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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된 치과계’ 다수전문의시대 일궜다

통치전문의 2182명 배출 성공 막전막후

치협
복지부와 협의 통해 정교한 연수실무교육 큰틀 마련
위헌소송 등 교육중단 위기 소통하며 슬기롭게 극복

합격자도 불합격자도 컨텐츠 훌륭  “모두 웃었다”

치의학회·치병협·통합치과학회
오프라인·임상실무 교육, 시험문제출제 차질 없이 최선
양질의 콘텐츠 개발에 일조…“치의학계 저력 보였다”

11번째 전문과목, 통합치의학과 치과의사전문의(이하 통치전문의)의 시대가 열렸다.

지난 7~8월 진행된 2019년도 통합치의학과 전문의시험에서 합격자 2163명(기 배출 교수 포함 총 2182명)을 배출하며, 미수련자를 위한 경과조치 시험만을 남겨 놓고 있던 다수개방 전문의제도의 퍼즐이 드디어 완성됐다.

올해 첫 시험 77.8%의 합격률을 놓고 ‘타 전문과목과 비교해 낮은 편’이라는 설왕설래가 있기도 했지만, 제도 시행 경과를 잘 아는 관계자들은 ‘최선의 교육 및 시험 운영시스템을 마련했고, 결과는 성공적이다. 남은 3년여 경과조치 기간도 이대로 완주하면 모든 교육 참가자가 통치전문의를 따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평을 내놓는다.

올해 첫 통치전문의를 배출하기까지 치협의 분투기를 정리했다.

통치전문의 시행이 의결된 것은 지난 2016년 1월 30일 치협 임시대의원총회릍 통해서다. 전속지도전문의 역할자들의 자격인정기한 연기의 한계, 여기 더해 외국수련자에 대한 시험 개방, 기수련자에 대한 경과조치 시행을 미룰 수 없게 됨에 따라 미수련자 및 현 치대 재학생을 위해 마련한 것이 통치전문의다.

2016년 12월 5일 통합치의학과를 신설하는 안을 담은 ‘전문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이 공포되며 본격적인 제도시행에 들어갔다.

통치전문의 경과조치의 주요내용은 대상자가 오는 2021년 12월 31일까지 300시간 이상의 필수연수교육을 받고,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총 4번의 시험 응시기회를 갖는 것이다. 연수실무교육은 연 150시간을 초과해 받을 수 없게 했다. 
 


김철수 협회장은 2017년 5월 취임과 동시에 전문의제도 운영 형태를 ▲전문의제도 운영위 ▲전문의 수련경력 및 자격검증위 ▲전문의 교육연수위 3개 특위 체재로 분류하고, 안민호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안형준 수련고시이사를 간사로 하는 전문의 교육연수위가 통치전문의 연수실무교육을 전담케 했다.

실무를 맡은 치협 수련고시국은 바로 통치전문의 교육과정에 대한 정부와의 조율에 들어가며, 한편으론 연수실무교육 시스템 마련에 박차를 가했다.

이 중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교육 참가자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연수실무교육 이수 비율 설정에 있어 온라인 교육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었다. 오프라인 및 임상실무교육에 대한 비율을 높이라는 복지부를 계속 설득하며 ‘온라인 30%, 오프라인 20%, 임상실무 10%, 자율 40%’로 최종 이수 비율을 확정, 회원들이 최대 70%까지 온라인 강의로만 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참가자들의 교육과정 전반을 관장하는 온라인교육 홈페이지 구축에 중점을 둬, 현재의 국시운영 시스템을 만드는 등 정부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이 많은 아침소프트와 계약을 체결해 홈페이지를 구축했다. 2017년 10월 27일 오픈한 통치전문의 연수실무교육 홈페이지는 대규모 교육 참가자들에게 편리한 수강신청 및 온라인 교육 제공, 교육자와 피교육자 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기능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또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온라인 교육 콘텐츠 제작을 위해 한국방송통신대와 MOU를 체결, 2017년 10월 10일 첫 온라인 강의 촬영에 들어가 같은 해 11월 3일부터 온라인 강의를 업로드 했으며, 최종 211시수의 온라인 강좌를 만들었다.

특히, 대한통합치과학회(회장 윤현중) 교수들이 온라인 교육 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서 큰 역할을 했으며, 추후 이를 바탕으로 시험문항을 개발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했다는 평가다.  

2017년 11월 19일부터 시작된 오프라인 교육은 대한치의학회(회장 이종호)가 맡아 진행했다. 대한치의학회는 양질의 교육내용을 마련하며 지방 거주 회원들을 위해 권역별 강의를 확대, 지난해 말까지 100여명의 연자가 120여개 강좌를 진행하며 총 18만 시간이 넘는 교육을 제공했다.
 


2018년 9월 7일부터 시작한 임상실무교육은 대한치과병원협회(회장 허성주)가 역할을 맡았다.

서울대치과병원, 연세치대병원, 경희대치과병원 등 대규모 수강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기관들이 적극 나서며 속도를 내 첫 통치전문의 시험 전 교육이 완료될 수 있도록 했으며, 참가자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줘 회원들이 필수 임상실무교육 30시간을 이수하고도 계속에 추가로 수강신청을 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이 첫 통치전문의 시험을 향해 가는 과정에도 우여곡절은 있었다. 교육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17년 12월 4일, 대한치과보존학회 주도로 통치전문의 경과조치 위헌 확인 헌소가 제기된 것이다. 보존학회는 표면적으로 300시간 교육과정의 부실, 타과 전공의와의 형평성 등을 내세웠지만, 실질적 요구사안은 ‘통합치의학과’ 명칭을 ‘(가칭)가정치의학과’ 등으로 변경해 ‘모든 것을 다 다루는 심화된 진료과라는 이미지를 바꾸라는 것이었다.

이에 정철민 전 치협 감사를 위원장으로 한 ‘통합치의학과 경과조치 헌소 대응 특별위원회’가 구성돼 보존학회 측과 대화를 이어갔으며, 이 과정에서 김철수 협회장이 직접 나서 보존학회 측의 통치전문의 연수실무교육 중단 가처분신청을 막기도 했다. 헌소는 결국 철회되지 않고 진행됐으며, 헌재가 지난 6월 28일 해당 사건에 대해 ‘각하’ 판결을 내림으로써 해당 사건은 끝을 맺었다.

이후 남은 두 달 동안 2800여명 응시자들의 막바지 시험 준비가 진행됐으며, 지난 7월 21일 한양대학교 제1, 2공학관에서 대망의 2019년도 통치전문의 시험이 치러졌다. 올해 첫 통치전문의 시험의 특징은 1차 시험 직후 미소지었던 응시자들이 2차 시험을 본 후에는 ‘진땀을 뺐다’며 높은 난이도에 힘들어 했다는 것.

이번 시험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A원장은 “20개 문항을 받았는데, 복수의 답안을 써야해 실제로는 70문항 이상이었다. 응시생들에게 부분 점수를 주려고 그런 것 같은데, 문제가 요구하는 답도 많고 지문도 길어 당황했다. 또 졸업한지 오래된 개원의들에겐 생소한 도해도 어려운 부분이었다”며 “내년에는 올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꼭 시험에 합격 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뒷얘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통치전문의 응시자들은 양질의 교육콘텐츠에 대해서 만큼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수십 년 전 대학에서 배웠던 내용과는 다른 엔도, 심미수복 등의 최신 임상강의와 다양한 의학 관련 강의들이 일선 진료현장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

시험에 합격한 B원장은 “시험은 끝났지만 온라인 강의를 계속해 보고 활용했으면 한다. 두고두고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내용들이었다”고 말했다.

# 모든 교육참가자 양질의 전문의로

 안형준 치협 수련고시이사는 “일각에서 올해 통치전문의 합격률이 낮다는 지적들이 나오는데, 단일과목 합격률을 전체 전문의 합격률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타 전문과목들도 과목별 합격률을 보면 출제년도에 따라 들쑥날쑥하다. 통치전문의 합격률을 전체 전문의 합격률에 넣어서 보면 결국 전체 전문의 합격률은 예년과 같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안 이사는 “첫 통치전문의 시험이었던 만큼 출제자나 응시자 모두 시험문항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던 것이 힘들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올해 부족했던 부분이 수정·보완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년 시험에는 3000여명 이상이 응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시험운영을 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년 시험도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협회장은 “지난해 첫 기수련자 전문의 배출에 이어 올해 통치전문의가 배출되며 다수개방 전문의제도가 잘 안착되고 있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치협은 모든 회원들이 공평하게 전문의 취득 기회를 갖게 하는데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며 “남은 경과조치 기간 치과계 전체의 합의를 이끌어내며 전문의제도를 최종 완성시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