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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여기기

스펙트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일상의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카페에서 잠깐 노트북을 갖고 일을 하거나 누구를 만나는 일, 저녁에 맛있는 식당에 가서 식사하기, 영화관에서 영화보기 등 당연한 일상들을 못 누리게 되는 일들을 우리는 경험하였습니다. 이제는 확진자 수가 많이 줄어들었기에 다시 과거의 당연한 일상들로 돌아가려는 중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은 가끔 예기치 않은 사건들로 당연하지 않게 여겨질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이 많으면 삶의 만족도가 높고 행복해보이지만 사실 인간의 마음은 간사하기에 당연한 것들에 적응을 해버리고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갈망하게 됩니다. 물질적으로 더 많이 갖기를 원하고 나보다 더 부유한 타인을 부러워하며 본인이 가진 것들은 당연하고 하찮게 여겨지는 풍조가 요즘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러한 태도는 20대까지는 본인을 더욱 채찍질하게 되고 더 높은 성취를 하게 되는데 도움이 됩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으시는 대부분의 치과의사 선생님들은 그러한 태도를 가지신 분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남들이 가지지 못한 학업성적과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었고, 남들보다 더 나은 사회경제적인 대우를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태도가 나이가 들어서도 강화되는 경우 본인에게 득보다 실이 더 커지게 됩니다. 20대까지 우리는 자기 자신만 생각하면서 살면 됩니다. 공부도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고, 밖에 나가서 누군가를 만나고 데이트를 하고 밤에 술집을 가는 것도 다 나를 위해서 나만 생각하면서 살아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나의 시간은 온전히 나의 것이고, 타인을 책임지거나 챙겨야 하는 시간은 거의 없습니다. 30대 들어서 우리는 직업을 갖게 되고 이때부터 내 시간의 일부를 사회에 할애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습니다. 그리고 나의 시간은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니라 가족과 시간을 나눠야 합니다. 그러면서 내 집 마련을 하고 가족을 위해서 경제적인 책임감이 더 가중되기 시작합니다.

전문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이때부터 삶이 평범해진다고 느끼기 시작합니다. 학창시절이나 수련의 시절에는 어린 시절의 노력으로 남들이 원하는 대학에 가고 직업을 가질 수 있었고 앞으로 더 특별한 삶을 가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갖고 키우는 삶은 특별한 삶이 아니라 평범하면서 고된 일상입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조금 더 나은 건 사실이지만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마음 때문에 만족감이 크지 않습니다. 주변의 학창시절의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주로 나보다 더 경제적으로 성공한 삶들을 비교하게 되고 삶이 불만족스럽다고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과거의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추구하려고 했던 방식으로 노력하지만 무엇인가 성취감이 예전처럼 높지 않고 불행하다고 느낍니다.


이제는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여기면서 감사하는 태도가 필요해지는 나이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현재에 안주하고 만족한다는 것이 아니라, 더 발전하고 나아가려면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삶을 지탱할 수 있는 태도를 견지해야 작은 유혹이나 우울증에 빠지지 않고, 당연하게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감사하면서 타인이 아닌 더 잘될 수 있는 나 자신과 비교하면서 나아갈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이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제가 그동안 써온 글들은 제가 그렇게 살아오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저에게 쓰는 메시지들입니다. 이 메시지가 필요하신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나눕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