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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도 너무 추워요” 한파·폭설에 갇힌 치과계

치과 모터·배관 동파사고 잇따라…진료 차질로 환자예약 취소 속출

기록적인 혹한이 연일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일선 치과 개원가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예상외의 강추위와 폭설이 겹쳐 피해가 전국 각지로 확산되면서 사후 처리 및 환자 진료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치과 개원가 관계자에 따르면 치과 내부의 수도 배관이 동파되거나 모터, 석션이 고장나는 등 이상 한파로 인해 원치 않는 자체 휴진에 돌입한 치과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추위가 절정을 기록한 지난 23일과 24일 양일간이 주말이었던 관계로 월요일인 25일 오전 동파사고 발생을 확인한 치과가 대부분이었다.

이들 치과에서 진행된 사고는 주로 물을 공급해주는 가압 펌프가 터지거나 치과 내부 물 공급라인이 얼어붙는 등 전형적인 동파 사고의 유형으로 분류된다.

25일 저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린 A 원장은 “동파가 걱정돼 물을 틀어놓고 가기는 했는데 틀어놓았던 물의 양이 너무 적었는지 치과 물 공급라인이 몽땅 얼어버렸다”며 “오는 환자는 돌려보내고 예약 환자들에게 전화를 해 예약을 미뤄야 했다”고 한숨을 내쉈다.

# 제주서도 동파 사고 ‘날벼락’

또 다른 치과의사 B 원장도 “치과 배관 동파로 물이 돌지 않으니 진료를 전혀 할 수 없었다”며 “응급복구를 했는데 이날 오전만큼은 치과의사가 아니라 배관공이었다”고 복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동파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치과들 역시 주말 내내 마음을 졸이기는 마찬가지. 경기도 지역 개원의 C 원장은 “집에서 걱정만 하다 결국 치과에 들러 물을 틀어보고, 온도를 확인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나서도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다행히 비교적 새 건물이어서 그런지 (배관이) 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치과 동파사고는 비교적 기온이 높은 남쪽 지방에서도 관찰됐다는 것이 특징. 주말 동안 폭설에 갇혀 도심 기능이 일부 마비된 제주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가압 펌프가 터져 어렵게 설비 업자를 찾아 고친 후 현재 진료를 재개했다는 제주도 개원의 D 원장은 “이런 형태의 동파사고는 90년 이후 처음”이라며 “물이 안 나온 다른 치과도 많은 것으로 들었다. 사실 제주도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 배관 설비 다 뜯어내며 ‘큰 공사’

피해를 입은 치과들은 일단 시스템 복구를 하면서 26일 오전 대체로 다시 개원을 할 수 있었지만 일부 치과의 경우 배관설비를 다 뜯어내는 등 큰 공사를 해야 하는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에 놓이기도 했다.

이와 같은 동파 사고에서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관련 업체 및 시공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한 순간의 방심으로 고가 장비에 문제가 생길 경우 금전적 손실은 물론 환자 진료에도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우선 압축공기와 물 공급 라인을 갑작스러운 추위로부터 보호하는데 주력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복도식 건물에 위치한 치과의 경우 수도계량기 안에 헌 옷 등을 넣어 수도 공급선을 보호해야 하며, 차가운 외부 공기에 노출되는 출입문을 잘 단속하는 것도 필수다<관련 기사 1월18일자 10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