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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가 동물치과병원 개원 ‘화제’

조희진 원장 1주일 한 번 치과 페이닥터 근무
수의대 졸업 후 부산대 치전원 진학 눈길
“치의학적 사고 동물 진료에 많은 도움”

 

최근 치과의사 겸 수의사가 동물치과병원(이하 동물치과)을 개원해 화제다. 동물의 구강 관련 진료만을 보며 현직 치과의사가 운영한다는 데 있어 수의계와 많은 환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희진 원장(청담리덴 동물치과병원)이 최근 치과에 특화한 동물치과를 개원했다. 그가 동물치과를 개원한 데에는 크게 3가지 동기가 작용했다.


우선 일을 하며 힐링이 된다. 작고 귀여운 동물들을 진료할 때 오는 ‘기분 좋음’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하면서 귀여운 강아지를 많이 볼 수 있다는 게 즐겁고 힐링된다”며 “일하다가도 너무 귀여워 웃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누군가 걷지 않은 길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그는 “이미 선행 연구가 많이 진행된 치의학 분야보다는 국내 수의치과 분야에서 연구와 교육, 진료를 진행하고 싶었다”며 “당장은 병원 진료에 집중하겠지만, 향후 연구와 교육 분야의 활동을 늘려 수의치과를 발전시키고 나만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물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약을 다시 아픈 동물에게 사용한다는 데서 의미를 찾기도 했다. 그는 “사람이 사용하는 약은 동물의 희생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런 약은 동물에게도 당연히 효과가 있다”며 “아픈 강아지가 그들의 희생으로 나온 약을 먹고 낫는 과정이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고, 그걸 직접 해줄 수 있다는 점이 개원을 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보다 체계적인 공부위해 치전원 진학”
그가 수의대 졸업 후 곧장 치전원에 진학한 데에는 남다른 학구열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수의대를 다닐 때만 해도 수의학은 체계적인 학문으로 느껴지지 않았다”며 “좀 더 체계적인 학문을 공부하고 싶었고, 치전원에 진학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의학은 의학만큼 발전되지 않아 진단할 수 있는 병이 국한된 느낌이 강했다”며 “치료가 어려운 경우를 계속 접하니까 육체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부담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대 치전원 졸업 후 교정과 석사와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으며, 현재 전북대학교에서 수의외과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아직 수의학에서는 치과 관련 박사 과정이 없기 때문에 정한 진로다. 박사학위 논문은 치과 관련으로 낸다는 계획이다.


치전원에서 배운 치의학적 사고는 동물을 진료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 그는 “치전원과 사람치과에서 배운 치의학적 사고가 중요한 것 같다”며 “치과적인 생각이 밑바탕이 된 상태에서 아픈 동물을 보니 해줄 수 있는 게 많다”고 강조했다. 그가 동물치과를 개원한 상태에서도 꼭 1주일에 한 번씩 병원 문을 닫고 사람치과에 출근하는 이유다.


최근 특정 전문 영역을 표방한 동물병원이 속속 개원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홍보가 적고 인지도가 낮은 건 어려운 점으로 꼽혔다. 조희진 원장이 개원한 동물치과 역시 이러한 어려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전문 병원에 왜 가야하는지,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싼지에 대해 묻는 질문이 많다”며 “매번 설명하는 게 힘들지만 홍보가 덜 되고 전문적인 느낌을 덜 받아 그런 건가 하는 반성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청담리덴동물치과병원의 스케일링 비용은 몸무게나 나이 등 전반적인 신체 상황에 다르지만, 대개 60만 원 전후다. 발치는 개당 2만 원에서 20만 원선이다.


조 원장은 “초반에는 견주들이 단순 비용만을 보고 비싸다고 푸념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강아지의 특성상 마취전문수의사가 필요하고, 보조하는 인력 등 총 3명이 2시간가량 매달려야 해 결코 비싸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앞으로 이 같은 동물치과의 특성과 정보를 알리기 위해 견주와 수의사들을 상대로 정보 공유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