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으로 유전치를 다쳐서 처음 병원에 내원해 당일 응급처치 받고, 이어지는 치료를 받느라 어른들에 붙들려서 탈진 직전까지 가고, 검진 때 체크만 하는데도 병원 입구에서부터 비명을 지르며 난리가 났었던 3세 공주님! 그래도 어머님께서 포기하지 않으시고 꾸준히 정기검진을 데리고 와주셨는데 그때마다 도저히 울음을 그칠 수가 없었던 겁 많은 꼬마 여자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가 병원에 오는 날에는 모든 스텝들과 함께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면서 기다렸다가 진료가 진행되었었다. 그러기를 어언 5년 동안 꾸준하게 해왔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갑자기 지난번 내원 때부터 울지 않고 스스로 입을 벌리면서 검진을 허용하는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그것만 해도 감지덕지로 정말 기뻤는데 이번 정기검진을 왔을 때에는 제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꼬깃꼬깃하게 접은 종이 편지를 수줍어하면서 건네주었다. 치과 선생님께 치과 선생님, 저의 이를 아프지 않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서운 저도 꾹 참는 지안이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더 양치를 잘하는 지안이가 되겠습니다. 앞으로 치과에서 무서운 걸 해도 지안이는 울지 않을 거에요. 그래도 저는(불소를 안 하고 싶긴 해요) 그래도 지안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내원하신 노인 환자 중엔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걸리신 게 아닐까 의심이 드는 환자가 종종 계십니다. 우리 치과를 오래 다니셨음에도 치료받은 것을 잊어버리시는 것은 예사요, 벌써 5년 넘게 정기 검진을 해드렸는데 서먹해 하신다거나 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최근에 어떤 할머니를 아들이 모시고 왔어요. 치주염이 심해 어금니를 더 쓰기 어려우실 것 같은데 한사코 이가 괜찮다고 주장하시더라고요. 아드님이 식사할 때마다 불편하다고 하시니 이를 빼 달라고 하시길래 발치를 시행했지만, 어딘지 석연치 않더라고요.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익명 우리 사회가 점차 고령화되어 간다는 증거 중 하나는 진료실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점점 더 많이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