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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아랄해’를 아십니까?

‘아랄해’를 아십니까?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이 국경 서북쪽 끝자락에서 인접국인 카자흐스탄과 함께 공유하고 있는 거대 호수가 바로 아랄해이다.
과거 1960년대에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호수로서 아름다운 풍경과 활발한 수산업 특히 고급요리 재료인 철갑상어(캐비어)를 공급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과거 소련 정부시절 목화재배를 위해 호수로 유입되던 두 개의 큰 강줄기를 관개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바꾸면서 지금은 그 면적이 1/10로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1억톤 이상의 유독성 화학물질과 소금으로 덮여 있어 더 이상 호수가 아닌 죽음의 소금사막이 돼 버리고 말았다. 이로 인해 주변에는 강한 독성의 소금과 황산나트륨이 포함되어 있는 소금바람이 불어서 인후 암,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혈청간염, 이질 등 질병이 확산되었고, 높은 유아 사망률을 낳고 있다. 이 지역 주민의 66%이상이 질병에 걸려있을 정도로 이 지역의 소금공해문제는 심각하다.
2009년 10월 처음으로 아랄해를 접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내의 자치공화국인 카라칼팍스탄을 단기의료봉사 차 방문하였다. 수도인 누쿠스에는 약 20만의 인구가 살고 있었고 40여개의 학교에 1~9학년의 학생들이 약 4만여명이 있는 곳에 유일한 치과병원인 소아치과병원에서 진료를 하면서 놀란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80년대 초반 본과시절 로우스피드엔진에 벨트를 걸어 실습을 했던 그 장비가 바로 그곳에 주 치료장비로 설치 운영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재료는 턱없이 부족하고 그나마 종류도 별게 없어 마취는 근육주사용 주사기를 사용하는 등 열악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란 것은 아이들의 구강상태이었는데 초등학교 저학년의 아이들 중 제1 대구치가 남아있는 아이들이 별로 없을 뿐 아니라 남아있더라도 수년 내에 발치를 피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얼마나 아팠을까?” 아이들의 입안을 찍은 사진을 보고 같이 동행한 분이 안타까움에 탄식을 쏟아내셨다. 단기간의 치료중심의 봉사로는 답을 찾을 수 없어 (사)프렌즈는 지난 몇 년간의 방문과 회의 등을 거쳐 2012년부터 시범학교 아동 및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구강보건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올해 시범학교가 하나 더 늘어 약 200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검진과 진료 및 TBI 와 불소용액양치사업을 실시하였는데 학생들과 교사 그리고 학부형까지 얼마나 좋아하고 열심인 줄 모른다. 아이들에게 전해준 칫솔과 치약 그리고 양치컵 등이 그다지 대단한 것이 아닐지 모르지만 이것을 통해 얻게 될 아이들의 달라진 구강건강의 가치는 아이들의 미래의 삶의 질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먼 타국이지만 환경파괴로 인해 황무하고 척박해진 삶의 터전에서 숙명처럼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을 찾아 우리의 지식과 기술로 나누는 작은 섬김이 세상을 고통과 불편 없이 살 만한 곳으로 만들어 간다면 그것이야말로 치과의사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과 보람이 아닐까 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