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사유할 수 있는 능력
최근에 일이 많아지니 정신없이 지내게 되었고, 그러다가 공허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 곡성에서 ‘뭣이 중한디’의 대사처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치가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할 여유마저 없어졌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의 원인을 찾고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사유의 능력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처럼 눈앞의 일들을 처리하는 것에만 급급한 채 분주한 날들이 지속됩니다. 어느 날 뉴스에서 소설가 김 훈의 강연 내용을 보게 되었습니다. 강연 내용에서 김 훈은 ‘유교문화에서 내려오는 아름다운 전통이 이어지지 않고 어수선하고 천박한 세상이 되어버렸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아름다운 전통’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그 고리타분한 것을 얘기하지 않았고 다른 측면으로 지적을 합니다. 한국 사회는 일제식민지와 6·25 전쟁을 거쳐서 산업화를 이루기까지 매우 압축적인 성장을 거쳐왔습니다. 그러면서 양극화나 물질만능주의, 세대 갈등의 부작용을 현재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지적하며 김 훈은 ‘산업화 과정에서 전통적인 힘의 바탕을 근대화 동력에 연결하는 일에 소홀했었다’고 합니다. 그 전통적인 힘
- 조현재 서울치대 예방치과학교실 교수
- 2019-06-14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