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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포화 속 치의학 발자취 남기다

故조영필 선생, 베트남전 사진 기록 기증식
수술, 병영, 현지 풍경까지 선명한 ‘그 자리’

 

때는 1964년. 수많은 장정들이 전쟁의 포화 속으로 몸을 던졌다. 만리타향에서 사선을 넘나들며 치열한 전투를 벌여야 했던 그 전쟁, 베트남전. 그때 그 시절 전장을 사진으로 남긴 치과의사가 있다. 바로 故조영필 선생이다.


故조영필 선생은 1959년 서울치대를 졸업하고 1962년부터 68년까지 육군 군의관으로 활동하던 중 베트남전에 투신했다. 복무를 마친 뒤 경희치대에서 첫 교편을 잡았으며, 보건사회부(現 보건복지부) 의정(醫政) 2과장, 조선치대 학장 및 조선대 치과병원 병원장, 단국대학교 학장 및 치과병원장을 맡았으며 치협 제21대 집행부의 무임소 이사 등을 역임했다.


베트남전 발발 당시 故조영필 선생은 ‘맹호부대’로 널리 알려진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대위로 전장에 뛰어들었다. 이때 그는 평소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슬라이드 사진기를 전장에 함께 가져갔고, 생생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그 가운데 200여 장에 달하는 사진을 최근 故조영필 선생의 아들인 조홍식 씨가 발견해 치의학 역사의 산 증거로 치협에 기증키로 했다. 또 이를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디지털 파일로 변환해 더욱 많은 이들이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도왔다.


기증식은 지난 15일 치협 회관에서 열렸으며 이상훈 협회장, 김철환 부회장, 최치원 총무이사가 참석했다. 또 고인을 은사로 모셨던 안영재 서울지부 부의장을 비롯해 김형준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회장, 이부규 교수(서울아산병원 구강악안면외과), 홍진선 군진지부 회장이 함께했다.


이날 이상훈 협회장은 “고인께서는 생전 후학 양성은 물론이고 치협 임원으로 활동하시며 치의학 발전에 공헌하셨다. 특히 베트남전에서 헌신적으로 전상환자 치료에 임하시며 사회의 귀감이 되셨다”며 “더욱이 베트남전에 참전한 치과의사의 사진 기록이 이토록 생생하게 남아있다는 것은 치의학 역사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또한 이번 자료를 디지털 파일로 전환하는 등 다방면으로 도움을 주신 구강악안면외과학회 회장님께도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에 조홍식 씨는 “최근 선친을 회상하며 유품을 정리하던 중 200여 장에 달하는 슬라이드 사진이 발견돼, 이대로 잊히기엔 아쉽다는 생각에 기증키로 했다. 선친께서 남긴 기록이 한국 치의학사의 발자취로 남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