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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신청했더니 그냥 다시 사라고요?”

기획시리즈 갈등 급증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A/S ‘상생해법’은? 상

보상판매 가격보다 수리비 더 나올판
개원가 재료구매시 AS보장 불만도


최근 치과 업체와 개원의 간의 갈등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치과 기자재의 사후 관리(A/S) 문제가 분쟁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경우 치과의사 회원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으며, 상호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기획 시리즈에서는 최근 치과 개원가와 공급 업체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제 갈등 사례들을 소개하는 한편 이 같은 분쟁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시사점들을 제시할 예정이다.<편집자주>


치과의사 A 원장은 최근 구입한 지 3년차가 된 파노라마가 갑자기 고장 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단 구입한 회사 측에 전화를 걸어 A/S를 요청했지만 무상으로는 불가하다는 얘기만 전해 들었다.

해당 회사의 무상보증 정책 기한이 2년이었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문제는 그 다음 단계에서 발생했다. 회사 측에서 센서에 문제가 있다며, 교체비용으로 상당한 액수를 요구한 것이다.

A 원장은 “사실 사서 몇 번 찍지도 않은 제품이라 충분히 A/S가 가능할 줄 알았다”며 “이 정도 고액의 수리비용이 들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경기지역 개원의 B 원장은 아예 신제품 구매를 권유받고 고민에 빠졌다. 엑스레이 센서 고장으로 수리가 불가하다는 판단 아래 보상 판매로 구입할 경우 가격을 인하해 주겠다는 제안이다. 실제로 수리를 하더라도 교체가 예상되는 부품이 고가이기 때문에 오히려 보상 판매 가격보다 수리비가 더 나올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 글러브만 대량 구매 ‘망연자실’

재료 구매 방식이 결합된 ‘워런티 패키지’에 대해서도 개원가의 불만이 적지 않다.

수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이 서비스 정책은 재료 구매 시 일정 기간 A/S를 보장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개원의들 입장에서는 단순 워런티 패키지 보다 끌리는 대목이 있고 이런 방식을 선호하는 치과의사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형태의 A/S 정책이 결국 개원가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불합리한 구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패키지로 구매하는 제품들이 글러브, 바 등 다량으로 구매하기에는 애매한 제품들이 많다거나 재료의 품질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해당 정책을 제안 받았다는 서울지역 치과의사 C 원장은 “재료 목록을 들여다보니 비 메이커 제품들이 많은 등 실제로 구매할 만한 것이 별로 없어서 결국 글러브를 대량으로 구매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개원의 D 원장 역시 “워런티 기간 종료 후 A/S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재료 구입 패키지에 가입을 했는데 (비교를 해보면) 오히려 비싼 가격으로 구입을 한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 상호 합리적 A/S 문화 정착 ‘절실’

이처럼 양자 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정황들은 최근 통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치협 자재·표준위원회(위원장 강충규)가 지난 2008년 5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접수된 회원고충처리위원회(위원장 노상엽)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기자재·업체 관련 분쟁 중 진단용 방사선발생장치(35건)가 가장 많았다.

물론 업체도 고민이 있다. 파노라마 등 장비 가격은 계속 내려가는데, A/S 관련 비용은 고정적으로 지출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A/S에 민감해진 개원가와의 갈등도 업체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는 양자 간의 갈등이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 될 뿐 아니라 모두가 원하는 합리적인 A/S문화가 정착될 토양이 갖춰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원가에서도 무한정 A/S나 일방적 ‘갑을’ 관계를 요구하는 게 아니다. 제품 판매 시 유지 보수의 대상이 되는 제품이나 부품, 특히 튜브나 센서 등 고가의 A/S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해달라는 얘기다.

또 유상 A/S의 경우 수수료, 추가비용 등 구체적인 사항은 소비자인 치과의사에게 좀 더 명확한 형태로 고지해 달라는 것이다<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