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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을 넘어 아이들의 꿈을 응원해요”

이준기 고문 동작구 장학위 17년 이끌어
치과계 ‘지역봉사+회원단합’ 롤모델 제시

상수(上壽=100세)를 고작 17년 남겨 둔 노 치의가 17년 간 이어 온 장학사업을 설명하는 목소리에서는 17세 소년의 낭랑함이 있었다.

“98년쯤인가 구강보건의 날 행사를 위해 동작구 한 초등학교를 찾았는데, 급식비를 못 내서 밥 굶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은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처음엔 사비를 털어서 시작하다가 99년 동작구 총회에서 회원들에게 ‘한 달에 차 한 잔 값만 아껴 달라’고 부탁했더니 다들 흔쾌히 내겠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회원들이 1년에 6만원씩 장학회비는 꼬박꼬박 내고 있어요.”

이준기 동작구회 고문(이치과의원)이 이끄는 동작구회장학위원회(이하 장학위)의 사업이 치과의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회원의 결속력까지 다지는 구회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99년부터 매년 동작구 관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중학생 15명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 장학위는 그동안 250여 명의 학생에게 약 1억 3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안정적인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초기 종자돈은 이 고문이 쾌척한 1000만원을 토대로 마련됐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동작구에서 살았고, 이 자리에서 40년을 개원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고민 했습니다”며 “적은 돈이지만 장학금을 받은 아이들이 큰 용기를 얻었다고 회신을 보내올 때마다 보람과 긍지를 느껴요, 얼마 전에는 길을 가는데 장학생 엄마인 요구르트 아줌마가 음료를 건네면서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전하는데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이준기 고문은 이런 사업들이 치과의사회의 회무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장학사업을 진행하면서 동작구청, 보건소, 경찰서, 학교 등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을 하게 되는데 유대관계를 두텁게 쌓아 두면 회무를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고문은 “내가 체력이 허락되고, 개업의 여력이 된다면 이 장학회를 사단법인 방식으로 확대해 초중고, 대학생까지 돕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여생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 고문은 의료업의 본질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고문은 “의료업은 신뢰를 먹고 사는데, 이것은 하루아침에 쌓이는 게 아니다”라며 “병원이 잘 되지 않는다고 금방 접고, 옮기는 것은 신뢰를 포기하는 행위이므로 초기에는 욕심을 버리고 신뢰를 쌓는다는 마음으로 진중하게 환자를 대하면 결국 성공하게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