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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국제협력 사업단 3000km 너머 전해진 치의 사랑

미얀마 만달레이서 서울대 국제협력사업단 공식 출범
이승표 교수 “미얀마 ‘소금’ 역할, 구강보건 향상 노력”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미얀마. 한국에서 3000km 넘게 떨어진 낯선 이곳에 익숙한 얼굴들이 발걸음을 했다. 서울대 국제협력선도대학사업단이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현지 사무소를 개소한 것이다.


국제협력선도대학사업은 개발도상국 대학 내에 필요한 학과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4년간 매년 4억 원가량이 투입되고, 성과에 따라 2년 연장되는 등 치의학 관련 해외 지원 사업 중 보기 드물게 큰 규모로 주목받았다.


이승표 교수(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구강해부학과)의 진두지휘 하에 꾸려진 이번 사업은 지난 10월 24일 공식 출범했다.


미얀마에서 사업단 출범을 마치고 돌아온 이승표 교수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의 치과대학교는 양곤과 만달레이에 위치한 두 곳이 전부다. 치대 학비는 1년에 약 100달러에 불과하지만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왁스가 없어 기본적인 실습 자체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 많은 지원이 필요하지만 발목을 잡는 장애물이 많다. 현지 교수들에게는 교육을 뒷받침할 강력한 동기가 없고, 정부 허가 절차가 까다롭다는 점도 지원 사업을 어렵게 만든다.


현재 미얀마에는 자국어로 쓰인 치의학 교과서가 없다. 미얀마 치대 학생들은 영어로 된 수업이나 교과서를 완전히 소화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에 미얀마어로 된 교과서 편찬 작업이 절실한 상황이다.


사업단은 무작정 지원에 나서기보다는 현지 분위기를 고려해 조심스럽게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학생 실습에 필요한 기자재도 지원하고, 기술도 전수하면서 미얀마 치대 발전을 위한 촉매제가 되겠다는 것이다. 또 미얀마 치대 인원이 한국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초청할 계획이다. 이미 네 명이 내년 1월 말부터 한 달간 연수를 받기로 예정돼 있다.


여러 난관을 마주하면서도 이승표 교수를 비롯한 사업단이 미얀마 치과계 지원에 힘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승표 교수는 ‘글로벌라이제이션’과 ‘인류애’를 첫 머리에 꺼내들었다. 그는 “세계 각 나라가 경쟁 관계에만 있지는 않다”며 “지원 사업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이 늘고, 미얀마가 발전한다면 장기적으로 두 나라에 모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는 “현지에서는 아직 강력한 동기가 없지만 아무리 좋은 일도 상대방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의 역할은 미얀마의 발전을 위한 소금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려움에 부닥친 이를 보면 긍휼을 베푸는 게 인지상정이고,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기본적으로 잘 살고 편해야 한다”며 “치료를 받는 데 있어서 불평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얀마 국민의 구강보건 향상을 위해 힘쓰겠다”고 그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