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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근관치료 의료분쟁 해법 없을까

환자 설명 이해여부 확인 후 반드시 차트에 기록
기존 판례 등 참고 대처…제3자 검증도 고려
2018년 관련 분쟁 95건 발치 분쟁보다 많아 ‘골치’


근관치료 관련 의료분쟁이 환자와 치과의사 간 갈등을 부채질하는 심각한 뇌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신경치료 과정에서 새로운 합병증이 생겼다고 주장하며 고액의 보상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세심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치과의사 배상책임보험 주간사인 현대해상의 손해사정업무를 담당하는 세종손해사정에 따르면 2018년 배상책임보험에 접수된 신경 및 근관치료 관련 분쟁은 총 95건으로 나타났다.


전체 접수된 분쟁의 7.9%에 해당하는 수치로 오발치, 신경손상, 염증 등 발치 관련 분쟁보다 많다.


치과의사 A 원장은 최근 충치 환자 치료 후 발생한 의료분쟁으로 한동안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신경치료를 받은 60대 남자 환자가 감각저하, 작열감 등을 호소하다 상급병원으로 전원 후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치료 중 사망한 것이다.


유족은 A 원장의 진료에 과실이 있어 환자가 사망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1500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후 배상책임보험을 통한 분쟁 해결 과정에서 치과의료 행위와 급성 백혈병 사이에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 다만 신경손상이 전달마취 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라는 점에서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배상책임만이 인정됐다.


#신경치료 후 합병증 주장 기각 판례
치과의사 B 원장 역시 수천만 원 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휘말려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구치부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근관치료를 시행했는데 며칠 후 농양이 발생해 전신 마취 후 배농술을 받았다.


문제는 환자가 46일 간 입원했다며 치과를 상대로 무려 5000만 원대의 배상을 하라는 주장을 펴면서 시작됐다. 분쟁 조정 과정에서 환자가 내원 당시 치주염이 있었고 상급병원 균 배양 검사에서 구강 내 세균에 의한 감염 확산이 포착되는 등 의료행위상 과오가 없었다는 정황이 드러났지만 환자 측에서는 이를 인정치 않고 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 중에 있다.


이 같은 신경치료 후 합병증 발생 주장의 경우 치과에서 참고할 만한 판례가 이미 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는 지난 2017년 6월 신경치료 후 뇌출혈로 인해 환자가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는 주장에 따른 손해 배상 청구 건을 기각한 바 있다. 즉, 국소마취제에 들어 있는 에피네프린의 영향으로 혈압이 상승한 결과 환자가 뇌출혈을 일으켰다는 유족 측의 주장이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시한 것이다.


나아가 설명의무 위반도 뇌출혈 발생이 치과의사의 국소마취 때문이라는 것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한 점을 들어 인정하지 않았다.


#제3자 통한 객관적 프레임 선택해라
치과 의료분쟁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전달해야  분쟁으로 가는 ‘프레임’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분쟁 국면에서 환자들은 치과의료 행위와는 무관하게 발생한 질환에 대해서도 술자가 시술을 잘못해 합병증이 발생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근관치료는 시술 전후로 환자가 느끼는 이질감이 크다는 점에서 시술이 잘못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환자가 명확히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설명한 내용을 차트에 기록하거나 동의서를 작성하는 등의 절차를 밟고 이를 기록에 남기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만약 근관치료와 같은 복잡한 분쟁 양상을 마주했을 때는 환자와 대화가 통하지 않을 경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 제3자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이와 관련 세종손해사정 측 관계자는 “인과 관계가 없는 의료분쟁인데도 치과 시술 후 얼마 안 돼 발생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과실에 대한 책임을 해당 치과의사에게 묻는다면 반드시 제3자를 통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