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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Why?

스펙트럼

저는 직원들에게 자주 이유를 물어보면서 교육을 하려고 합니다. “왜 우리병원에서 일해?”, “왜 핸드피스는 이렇게 관리하는 거야?”, “왜 고무줄을 이렇게 거는 걸까?”

이유를 아는 직원들은 실수를 적게 하고, 이유를 모르는 직원들은 언제 뜻밖의 실수를 할지 모른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 자신에게도 자주 물어봅니다. “담배 피면 왜 안 될게 뭐야?”, “왜 지금 도전하면 안 돼?”, “왜 와이프한테 지면 안 돼?”

이유를 알면 현명한 선택을 자연스럽게 하지만 이유를 모르면, 선택할 때 고민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알면서도 좋은 선택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2학년, 4학년인 우리 아이들에게도 물어보는 습관을 못 버립니다. “오늘은 왜 좋았어?”, “친구들하고 왜 사이좋게 지내야 해?”, “왜 잠을 자는 걸까?”, “숙제 안 하면 어때?”

방법을 아는 아이는 부모의 입맛에 맛게 행동하지만, 이유를 아는 아이는 자신의 인생에 맞는 선택을 스스로 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질문을 하면서 치과적인 지식도 성장하고 통합되고 깊이를 가지게 된다고 믿습니다. “왜 크라우딩이 생긴걸까?”, “왜 이를 가는 걸까?”, “왜 어렸을 적 이뻤던 친구가 중안모가 많이 꺼지게 되었을까?”
방법을 아는 치과의사는 잘할지는 모르지만 시야가 좁고, 이유를 아는 치과의사는 좀 더 많은 학문을 통합하면서 더 큰 시각으로 환자를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성공적으로 하려고 할 때 방법과 노하우를 캐내고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시중에는 어떻게 하면 성공한다는 자기계발서가 넘쳐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침형 인간이 돼야 하고, 1만 시간의 법칙에 따라 성실하게 정진하고, 인맥을 넓히는 것은 기본이고, 이른 아침에 학원을 다니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 명상에도 도전합니다. 성공한 사람의 방법과 노하우는 화수분처럼 신기하게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탄생하고 진화합니다. 그것을 무작정 따라하다 보면 어떤 것은 효과적이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내 몸에 맞지 않는 옷 같아서 중간에 포기하게 되기도 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방법을 몰라서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닌데 엄마들은 끝까지 방법을 모른다고 생각하고 더 좋은 학원을 찾아 다닙니다.

물고기를 잡는다 하는 맹목적인 행위보다는 어떻게 잡느냐 하는 구체적인 방법이 더 효과적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물고기를 잡는 방법보다 더 중요한 상위개념은 물고기를 왜 잡느냐 하는 이유입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 물고기를 잡는 사람은 돈이 되는 방법이 있다면 어떤 방법이든 가리지 않고 찾아낼 것이고, 바다가 좋아서 어부를 직업으로 선택한 사람은 적당한 중용을 지키면서 본인의 행복에 맞는 고기잡이 방법을 찾아낼 것입니다. 방법은 이유에서 출발하고 이유가 명확하다면 그에 맞는 방법은 여러가지 루트를 통해서 발견되어질 것입니다. 그것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는 문장의 참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 “왜 오늘은 그 어느 날보다 행복하면 안 되지?” 라는 질문으로 하루를 열려고 합니다. 적당히 건강하고 이 정도면 잘 생겼고(?) 심심하지 않을 만큼 걱정거리도 많고, 맑지는 않아도 차분한 날씨인 오늘 저는 행복을 선택할 겁니다. 오늘 나를 행복하게 해 줄 방법을 찾아 헤매기 보다는 행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찾아 여행을 떠나봅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 이유(because)가 진짜 원인(cause)입니다.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입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나이기 때문입니다. I am happy! Because I am!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옥용주  내이처럼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