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드 파리에 대한 짧은 사색
이 작품에 대한 사회적, 역사적, 철학적 고찰은 접어두고 내가 가진 지극히 사적인 의문에 대한 내 나름의 사색을 펼쳐볼까 한다. 뮤지컬 노트르담드 파리를 감상하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하나의 의문이 있었다. ‘사랑의 본질은 무엇일까.’ 노트르담의 갈등은 사랑에 관한 서로 다른 방향성과 철학으로 인해 벌어진다. 더 쉽게 말하면 세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는 구도인데, 이거 원, 예수님, 부처님급의 인류애를 가지지 않는 이상은 모두가 해피엔딩으로 귀결되기는 힘든 결말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를 일단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내가 공연 내내 든 생각을 이야기해보면 이것이다. ‘왜 굳이 사랑은 저리도 비극적이어야만 하는가, 에스메랄다가 선택하고 누려야 할 사랑의 형태는 어떤 것일까?’ 주교의 사랑은 음험하다. 성직자라는 페스소나를 쓴 데다가 막강한 권력을 가졌으니 그 사랑은 음험하고 비밀스럽다. 나 혼자 몰래 독차지해야 하는 사랑이며 날을 벼린 화살표로 상대를 찌르는 사랑이다. 그런 사람에게 세상 자유롭고 제멋대로인 에스메랄다가 사랑을 느낄 수도 굴복할 리도 만무하다. 근위대장의 사랑은 가볍다. 약혼녀에게 그토록 ‘죽네사네’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다가 어여쁜 에스메랄
- 김소언 덴탈위키 컴퍼니 대표·한국의료경영교육협회 이사장
- 2023-03-13 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