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직업을 평생의 업으로 삼는다고 한다면 나와 잘 맞는지를 잘 따져봐야 할 것이다. 기왕이면 자신과 잘 맞는 직업을 갖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좋은 것은 당연한 것이며, 본인과 잘 맞지 않는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아야 하는 것만큼 불행한 일도 없을 것이다. 치과의사는 어떤 사람에게 잘 맞을지 나름대로 생각해보았다. 1. 치과의사는 손기술이 필요한 직업이다. 치과는 약처방만 하고 끝나는 진료가 아니다. 매 진료마다 손으로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치과 진료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발치, 임플란트, 충치치료, 보철치료 등 뭐 하나 손으로 하지 않는 것이 없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경험이 쌓여감에 따라 손기술이 상향평준화 된다고는 하나 어쨌든 치과의사로서 손기술은 빼놓을 수 없는 조건이다. 고로 예민한 손감각이 치과의사에게 중요한 적성이라 할 수 있다. 2. 치과의사는 소통 능력이 필요한 직업이다. 치과의사는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이다. 이것저것 환자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 많다. 특히나 치과의 경우 환자들의 불신이 어느 정도 깔려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이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환자분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빠르게
보통 3D직종이라고 하면 Difficult, Dangerous, Dirty 즉, 어렵고, 위험하고, 더러운 일을 하는 직종을 얘기하며, 각 단어의 앞 철자인 D가 세 번 들어가서 3D직종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우스갯소리로 ‘치과의사는 3D직종이다’라고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3D를 넘어선 4D직종이 아닐까 싶습니다. 먼저, Difficult 어렵다? 어렵지요. 치과의사는 정말 어려운 직업입니다. 매 순간순간이 의료사고로 직결될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지요. 사랑니 발치, 임플란트 식립시 발생할 수 있는 하치조신경 손상, 발치, suture 등 일반진료에서 올 수 있는 lingual nerve손상 등등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진료에만 한정된 것이고 이 외에는 훨씬 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직원 문제가 있고, 그밖에도 환자 매니지 문제를 비롯한 병원 운영에서 발생하는 전반적인 어려움 등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Dangerous. 위험하다. 네. 치과의사는 위험한 직업입니다. 날카로운 기구들과 뾰족한 기구들을 항상 다뤄야 하며, 상시 방사선에 노출되는 위험도 있습니다. 일정 역치선량을 넘으면 확정적 영향으로 발생하는 구강점막염, 피부홍반, 탈모, 백내
2015년에 발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과의사 수는 2030년에 1,810~2,968명의 공급과잉 현상이 전망된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11개 치과대학에서 매년 765.6명의 치과의사가 배출(최근 5개년도 치과의사 국가고시 합격자 수 평균)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약 4년 동안 배출되는 치과의사 수만큼 공급 과잉이 생긴다는 뜻이다. 단순히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따져봤을 때 치과의사 수가 과잉공급 되면 치과치료 비용이 낮아질테니 좋은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큰 오산이다. 실질적으로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는지 생각해 보자. 치과진료의 수요는 한정되어 있는데 치과의사의 공급이 과잉된다면 경쟁이 과열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어떤 시장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과열된 시장에서 가장 먼저 손댈 수 있는 것은 ‘가격’이다. 소위 말하는 ‘덤핑’ 현상이 만연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덤핑’이라는 말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보험진료와 비보험진료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국민건강보험으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진료를 보험진료라고 하고, 그렇지 않으면 비보험진료라고 한다. 대표적인 보험진료에는 구강검진, 발치, 잇몸치료 등
최근 정부와 의협 사이의 공공의대 이슈는 응급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기피과’의 인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에 있어서 대립되는 각 집단의 확연한 입장 차이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지방에는 응급환자를 볼 의사 수가 많지 않으니 의무복무를 하는 공공의사를 배치해서 지방에서도 응급환자를 빠르게 보게 하겠다’는 취지로 공공의대를 신설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의협은 공공의사를 통해 기피과 인력을 충원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수가부터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렇다면 이를 치과의 상황에 비유해 보면 어떨까? 의과는 환자의 생명을 다루지만 치과는 생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영역은 아니기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상황은 있을 수 없다. 환자의 생명이 치과에서는 자연치의 보존과 동일하다고 생각하고 내 나름대로의 상황을 만들어봤다. 신환이 왔는데 #36을 예전에 타원에서 endo & crown을 진행했었고 별 문제 없이 지내다가 최근에 biting시 불편감이 생겼다는 주소로 내원했다고 가정해보자. 구강검사 후 특이점을 발견할 수 없어 방사선 사진을 촬영해봤더니 mesial root의 apical third file se
치과를 비롯하여 이 땅에는 여러 종류의 병원이 존재한다. 내과,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피부과, 안과 등등... 이 중 유독 치과는 일반인들에게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 같다. 뭔가 미심쩍고 불신의 대상인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이러한 기조가 만연하다는 것은 놀랍게도 단어 하나로 설명이 가능하다. “양심치과”라는 말을 많이들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양심내과”, “양심성형외과”라는 말을 들어본 사람이 있을까? 단연코 없을 것이다. 그렇다. 일반인들 대부분은 치과 앞에 양심이라는 단어가 붙어야 소위 말하는 “눈탱이”라는 것을 맞지 않겠거니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곱씹어 생각해보면 “양심치과”라는 말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치과의사 입장에서 굉장히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는 정말 말도 안 되는 말이다. 아니, 그러면 양심치과라고 내걸지 않으면 양심이 없는 치과라는 것인가? 양심치과라고 내걸지 않은 치과는 다 눈탱이를 씌운다는 말인가? 실제로 필자는 지인들로부터 종종 집 주변에 “양심적인” 치과 좀 소개시켜달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럴 때면, 동료 치과의사들을 믿기에 “치과는 대부분 다 양심적이니까 가까운 곳으로 가면 돼”라고 자신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