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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추천도서-독서 비수기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더 이상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부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공공도서관의 대출건수, 도서판매량은 단연 1월과 7,8월이 많습니다. 9, 10, 11월은 가장 적었습니다. 가장 책을 안 읽는 계절이 가을이란 얘기죠. 사실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 된 것은 역사적인 아픔이 있습니다. 1920년대 가을독서캠페인이 시작되었습니다. 책을 일본어로만 출판하게 해서 일본말과 일본문화에 동화시키고자 하는 좋은 문화적 기회로 시작한 캠페인입니다. 당시 동아일보 등 신문들은 거의 한 면 이상을 독서를 권장하는 내용으로 채웠습니다. 그만큼 당시에도 가을이 책읽기 좋다고 생각했나봅니다. 일본어로된 책을 거의 강제적으로 읽기를 강요당했던 때에 비한다면 우리가 가지게된 책읽기의 선택지는 무한해졌습니다.

봄날의 열정과 긴 여름의 인내가 우리에게 가져왔던 화학작용은 여러 만남과 문장들을 차분히 가라앉혀 우리만의 것으로 만듭니다. 이때가 가을입니다. 적절한 기온과 습도, 가시광선의 파장이 짧은 파란색이 많아지는 것도 독서에 집중하게 해주는 계절적 요소입니다. 책을 즐기는 사람은 사실 계절을 따지지 않죠. 하지만 저는 가을에 읽은 책들이 유독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책을 읽고 선택하는데 더 신중하고, 도전적인 책읽기를 해서 그런가 봅니다.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되는 거야」라고 카프카(Kafka)는 말했습니다. 이 가을 자칫 도끼자루가 썩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서 비수기니까요.

일일이 설명이 필요없는
우화의 매력에 빠져 보세요

『인생 우화』 연금술사, 2018

시와 산문과 여행기, 명상서적 번역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반향을 일으킨 류시화의 신작 우화집입니다. 게다가 블라디미르 루바로프의 삽화까지. 안 읽어볼 수 없는 조합입니다. 폴란드의 헤움 마을을 배경으로 전해 내려오는 우화를 뼈대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재탄생되었습니다. 검색해 보니 실제로 존재하는 지명이더군요. 세상의 진실을 얘기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그 진실을 발견하고 깨닫는 것은 읽는 사람의 몫이지만. 우화는 세상의 진실을 엉뚱하게 얘기합니다. 너무나 엉뚱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때문에 오히려 더 파문이 큰 이야기들 속에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사색이 담겨있습니다. 우화의 매력은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글이 주는 의미를 그 글이 직접 얘기해 버리면 재미없어져 버리고 맙니다. 우화는 그래서 늘 숙제를 남깁니다. 숙제를 하다보면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무릎을 칩니다. 세상의 바보들이 한 마을에 모여 살게 되었다는 발상부터 신선하지만 45편의 정성스럽게 써진 이야기들은 읽고 나면 잊혀졌던 우화의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행복하고 싶은데
행복에 대해 얼마나 알까요

『그들은 왜 더 행복할까』 이퍼블릭, 2018

우리 모두는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하지만 행복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조리 있게 자신의 행복관을 얘기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예전보다 풍족해졌는데 더 행복하지는 않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잘 사는 나라가 행복지수가 꼭 높지는 않은 걸 보면 행복이란 성공한 삶과는 분명 다릅니다. 덴마크 행복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저자는 이미 유명한 행복전문가로 불립니다. 이 책은 덴마크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전 세계적 관점을 가지고 객관적이고 통계적인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자칫 방정식 같은 행복이론에 치우치지 않게 행복에 대한 인문학적인 역사, 사회, 문화적 이야기를 곁들이고 있습니다. 행복에 대해서 인문학적, 과학적, 사회적 지식을 방대하게 서술하고 있는 책은 드뭅니다. 수십년 동안 행복연구의 성취가 담겨있습니다.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에 대해서 좀 알아야죠. 당신을 조금 더 행복한 길로 인도해 줄 수 있는 책입니다.

삶의 가치에 대한 지식은
자녀와의 대화로 전해준다

『아들과 나눠야 할 인생의 대화』 글담출판, 2018

자녀가 있으시다면 어떤 대화를 얼만큼하고 계십니까?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해도 아이들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화를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저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 손이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자 팀 혹스 박사는 25년 가까이 교장으로 일하며 여러 아이들과 부모를 보았습니다. 자신도 아이를 키우면서 직접 겪은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자녀에게 가르쳐야 할 내용을 사랑, 정체성, 가치, 리더십, 성취, 건강, 함께 살기, 돈, 성, 극복 등으로 나눠서 이야기합니다. 본질적인 지식 없이 어른이 되어가는 안타까운 모습을 수없이 지켜본 저자는 본질적인 지식은 대화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그런 지식을 전해줘야 하는 사람은 바로 부모입니다. 위 열 가지 가치에 대해서 어떻게 얘기하실 수 있습니까? 이 책에 모든 정답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읽다보니 제 스스로가 고민하게 되고 또 그 고민을 함께 아들과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자녀와의 대화가 좀 얼쯤하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김동석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