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4 (화)

  • 맑음동두천 24.1℃
  • 맑음강릉 28.0℃
  • 맑음서울 24.0℃
  • 맑음대전 25.7℃
  • 맑음대구 28.1℃
  • 맑음울산 23.4℃
  • 맑음광주 25.9℃
  • 맑음부산 21.8℃
  • 맑음고창 22.9℃
  • 맑음제주 21.1℃
  • 맑음강화 19.6℃
  • 맑음보은 25.0℃
  • 맑음금산 24.9℃
  • 맑음강진군 25.7℃
  • 맑음경주시 28.7℃
  • 맑음거제 22.4℃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모든 범행 사전징후·인과관계 동반

공포에 떠는 치과계…치의 피습후 대책은
핸드피스 소음 등 공포감 배가되는 공간
치과, 범죄 발생 가능성 의과보다 높아
돌발행동 직전 말투 등 신체 변화 있어


최근 발생한 광주 치과의사 피습 사건으로 개원의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진료실 내에서의 폭력을 근절할  방안이 조속히 강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인 폭행방지법 등 법적 처벌이 강화됐지만 법은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 개원가의 현주소. 뚜렷한 답안이 없는 상태에서 환자와 분쟁 또는 갈등이 발생하면 과실여부를 떠나 환자가 주장하는 대로 끌려 다녀야만 하는데 개원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 전문가들 “우발적 범죄는 아니다”

하지만 잔혹한 진료실 폭력에 대한 대비책은 ‘범죄 심리’에서 어느 정도 찾을 수 있다. 이 같은 대비책도 평소 환자의 심리 상태를 주의 깊게 살피는 세심함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범죄 심리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인지하기 어렵지만 모든 범죄에는 반드시 ‘사전 징후’가 존재하고 ‘인과관계’가 성립한다. 진료실 내에서의 폭력이 순간적으로 일어난 우발적 범죄가 절대 아니라는 것.

전대양 한국범죄심리학회 회장(관동대학교 경찰행정학 교수)은 내재돼 있던 불만이 어떤 인자로 인해 순간적으로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전 회장은 광주 피습 사건과 관련 “예상컨대 해당 피의자는 범행 당일 치과에 가기 전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이번에 가서 나를 또 열 받게 한다면 가만두지 않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진료에 임했을 것”이라며 “치료 과정에서 치과의사가 던진 특정적인 말 몇 마디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참고로 광주 동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광주 치과의사 피습 사건 피의자도 사전에 흉기를 준비하고 치과에 간 정황이 밝혀졌다.

전 회장은 또 “환자에게 치과는 무섭다는 보편적인 인식과 핸드피스 소음 등으로 의과보다 공포감이 배가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범죄가 일어날 확률이 상대적으로 의과에 비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 발생 전 사전징후는 신체적으로 일어나는 미묘한 변화로 요약되며,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알아내기 쉽지 않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그 미묘한 변화를 알아내고 대비를 한다면 참혹한 결과를 그나마 방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신체적 이상 반응으로 파악

그는 내재된 불만을 한 순간에 폭발하게 하는 원인을 이른바 ‘촉발인자’라고 설명하고, 촉발인자는 상대방이 표현하는 특정 단어, 또는 행동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상대방이 아무런 의미 없이 던진 단어, 대화 또는 행동 등이 불만이 내재된 이들에게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행위’가 될 수 있고, 잔혹한 결과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진료하기도 바쁜 와중에 환자 심리 상태까지 살펴야 하는 개원의들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본인 진료에 다소 불만이 쌓인 환자를 찾아내기는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터. 

그렇다면 사전징후를 보이는 환자들을 구별해 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앞서 밝힌 대로 신체적 이상 반응으로 파악해 낼 수 있다.

전 회장은 “돌발행동 전 혈압 상승 및 몸짓, 말투 등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변화가 있다. 이 부분을 잘 포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표 참조>. 아울러 “일반 환자에게 적용시키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진료 상에서 평소 불만이 내재돼 있을 법한 일부 특정 환자들을 범위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대비에도 불구하고 진료실에서 일촉즉발의 상황에 봉착했을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몰고 가지 않는 것이 현명한 대처라고 밝혔다. 그는 “치과의사 본인도 흥분된 상태라 해서 서로 말싸움 또는 몸 싸움으로 대응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며 “먼저 흥분을 가라앉히고 그 상황을 벗어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