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안녕하세요??” 어느날 카톡에 정체불명의 문자가 하나 들어왔다 . 작년부터 병원 카카오스토리와 카톡으로 매일 문자 보내고, 사진 캡쳐해서 올리고 하는 온라인 스토킹을 당하고 있었던지라 초긴장, 짜증 등의 복잡한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응답을 했다. 내가 몇년간 정성을 들여서 치료해 주고 있는 장애인 환자임을 확인하고 난 다음에야 안심을 했는데 안심 보다는 놀라웠다. 어떻게 주환이가 카톡을 하다니! 주환이는 언어와 사지신체를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휠체어생활하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더 놀라웠다. 말을 못하니까 패드에 왼손으로 구불구불한 글씨를 써서 의사소통을 한다. 주환이는 패드로 이 세상의 모든 경험을 하면서 지적욕구를 채우는 것이다. 몇년 전 내가 6년째 주치의로 있는 주한 파라과이 Ceferino Valdez 대사님 사진을 주환이가 온라인을 통해서 보고, 직접 만나고 싶다고 주환이 아버지를 통해 부탁이 들어왔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부탁을 하는 것도 우리가 통상적으로 장애인이 하기가 쉽지는 않은 행동이라 고민을 했다. 어떤 식으로 만나게 하는 이벤트를 만들어 주고 싶은 내 마음도 덩달아 가슴이 뛰었다. 며칠을 고민을 하다가 Valdez 대사님에게
개업 20년이 넘어가는 나는 오늘도 구인구직 광고를 보며 나의 이상형 직원 Nancy를 찾아다닌다. 환갑이 몇년 남지 않은 내가 그간 함께 일하고 헤어지고 한 직원의 수는 몇백명이 넘는데 나의 기억에 남는 직원은 몇 명이 안된다. 나의 선친께서는 대구에서 개업을 시작하셨고, 시골 친척의 의뢰를 받아 시골 학생들을 뽑아 치과에 근무를 시키며 1~2년은 우리 집에서 함께 생활을 하게 했었다. 당시 우리 형제만 해도 4녀 1남의 대식구인데… 간호사, 기공사 까지 한 집에서 생활했던 지라 10명이 넘는 자식과 직원들의 수발을 들어야하는 친정 엄마의 노고는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났을 터이다. 소탈한 나의 선친께서는 시골 학생들을 자식과 똑같이 공부시키고, 치과에 근무시키며 잘 가르쳐서 좋은 인재로 만들어 사회로 보내주었던지라, 시골 친지의 집에는 항상 대구치과로 취직을 부탁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심지어는 자식보다 직원들을 더 챙긴다는 친정엄마의 불평을 들으셨지만, 선친의 직원 사랑은 참으로 끔찍하셨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 시골에서 온 간호사, 치과기공사 직원들을 언니, 오빠로 부르며 한 집에서 아침, 저녁을 같이 먹고, 밤에는 그들의 하루 병원 생활을 들
Momgolia ( II )에 이어… 꽁꽁 얼어붙은 동토의 사막 길은 이정표가 하나도 없고, 말라버린 풀만 드문드문, 아무것도 보이지도 않는 광활한 또 다른 세상이었다. 몽골 전통가옥 게르를 찾아서, 유목민을 찾아서 촬영팀들은 사막을 달리는 내내 촬영을 하는데, 정작 나는 유목민들은 도대체 어떤 치아를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치아관리를 하는지 너무 궁금했고, 검사를 하고 치료를 당장 해주어야하는 상황이면 장비가 부족한데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다. 덜컹거리는 사막을 몇시간을 달리자 작은 전통가옥 발견, 무작정 들어가서 한국에서 온 치과의사라고 인사하고, 에이멕 치과병원 개원소식도 전해주고, 기본검사를 하고 나서 진료 안내도 해주겠다고 하자 흔쾌히 게르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처음 들어가 본 게르는 입구문이 작아서 키 작은 나도 머리를 숙이고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야 했다. 게르 한가운데에는 낙타, 염소똥으로 만든 연료를 태우는 난로가 있었고, 동그란 게르 안에는 무려 3가족, 12명이나 옹기종기 둘러 앉아 있었다. 어린아기, 어린이, 아들 딸, 엄마 아빠, 온가족이 먹고 자고 요리하고 생활하는 터전 게르. 밖은 영하 20~40도이니, 나가지도 못하고
Mongolia (I)에 이어… 새벽 1시 몽골 징기스칸 국제 공항을 떠난 버스는 영하 20도의 사막을 밤새 달려 옴노고비주 달란자드시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6시.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간간히 눈을 비비며 좌우 창밖을 보았지만 끝없는 평평한 하얀 겨울사막외에는 보이질 않았다. 비몽사몽 몇 시간을 잤는지, 이시형 박사님께서 감탄사를 연발하며 나를 깨우신다. 눈을 떠보니, 내 눈 앞에는 끝이 보이지않는 사막 끝 지평선에서 이글이글 붉은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와아!! 하고 차 안에서 자던 모든 사람들은 동시에 감탄사,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대장관이었다. 몽골의 후예 징기스칸은 저 이글거리는 태양의 정기를 받으며 전 세계를 지배하려는 야망을 불태웠으리라… 이렇게 가슴벅찬 광경은 처음 찍어본다고 KBS 촬영 PD님은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를 않고 셔터를 누르고 계셨다. 잠시 차에서 내려 사진을 더 찍고 싶었지만 아침 병원 개원식 시간에 맞춰 준비한 여러 공식 일정을 다 소화하려면 단 십분도 지체할수 없다는 주 정부 관계자 분의 양해를 들으며, 아쉽지만 차 안에서 맞은 사막의 여명으로 만족을 해야했다. 보통은 4시간 걸리지만 귀한 한국 손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