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치과도 놀란 ‘4차 산업혁명’ 위력

방사선 5천장 학습 6초만에 정확히 진단
해외는 진단 넘어 치료까지 AI기술 탑재

제품의 ‘지능화’를 특징으로 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의 흐름은 치과의 현장을 어떤 모습으로 바꿀까?
머지않은 미래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장면 하나가 최근 한 치과대학병원에서 시연돼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 6초 만에 병변 정확히 짚어내

지난 10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 치과용 X-레이 판독용 기계인 ‘자비스’가 X-레이 사진을 분석하더니 36, 37번 치아에 빨간색 동그라미를 표시한다. 시간은 대략 6초가 걸렸다. 이 환자의 진료한 담당의는 해당 사진에 “36, 37번 치아 아래에 치근낭종이 발견된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자비스의 진단과 담당의의 진단이 일치하는 것이다.

치아 뿌리, 모세혈관, 함몰된 치아의 주변 등에 낭종이 생겼다고 진단받은 환자 20명의 X선 사진을 분석하는 실험에서도 자비스는 거짓사진 5종을 구별, 20장 중 총 18장의 병변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1장은 사진 상 얼룩으로 구별해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나머지 1장은 의사가 진단한 2가지 병명 가운데 1가지를 맞혔다. 사실상 100프로에 가까운 정확성이다.

자비스는 OBS코리아와 서울대치과병원이 공동개발하는 치과용 X선 판독기기로, 지난해 이세돌과 대국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한 알파고의 ‘딥러닝’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자비스의 딥러닝은 이 시연회에서도 빛을 발했다. 기존에 학습한 5000여 장의 X레이 사진을 토대로 기존에 학습한 적이 없었으며, 병변이 없는 정상인의 사진도 정확하게 ‘이상이 없다’고 구별해 냈다.

OBS코리아 측은 “딥러닝 기술이 채택된 학습 솔루션은 질병의 패턴을 식별하고 분류하는 것을 넘어서 질병을 예측하고, 치료방안을 제시하는 모델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굴지의 영상기기 업체인 바텍 역시 치과용 영상기기에 AI 기술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바텍은 AI 솔루션을 활용해 육안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치간우식증을 자동으로 검출하는 장비를 시판 준비중 이다.

이미 다른 나라의 치과현장에서는 진단 영역을 넘어서 치료 영역까지 적극적으로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병원(UCLH)은 이미 지난해 딥마인드와 손잡고 두경부암 방사선 치료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암세포만을 선별해 조사 범위와 조사선량을 설정하는 데 활용하고 있으며, 미국 Rx Robot사에서 개발한 ‘메디’는 일부 주의 치과에서 아이들의 치과공포감 해소를 위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박지만 교수(관악서울대치과병원)는 이런 흐름에 대해 “캐드캠 디자인 분야에서 자동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특히 진단을 중시하는 내과분야에서는 구강 내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의 원인을 찾아내는 데 DB를 기초로 한 인공지능 디바이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