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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은 끝이 아니라 시작

클리닉 손자병법-정기춘 원장의 매니지먼트 스토리 (경영 + 이야기) 37

모든 계절과 매달이 다르지만 12월은 매우 특별한 달입니다. 한 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달이라 이곳 저곳 모임도 많아지고 그런 와중에 뭔가 들뜬 기분이 들 수 밖에 없지요. 강의를 하고 있는 저로서도 12월은 올 한해 어떤 준비를 하고 무엇을 이야기 했는가 되돌아 보곤 합니다. 12월은 제가 진행하는 강의는 잘 하지 않지만 올해 특별한 의미의 강의요청이 있어 수락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개원 준비를 하고 계시는 후배 분들을 위한 것입니다. 그렇고 보니 졸업을 앞둔 후배들이나 2015년 개원을 준비하시는 선생님들에게는 12월은 끝이 아니라 바쁜 시작의 달이겠구나 싶네요. 개원 준비를 하고 계시는 선생님들에게 최근의 상황은 매우 열악합니다. 이번 개원박람회에서도 역시 어려워진 개원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자칫 잘못 하다가는 솔루션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걱정 거리만 안겨주지나 않을 지 착잡한 심정입니다.

90년 대 후반에 개원한 제가 그 때를 돌아보면 IMF 구제 금융 때였고 대출 이자는 20% 가까이 치솟았고 역대 최악의 개원 환경이라고 호들갑이었는데 돌이켜 보면 지금이 더 어려운 개원 환경인 것 같네요. 그 때까지만 해도 치과의사는 졸업을 하면 자격이 주어지고 그 자격증을 가지고 취직을 하든 개원을 하든 비교적 안정된 삶을 살아 갈 수 있다는 것이 보편적인 정황이었습니다만 지금은 개원을 해도 안정된 경영을 보장할 수 없는 이른바 워킹 푸어 치과의사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개원을 하는 치과의사는 진료 외에도 운영을 하며 무엇보다 투자가 뒤따릅니다. 전문 대학원 제도로 바뀐 뒤 학자금부터 빚의 부담을 지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면 개원 시 절대 실패하면 안 된다는 강박 관념이 뒤따를 것이 분명합니다.

살아가면서 얻은 지혜로 경제적 안정이 주는 가장 큰 혜택은 ‘선택으로부터의 자유’라고 생각해 오곤 했습니다. 경제적으로 압박을 받다 보면 선택의 폭은 좁아지고 쫓기게 되며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것에서 선택의 딜레마에 종종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 동안 쭉 강의를 해오면서 주로 개원을 하시고 계시는 원장님들을 만납니다만 틈틈이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과의 만남도 있고 이러한 개원 준비 박람회 같은 자리에서 강연을 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점은 어떻게 하면 안정된 치과 경영을 할 수 있을까에 목마른 학생들이나 개원 준비생들에게 여러 가지 노하우를 이야기 해 주겠다고는 생각하지만 이야기 하다 보면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과감히 할 수 있는 베짱도 가져라고 하고 싶은 생각이 샘 솟고는 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어느 정도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오픈 프랙티스 원장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 배부른 소리이고 엉뚱한 이야기라고 하겠지만 말입니다.

들뜨고 뭔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12월을 맞이하며 드는 생각은 12월은 끝이지만 누구에게는 시작일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12월을 보내며 조금은 다시 나를 돌아보고 성찰해야 하는 달이 아닌가 싶습니다. 12월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