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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상태 나쁠수록 ‘통증·염증’ 심하다

‘수면 질’ 평가하면 예후 등 환자 상태 파악 도움

“밤에 잠은 잘 자는 편이세요?”

치과 진료를 위해 내원한 환자에게 박지운 교수(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가 가장 먼저 건네는 말이다. 이어 박 교수는 환자에게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문항이 담긴 설문지(*표 참고)를 풀게 한다. 환자의 수면장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아파서 치과에 온 환자의 ‘수면상태’를 확인한다니, 다소 의아한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박 교수가 환자에게 이 같은 설문지를 풀게 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바로 ‘수면’과 ‘통증’이 서로 밀접한 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논문(‘Inflammatory Cytokines and Sleep Disturbance in Patients with Temporomandibular Disorders’)을 박 교수는 ‘Journal of Oral & Facial Pain and Headache’에 지난 2016년 1월 발표한 바 있다.

박 교수의 해당 논문에 따르면 40명의 턱관절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수면의 질을 평가한 결과, 통증과 수면장애 간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혈액 내 염증성물질의 농도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수면시간이 적고 수면의 질이 나쁠수록 환자가 통증을 더 많이 느끼고 몸에 염증반응도 잘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박 교수는 수면이 통증뿐 아니라 환자의 예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치과의사가 환자의 수면상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 교수는 “치과에 오는 환자들은 충치가 생겨서, 잇몸질환이 있어서 등 그 이유가 다양하지만 결국 대부분 ‘통증’이라는 공통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며 “통증을 유발하고 더 심화시킬 수 있는 게 ‘수면’인데, 그동안 우리가 이 부분을 너무 간과한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간단한 설문지를 통해서도 환자의 수면장애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여유가 된다면 ‘이동형 수면다원검사기’를 치과에 비치해 검사에 활용할 수도 있다”면서 “갈수록 ‘토탈 케어’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통증을 잘 조절해주면 환자와의 관계, 나아가 치료 예후가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수면장애 환자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 수면장애 가운데 하나인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의 경우 중년 성인 가운데 남자는 4%, 여자는 2%가량의 비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이 같은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 비율은 급격히 증가한다.

그렇다면 환자의 수면장애가 확인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 교수는 “우선 수면장애의 종류를 감별 진단하고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라면 구강내 장치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며 “그게 당장 여의치 않다면, 잠자는 자세와 습관을 바꾸는 등 간단한 행동요법을 주문할 수 있다. 또 숙면을 방해하는 원인인 흡연, 음주 등의 절제를 당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