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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도 감염? 스트레스 확산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치과도 불안감 확산
환절기 앞두고 고열·기침 등 유사증세 근심

 

코로나19 재확산을 통해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치과 개원가의 불안감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수시로 드나드는 다양한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는 개원 치과의 특성상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만큼 코로나19 재유행이 치과 구성원 개인에게도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치과 개원가에 따르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한 이후 치과에서도 민감한 상황들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도권에 위치한 한 치과에서는 때 아닌 소동이 벌어졌다. 바로 전 주에 진료 약속을 잡았지만 결국 ‘노쇼’한 환자가 예약도 없이 이날 진료를 받으러 와 광화문 집회 참석 때문에 치과에 오지 못했노라고 공공연히 밝힌 것이다.


해당 치과 원장은 “환자 본인은 선별진료소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다고 했지만 대기실에 있던 환자들이 다들 혼비백산해서 도망가는 등 난리도 아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일단 환자는 다녀가면 그만이지만 ‘트라우마’는 치과에 고스란히 남는다. ‘코로나19 시대’의 가장 달갑지 않은 경우의 수가 바로 확진자의 치과 내원이며, 좁은 공간에서 진료하는 특성상 감염에 대한 우려는 그들이라고 비켜가지 않기 때문이다.


# “일상 무너지는 공포감” 트라우마 남아
최근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한 후 자가격리 중인 한 치과의사는 “격리 이후 치과 경영에 대한 걱정은 당연하고 이에 더해 치과의사 혹은 개인의 일상이 한 순간에 무너진다는 공포감이 더 크게 와 닿는다”고 밝혔다.
진료 현장에서도 “살얼음판을 걷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환자가) 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이라는 이들은 코로나19의 잠복기가 다양하고, 무증상 감염자 비율이 20% 이상 되는 만큼 ‘코로나 의심환자’를 진료하고 나면 예민해질 뿐 아니라 가벼운 감기 증세라도 보일 때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한 치과 스탭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이는 구환이 대기실에 와서 졸고 있길래 비접촉 체온계로 열을 쟀더니 39도에 가까운 고열이라서 보건소 검진을 받으라고 안내하고 돌려보냈다”면서 “모든 창문과 출입문을 다 열어 환기시키고 소독약을 뿌리는 등의 조치를 했지만 그 환자가 양성이면 나도 밀접 접촉자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불안해했다.


또 다른 치과 관계자도 “환자가 스케일링을 받고 돌아간 다음 뒤늦게 데스크에서 능동감시자라고 알려왔다”며 “진료실 직원들이 사색이 됐고, 저도 심장이 떨리는 순간이었다”고 당시 심경을 떠올렸다.


# 몸 불편한데 쉬면 눈치 보이고 ‘이중고’
특히 최근 환절기에 접어들면서 진료 현장은 조금 더 예민해졌다. 가벼운 기침과 근육통 등 몸이 불편한 신호에 민감해지면서 치과 일상에도 지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불안감이 일상생활을 압도해 자신이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열어 놓으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A 치과의 한 스탭은 “목이 아프고 미열이 있어 (보건소에) 전화를 해 보니 고위험직군이라 경미해도 (검사를) 받아야 된다는데 검사 받고 괜히 이틀이나 빠져서 치과에 민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걱정했다.


치과 내원 환자들도 달라진 치과 분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최근 자녀들을 데리고 치과를 방문했다는 B씨는 내원 후 체온 측정 결과 37.4도로 확인되자 대기실 구석에서 재측정을 기다려야 했다. 10분 후 다시 측정한 후 정상 체온이 나오자 진료를 받았다는 B씨는 “원래 기본 체온이 높은 편”이라면서도 “일단 의료진과 거리를 두고 떨어져 개인 손소독제를 5분 간격으로 바르며 기다렸는데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고 밝혔다.


치과 내부에서 마스크 착용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사례도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치과 개원가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지속 여부와 추석 이후 재확산 가능성 등이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치과의 ‘코로나 블루(Corona Blue)’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