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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과 스케일링시술 ‘신경전’

환자들 “똑같은 치과 진료인데”, 개원가 “왜 하필 이럴 때 오나”
무증상 확진자·능동감시자 다녀간 치과 ‘트라우마’ 심각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일상화 되면서 치과 진료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부 주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직 지속되고 있지만 치과를 찾은 일부 환자들의 경우 스케일링 시술을 더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적잖아 개원가와 때 아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 “왜 안 해주는데” 일부 환자 불만
최근 맘 카페나 환자 커뮤니티에는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다니던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안 해 주더라”는 취지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현재 교정 진료를 받고 있다는 A 환자는 맘 카페 게시판에 “매월 치료를 받으러 치과를 방문했고, 갈 때 마다 스케일링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스케일링 시술을 안 해 줬다”며 “다른 치과도 그런 건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유명 환자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B 씨 역시 “원래는 갈 때 마다 스케일링을 했는데, 갑자기 안 한다고 해 이유를 물어봤더니 코로나 때문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글에 대한 반향은 다양하다. “마스크 벗는 순간 감염 위험인데”, “나도 다시 요구하니 마지못해 해 줬다”, “코로나 때문이면 진료 자체를 안해야” 등의 날선 반응들이 주를 이룬 가운데 “예민한 시기인 만큼 조심스러운 것 같다”, “아무래도 침이나 침 섞인 물이 많이 튈 수 있다”는 비교적 온건한 언급들도 고루 섞여 나왔다.


# 매일 살얼음판 걷는다
진료 주체인 치과의 시선은 어떨까. 실제로 스케일링을 담당하는 스탭들의 경우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다”는 반응이 앞선다.


이들은 코로나19의 경우 잠복기가 다양하고, 무증상 감염자의 존재가 확인된 만큼 이들을 진료하고 나면 예민해질 뿐 아니라 가벼운 감기 증세라도 보일 때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트라우마’를 호소한다.


한 치과 스탭은 “환자가 스케일링을 받고 돌아간 다음 뒤늦게 데스크에서 능동감시자라고 알려왔다”며 “진료실 직원들이 사색이 됐고, 저도 심장이 떨리는 순간이었다”고 당시 심경을 떠올렸다.


또 다른 스탭도 “스케일링을 받으러 온 신환 2명을 접수했더니 중국 방문 입국자라고 알림이 떴다”며 “갑자기 마스크도 없이 접근해서 자신이 중국에 들어가기 전에 스케일링을 꼭 받아야 한다고 구구절절 설명을 하는데 치과 직원과 대기실 환자들 모두 순간 공포 분위기를 체험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확진자나 능동감시자 등이 다녀간 치과에서는 “이 시기에 굳이 왔어야 했는가”라는 반응과 함께 분노가 자리 잡고 있었다. 실제로 최근 무증상 확진자가 스케일링을 받고 간 서울 동작구 모 치과의 경우 치과 원장과 스탭 1명 뿐 아니라 같은 날 대기실에 있었던 8명의 환자도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에 들어간 사례가 있었다.


#마스크, 페이스쉴드 등 자기방어 철저
치과의사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치과의사 C 교수는 “다른 치료보다 에어로졸이 많이 발생하고 시술 시간도 긴 편인데 그 비말이 밀폐된 공간에 있는 다른 환자나 의료진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교차 감염 위험이 있는 만큼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환자들도 조심을 하는 게 사실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50대 중반 개원의 D 원장은 “그래도 스케일링이 치과 예방 진료의 근간인데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하던 것을 안 할 수는 없다”며 “또 실제로 환자들이 끝까지 요구하면 일선 개원의 입장에서는 안 된다고 마냥 거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저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이 마스크는 물론 그 위에 페이스쉴드를 꼭 착용한 상태로 진료에 임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답답했지만 지금은 환자와 나를 위한 최소한의 방어라고 생각하면서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