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상부상조하게 하여 백성들이 서로를 하나같이 여기게 하고 재난이나 천재지변이 있으면 왕의 부덕의 소치라 여겨 자신을 탓하고 백성의 허물을 묻지 않는 등 근본적으로 백성의 안위를 걱정하고 구휼하면 인접 나라의 백성들이 모두 여기가 살만한 곳이다 여겨 몰려들 것이라 했다.

또 맹자가 조그마한 은혜을 베풀고는 다하였다 하고 근본적인 백성을 위한 왕도 정치를 행하지 않으면서 50보 후퇴한 자가 100보를 후퇴한 자를 비웃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강조하며 진실로 백성과 함께 상생하는 여민동락을 주장하나 양혜양은 현실적으로 눈에 보이는 부국강병을 위하기에는 너무 이상적이다 여겨 맹자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아 맹자는 양을 떠난다.

지금에 우리 치과계의 현실에 비추어볼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구절이다.
회원은 어려워지고 주변의 상황은 힘들게 우리를 옥죄어 오는데 서로간의 의견들이 상충하여 일보도 전진하지 못하면서 서로 100보다라고 비웃고 비난하면서 자신의 50보를 돌아보지 않으니 참으로 목불인견의 참담한 상황이 아니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조그마한 공과로 서로를 자랑할 게 아니고 진정으로 백척간두에 서있는 힘들고 어려운 회원들의 얼굴에 주름을 펴줄수 있도록 서로가 흉금을 터놓고 합심하여 모두가 함께 웃는 여민동락의 그날을 기대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인가 여겨 멀리 벽촌의 어리석은 촌부가 삼가 글을 올려 본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해송 전 전남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