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2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11월의 추천도서-책 보관하기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이사를 다닐 때 책은 여간 귀찮은 게 아닙니다. 일단 이삿짐을 나르는 분들이 싫어합니다. 무거우니까요. “이 집은 박사가 여럿 있나보네” “이거 다 읽은 거 맞아?” 제가 엿들은 말만 이렇습니다. 거대한 서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책을 보관할 장소가 없는 것이 독서광들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저는 제 서재에 맞는 양만 거의 유지합니다. 새로 사는 분량의 책만큼 밀려나는 책은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기증합니다. 제가 좋아하고 간직하고 싶은 책만 남게 됩니다. 그래서 책들의 경쟁이 치열해 집니다. 수많은 베스트셀러들이 제 서재에서 쫓겨났습니다. 이렇다보니 남아있는 책을 잘 보관하는 방법이 중요해집니다. 나름 엄선된 책이니 잘 보관해야 하니까요. 제가 보관하는 나름의 방식을 소개합니다. 사실 책은 읽으면 그만입니다. 머리와 가슴에 남는 것이 중요하지 보관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분야든 수집가(콜렉터)시라면 제 심정을 이해하실 듯.

1. 책을 너무 벌리거나 엎어두어
    제본이 벌어지지 않도록 한다.
2. 햇빛이 직접 비추는 곳은 피한다.
3. 서재는 제습에 신경 쓴다.
    특히 여름 장마철에.
4. 책꽂이에 빽빽하게, 그렇지 않다면
     눕혀서 보관한다.
5. 서재 곳곳에 방충제를 둔다.
6. 젖은 책은 냉동실에서 얼린 후 말린다.

쓸모없었던 것 같았던 책읽기가
가져다준 인생의 풍요로움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 창비, 2016
최순실이라는 막강한(?) 이름이 국민들에게 회자되기 전에는 단연 김영란이 가장 많이 불린 이름이었을 겁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라는 것 보다 소위 ‘김영란법’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이 분은 대단한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인이 이야기하는 쓸모없었던 것 같았던 책읽기가 가져다준 인생의 풍요로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본인이 읽었던 책들에 대한 다양한 느낌과 기억을 자유롭고 가볍게 이야기하는 내용이지만 책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책의 내용을 모른다면 다소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 사회정의에 큰 이름을 남긴 분의 독서노트를 훔쳐보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이 책은《창작과비평》창간 50주년 기념으로 개최한 강연 ‘공부의 시대’에 참여한 다섯 명의-강만길, 김영란, 유시민, 정혜신, 진중권-들의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엮은 시리즈책 중 한 권입니다. 나머지 분들에 대한 책도 나와 있으니 다섯 권을 세트로 구매해서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원로 역사학자 강만길은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역사의식을 말하고, 작가 유시민은 글쓰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거리의 의사’ 정혜신은 사람에게서 얻을 수 있는 배움을, 미학자 진중권은 디지털 시대에 인문학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인구학으로 본 10년 후 미래
리스크 줄이고 성공전략을 짜다
『정해진 미래』 북스톤, 2016
보건대학원을 다녔을 때 저자인 조영태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많이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인구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을 접한 것도 그렇지만 인구로 그토록 많은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것에 말입니다. 책을 집필하신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내용이 잘 정리된 책이 나와서 단숨에 읽었습니다. 인구로 예측할 수 있는 미래는 무엇일까요? 소형 아파트에 투자를 해야 할까요? 아이들 사교육을 계속 시키는 게 맞는 걸까요? 인구학적으로 봤을 때 전망이 있는 직업 따로 있을까요? 앞으로 유망한 산업은 따로 있을까요? 저자는 아주 긴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인구학적으로 10년 후의 미래는 비교적 명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책 제목이 ‘정해진 미래’라 마치 비관적 결정론인 것 같지만 정해진 것은 사회적 미래일 뿐, 개인의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이 책은 인구학이 그리는 미래를 보고 우리의 삶이 그 안에서 어떻게 펼쳐지는 것이 좋을지 성찰해 조금 리스크를 줄이고 나아가 성공전략을 짤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 멀지 않은 10년 후의 미래를 인구학적 관점으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재미있고 유용한 책입니다.


짬짬이 시간을 즐겁게 해줄
25명의 작가들의 에세이 향연
『천천히, 스미는』 봄날의책, 2016
“좋은 에세이를 읽을 때 우리는 모든 능력이 활발하게 깨어 즐거움의 햇볕을 쬐는 느낌이 든다. 또 좋은 에세이는 첫 문장부터 우리를 사로잡아 삶을 더 강렬해진 형태의 무아지경으로 빠뜨린다.” - 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의 말처럼 나를 무아지경으로 빠뜨리는 책은 아니지만 유명한 혹은 처음 듣는 작가의 짧은 에세이가 한 달 동안 저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짧은 내용의 산문을 하루에 10분씩 읽으니 한 달이 지나가네요. 모두 서른 두 편의 에세이가 실렸으니 짬을 내서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입니다. 우리나라에 처음 발표되는 산문도 있으니 한번쯤 읽어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입니다. 그리고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전반의 내용들이라 그 시대에 대한 이해, 우리의 모습과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 있습니다. 공간은 다르지만 인간이 사유하는 공간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마크트웨인, 버지니아 울프, 조지 오웰, 찰스 디킨스 등 익숙한 이름도 있지만 처음 접하는 작가들도 많았습니다. 영미문학에 참 무지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25명의 작가들의 에세이 향연을 한번 즐겨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