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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학비, 의학의 미래 바꿀 것”

뉴욕대 의대 학비 전액 무료 발표 ‘주목’
학비부담 없을 때 자유로운 학문 추구 가능
윤리교육 고민 한국 치의학교육에 잔잔한 파장


“무료 학비가 의학의 미래를 바꿀 것이다!”

최근 뉴욕대 의대가 연간 6000여 만원에 달하는 학비를 전액 무료화 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학이 이를 발표하는 순간 흰 가운을 입은 수백명의 의대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립박수를 치는 장면이 여러 국내외 언론에 보도되며 화제가 됐다.

뉴욕대가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미국 사회 내에서도 의대생들의 전공 선택이 기초과목이나 수익이 적은 과목보다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과목에 편중되는데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꼈기 때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전체 의대 졸업생의 72%가 학자금으로 인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대 의대의 경우 한 학기 등록금이 6200여 만원 수준. 지난해 졸업생 10명 중 6명이 학자금 대출을 받았으며, 평균 금액이 1인당 2여 억원이었다. 

라파엘 리베라 뉴욕대 의대 입학처장은 “의대에 들어온 학생들에게 학자금 대출이 전공과목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필요한 재정의 상당수는 이미 미국의 재벌 투자자, 금융회사 등의 후원으로 충당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미국 뉴욕대의 결정이 국내 대학교수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국내에서는 당장 미국 대학과 같은 기금 조성이 꿈같은 얘기지만 미국 대학들이 나가려는 교육방향에 대해서는 고민해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구 영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치주과 교수는 “뉴욕대에 이어 휴스톤대 의대 등 명문 의대들이 이 같은 학비 무료정책을 펼쳐 갈 것으로 안다. 의대교육에 들어가는 과도한 교육비용이 보건의료에 부작용을 미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며 “학자금에 대한 부담만이 실제 비인기 전공과목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는 아니겠지만 많은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고, 심지어 의학도를 꿈꾸는 우수한 학생들이 성적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의대진학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해주고 학생들에게 자신이 추구하는 학문의 가치를 마음껏 선택하게 해주자는 것이 이런 정책의 핵심이라 생각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는 외국의 대학들이 ‘White coat ceremony’ 보다 ‘White lab coat ceremony’를 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는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 단순히 의사면허를 따는 것에서 나아가 학문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에 더 가치를 두는 방향으로 의대교육이 변하고 있다는데 우리도 고민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미국에 비하면 낮은 편이지만 국내 치대생들이 부담해야 하는 학비도 만만치 않다. 국립 치대 한 학기 등록금은 평균 300여 만원, 사립 치대는 500~600여 만원 수준으로,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부대비용을 고려하면 학생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러한 학비 부담이 졸업 후 빨리 수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만 진로를 모색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뉴욕대 의대의 결정을 바라보며 한중석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원장은 “학비에 신경 쓰기보다 의사로서 본질적인 부분을 추구하며 공부에 매진하라는 취지로 생각된다. 미국 대학가의 기부문화가 우리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우리의 교육과 접목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며 “학생들은 이러한 학비 지원이 왜 이뤄지는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학문의 발전에 더 기여하고 혜택을 받은 만큼 사회에 더 많은 환원을 생각해야 한다. 아울러 현 장학금 제도에서는 단순히 성적순으로 장학 혜택을 주기보다 정말로 지원을 필요로 하는 학생에게 도움을 주는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