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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봉사

스펙트럼

의료인의 자세라고 한다면, 단연코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이은 슈바이쳐의 봉사에 대한 이야기가 빠짐없이 나온다. “내가 만약 의료인이라면 환자를 위하여 헌신하고 진료봉사를 하여 정말 아름다운 선행으로 일생을 보낼텐데…” 진정 의료인에 대한 선망의 이야기지만, 상업성에 물든 의료인에 대한 일침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의료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는 바로 헌신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몸과 마음을 다해 나눠주는 봉사를 떠올린다. 많은 의료인들이 국내를 비롯하여 아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 의료봉사를 다니고 있다. 과연 숭고한 일이라고 하여 아무런 댓가 없이 희생하면서 도와주는 것만이 봉사인지 다시금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그 동안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의료 혜택이 없는 지역에서의 진료봉사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기본적인 진료도 하기 어렵다는 상황이다. 진료 자체가 어려우므로 상담으로 끝나거나 투약 혹은 일회성 치료 정도만이 가능하거나 진료 대상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었으면, 혹은 인력이나 장비가 갖추어 졌다면 더 좋은 진료를 받을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고, 추후 진료가 이어질 수 없으므로, 안타깝지만 올바른 진료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진료받는 입장에서는 최상의 진료를 받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아직 진료 영역에는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분야가 많고 점차 발전해야 하는 영역이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미 진료가 가능한 부분에서도 좀더 쉽고 빠르고 저렴한 진료의 발전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예전이라면 상상하기 힘들 진료도 손쉽게 외래에서 간단한 수술로 쉽게 해결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진료의 발전도 초기 단계에서는 무척 비싸고 힘든 일이었음에 틀림없다. 의료기기 산업과 의료의 발전에는 상업적인 측면이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사회 모든 발전의 원동력은 수요에 따른 활성화에 있으며 의료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활성화를 통한 투자와 발전을 위한 노력을 통하여 진료의 수준이 점차 향상되고 있는 것이다.

부모님께서 수술을 받게 되셔서 다시금 진료와 봉사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되었다. 환자 보호자의 입장에서 병원을 다녀보니, 어려운 수술을 해 주신 선생님께 무한 감사의 마음이 절로 들었다. 오지에서의 진료봉사뿐만 아니라, 최첨단 고품격 진료 또한 진정 아름다운 봉사가 아닌가? 내게 찾아와 주신 환자분들께 훌륭한 진료를 하는 것 자체가 진정한 봉사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당한 노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정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지나친 상업성의 추구는 과잉진료를 발생하게 하며 의료인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불행한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정당한 노력은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 활성화된 의료시장을 통하여 소외된 의료보호에 대한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진료봉사의 헌신도 필요하고 의료 활성화도 필요한 것이다. 의료 활성화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긍정적인 면을 잘 발전할 필요가 있겠다.

오지에서 의료봉사로 고생하시는 분들에 대한 감사뿐만 아니라, 투자와 노력으로 이루어진 인술로 훌륭한 진료를 해 주시는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이의석 고려대구로병원 구강외과 교수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