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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부터 부모·형·아내까지 "3대가 치과의사입니다"

3대째 구강악안면외과 선택 가업 계승 "화제"
1호 의학박사 故이춘근 선생이 조부

 

“가족끼리 진료를 하다 보면 다툴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게 바로 ‘가족’의 참모습 아닐까요?”


이승현 원장(샘치과의원)의 가족은 조부부터 부모, 형, 아내까지 모두 치과의사인, 말 그대로 ‘치과의사 가족’이다.


대를 이어 치과의사라는 가업을 잇는 경우는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한 병원 내에서 매일 살을 부대끼며 진료에 임하는 경우는 드문 듯하다. 특히 이 원장의 병원은 ‘시아버지-며느리’, ‘부모-자식’으로 37년째 대를 이어왔다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띈다. 아울러 3대째 구강악안면외과라는 전문과를 선택한 것도 인상적이다. 현재 이 원장은 부친인 이건주 원장, 모친인 손혜경 원장과 함께 매일 한 공간에서 진료 중이다.


이 원장 가족의 뿌리는 故이춘근 선생이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1호 의학박사로 널리 알려진 故이춘근 선생은 1942년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 조교수로 부임한 이래 40년간 진료 및 교육에 헌신하며,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회장을 맡고 국내 구강악안면외과학 태동의 기반을 다지는 등 국내 치의학 발전에 공헌해 지금도 많은 후학의 존경을 받고 있다.


이 원장이 치과의사, 나아가 구강악안면외과를 선택한 이유도 돌아가신 조부의 영향이 컸다. 조부의 장례식에 찾아온 많은 조문객을 보며 “할아버지의 뒤를 잇는 훌륭한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원장은 “기억 속 조부는 1호 의학박사, 한국 구강악안면외과의 태두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닌, 조그만 원장실에서 날 반기던 인자한 모습”이라며 “조부와 같은 필드에 서겠다는 숙명적 이유를 넘어 구강악안면외과가 좋았기에 대를 잇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사실 이 원장은 학창 시절 학급에서 ‘꼴찌’를 할 만큼 학업 성적이 뛰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조부가 돌아가시고 치과의사를 목표로 삼은 후 눈에 띄게 성적이 치솟았다.
이 원장의 모친인 손혜경 원장은 “어렸을 때 밴드를 하겠다는 등 방황하는 모습을 보여 애가 탔다. 하지만 치과의사를 목표로 삼은 뒤 믿기 힘들 만큼 변해 대견하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부친인 이건주 원장은 “부모로서 아들에게 치과의사가 되라며 강요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스스로 길을 선택해 지금은 한 사람의 치과의사로서 역할을 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현재 이 원장의 목표는 故이춘근 선생을 기리는 구강악안면외과 전문병원을 설립하는 것이다.


이 원장은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봉사하는 삶을 실천하는 것이 조부 때부터 이어진 가훈이다. 구강악안면외과를 찾는 환자 중엔 평생 콤플렉스를 안고 사는 분들이 많다. 구강악안면외과 병원 설립을 통해 이러한 분들을 치료하고 치과의사로서 소명을 지킬 것”이라며 대를 이어온 치과의사 정신을 되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