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 중 하나는 인구의 고령화이다. 고령화가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보건의료분야가 직면할 당면 과제의 일차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고령화는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을 줄이고 지출 부담을 증가시킴으로써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주된 요소로 작용헌다. 대부분의 고도산업화국가들이 인구의 고령화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며, UN 보고서도 한국이 2026년에는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생물공학회는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향후 7년 동안 60% 정도 증가하여 2024년에는 1,000만 명에 육박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치매환자 역시 77% 증가하여 약 100만 명에 이르게 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치매증가율은 세계 어디에도 유래 없는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고령화는 사회안전망을 유지하기 위한 보건의료보장제도에도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노인부양비의 증가와 더불어 보건복지 분야의 지출 증가는 국가 재정에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KDI 박정호, 2015).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노년 부양 비
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 치과대학으로 학제가 환원되어 십 수 년 만에 스무 살 배기들이 모여 있는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젊은 세대의 다양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강의실 분위기에 적응하는데 다소의 시간이 걸렸다. 스마트폰을 만지작대며 끼리끼리 무언가를 얘기하는 학생들의 웅성거림 속에서 과거 학생들의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였던 지식의 권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사실 교수자가 수업시간에 얘기하고자 했던 지식들은 ‘구글’과 ‘유튜브’에서 이미 다 무상으로 유통되고 있다. 더 이상 학생들은 지식의 권위에 고개를 숙이거나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생활 패턴은 어떠할까? 우리가 사는 오늘의 세상은 언제 어디에서나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편재성(ubiquity), 졸업장이 더 이상 신분과 번영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자격증의 가치 하락, 글로벌시장, 국가고객만족도 등과 같은 방식으로 표현되는 모든 가치의 순위화, 그리고 “Z세대”의 출현을 들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을 일컫는 Z세대는 태어난 그날부터 디지털과 함께 생활해왔던 1990년 이후 출생한 사람을 의미한다.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불리는 이 세대는 정보보다는 영감을 찾아다니는 특징을
입시 학원가의 수능성적 배치표에서 치과대학은 의과대학에 비해 해 마다 좀 더 큰 폭의 차를 나타낸다. 한해 800명이 넘는 치과의사의 배출로 인한 과다 경쟁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이고, 정부의 보장성 강화로 인한 저수가 급여항목의 확대, 임대료를 비롯한 경상비의 가파른 인상에 더해 치과의사에 대한 미디어의 부정적 보도가 겹쳐지면서 피부로 느껴질 정도의 치과의사에 대한 사회적 평판 하락 등 진료 여건은 날로 열악해지고 있다. 시민단체와 환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이와 비례해서 의료인과의 갈등과 분쟁도 증가한다. 의료분쟁강제개시법은 사소한 ‘의료불만’을 ‘의료사고’로 비약시키고, 의료인으로 하여금 중증 또는 합병증의 우려가 큰 진료를 기피하게 하는 결과를 잉태하고 있다. 치과의사 주위에는 서로 타협할 수 없는 관계를 가진 이해집단 즉, 정부와 시민집단 및 제3지불기구, 심지어는 의사단체와의 사이에서 전혀 우리에 대해 우호적 배경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불리한 여건에 더하여 치과의사에 대하여 사회는 기득권층으로 인식되며, 환자에 대한 희생과 고도의 도덕적 수준과 윤리를 요구받고 있다. 의료현장에서의 윤리는 기본적으로 윤리 주체가 어떤 방식으로 개인 생활을 하고
‘구강건강(oral health)’을 한 마디로 정의하라고 하면 선뜻 명확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 주제이다. 구강건강을 위한 정부의 관심과 투자, 관련 단체와 이해 집단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하여 무엇보다 명확한 정의 설정과 공유가 절실하다. 전통적으로 구강보건학 교과서에 기술된 정의는 “질병에 이환되어 있지 않고 정신활동과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구강 악안면 상태”로 되어 있으나, 최근에는 좀 더 포괄적이고 전신적인 관점으로 변화되고 있다. 2015년 11월 5,6일 양일간 제네바 WHO 본부에서는 WHO 협력기구 대표자들이 참여한 Oral Health Technical Meeting이 개최되었다. 특히 구강건강과 비전염성질환(NCD) 예방의 통합에 대한 주제를 다루면서 설정한 구강건강의 정의는 “만성 구강 안면의 통증, 구강 및 인후부의 종양, 구강내 상처, 순구개열 등의 선천성 결손, 치주질환, 충치, 치아 상실, 구강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과 장애가 없는 상태”이며, 구강질환의 위험 요인으로서 건강하지 않은 식이, 흡연, 음주, 불량한 구강 위생을 꼽았다(http://www.who.int/topics/oral_health/en). 이후 지난 9월 6일
치과의사의 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고도의 윤리적 전문직업성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전문의를 양성하기 위한 체계적 전공의 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전공의 과정을 이수한 사람이라면 해당 과목의 임상적 전문성 외의, 전문인으로서 자질을 담보하기 위한 공통역량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서구의 경우 이미 1990년대부터 영국의 “미래 의사상(Tomorrow’s Doctor)”에 대한 정의를 시작으로 1996년 세계보건기구(WHO)의 “미래의 일선 의사상(Frontline doctors of tomorrwo)”, 1998년 미국의 의학교육목표프로젝트(MSOP; Medical School Objectives Project)는 공히 인문학적 소양, 의사-환자-사회 관계, 평생학습능력, 헌신, 지식, 기술, 태도에 걸친 각 영역의 균형 있는 자질을 중요한 공통역량으로 정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역량중심의 성과바탕 학습을 제시하고 전공의 교육환경을 꾸준히 개선하였다(이선우 2015). 생물학적 진료 역량을 넘어 인문 사회적 역량 즉 환자, 사회, 동료와 잘 소통하며 높은 윤리 수준의 전문직업성을 갖춘 환자 중심의
의료전달체계는 의료수요양상과 의료결정요인 및 사회적 기대치의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치의학은 의료전달체계의 중요한 한 부분이므로 급변하는 사회적 환경의 변화에서 우리 치과의사의 역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강건강은 전신건강의 완전성을 위해 필수적이며, 이 때문에 불량한 구강 상태는 전신 건강 악화의 원인인 동시에 결과로 작용한다. 구강 건강은 부적절한 식이습관, 흡연, 알콜 섭취 등 다른 만성비전염성질환 (NCD; non-communicable disease)과 동일한 위험인자에 의해 위협받는다. 이 때문에 치과의사는 국민 건강의 사회적 결정인자에 대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고, 구강건강관리를 위한 다양한 현안과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지난 20년간 치과의사들은 치의학 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큰 과학적 진전을 이루어 냈다. 치과의사는 구강질환 뿐만 아니라 전신질환의 예방과 조기발견 및 치료의 최일선에 종사하는 의학 전문직이며, 자신들의 환자에 대한 종합적 관찰과 진단 및 적시적기 의뢰를 통하여 종합적으로 건강을 평가하고 확인하는 과정에 깊이 개입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치과의사는 대부분 단독개
메르스 사태는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의사(MD)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위기관리에 성공적이지 못했던 정부의 무능이 부각됨으로써, 향후 보건의료정책 수립에서 국민적 지지라는 유리한 입장을 정부보다 우위에서 선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언론도 역할과 소명부재, 사회 갈등 조정 능력 없는 경쟁적 전달자(김연종, 2015)로서의 이미지를 스스로 노출시킴으로써 의사 집단을 일방적으로 집단 이기주의자로 호도하던 과거의 선정적 전달방식에 대한 국민적 회의를 이끌어 낸 꼴이 되었다. 지난 수 개월 동안의 메르스 사태는 우리 치의학의 현재 문제에 대한 해법과 미래 발전의 역동성을 끌어낼 수 있는 실마리는 구강건강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이라는 가장 본질적 치의학의 역할과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중심가치’를 실천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웅변한다.서구에서 의료인들의 전문직 직업성은 13세기 외과의사들이 길드 형태의 ‘꼴레지아(collegia)’ 라는 공동체를 구성하여 집단적 직업 윤리를 발전시켜 온 일로부터 유래한다. 이들은 의료 집단의 이익과 사회적 책무 사이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집단적 윤리를 정착시켰다. 즉 공공의 이익을 지향하는 직업윤
전공노, 펠노예란 전공의와 전임의들 사이에서 자신의 힘든 처지를 스스로 표현하는 자조적 은어이다. 심지어 의국비 지출 항목에서 전공의 식대를 “사료비”로 표현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전공의와 전임의의 일상은 극도의 수직 관계, 경직된 형식 문화, 상명 하복의 의사소통, 구조적 폭언, 비판과 비난의 혼동, 소 집단주의, 의국이라는 이름의 조폭 문화와 집단가치 속에서 시대착오적 교육 환경에 처해지기 일쑤이다.서구 사회와 달리 유교적 문화권에서의 우리 전공의는 온순한 성품, 불합리한 여건에 대한 수동적 인내와 양보, 수용하는 과도한 순종을 강요받는다. 교수자-피교육자 간의 교육적 상호 작용이 부족하며, 의문과 이의가 있어도 질문하지 않도록 학습되어 있다.전공의 또한 부모 의존 단계의 심리상태를 보이며, 교수자 또한 성인교육임에도 불구하고 과잉보호적 교육환경을 만들고, 전공의의 자기 주도적 인생과 자기 주도적 학습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전공의의 주관성 발육이 지연되고, 교수와 전공의 간의 언어 교류 구조 또한, 전공의의 주관적 판단을 억압함으로써 임상적 견해와 진료행위에 대한 활발한 상호의사 교류 구조가 만들어지지 못한다.치과의사 전문의가
의학계에서는 2009년부터 지난 수십 년간 방치되어 온 전공의 교육에 대한 성찰과 함께 체계적 전공의 교육을 시행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 단계로서 치의학의 ‘전속지도전문의’에 해당하는 지도전문의에 대한 교수개발 프로그램의 설계를 시작하였다. 고도의 기술과 이타적 인성을 갖춘 전문의를 육성하기 위하여 우선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는 지도전문의 부터 교육자로서의 품성과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이 후 수년 간 대한의학회와 대한병원협회의 주도로 교육제공자로서 필수적인 교육자 자질을 담보함으로써 전공의 수련교육의 질을 향상하기 위하여 지도전문의 교육 제도를 마련하였다. 2013년부터는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원에 대한 의무적 교육이수제도가 시행되어 2014년부터는 새로 임용된 전공의 수련 교육 담당 교원들은 이 교육을 이수하여야 지도전문의 자격이 생긴다.수련교육현장에서 많은 전속지도전문의가 각자의 교육관과 사명감을 가지고 전공의들의 수련교육 환경 조성에 애를 쓰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과거 자신들의 전공의 시절 선생님들의 교육 방식을 역할 모형으로 삼아, 사회로부터의 의료 수요 양상의 변화를 교육에 반영하지 못한 채, 치의학 임상 교육의 속성상 도제식
의학 전공의의 근무시간을 포함하여 전공의의 수련환경개선과 관련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5인 이상 사업장은 주당 근로시간이 40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근로기준법은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의료현장에서의 전공의 근무시간은 주당 100시간이 훨씬 넘는다. 치의학 전공의의 경우 환자와의 대면 진료시간에 더하여 기공물 제작, 동물 실험, 연구발표준비와 같은 업무가 가중되어 그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공의들의 과도한 근무시간과 의무를 초과하는 비정상적 근무관행은 피교육자인 동시에 병원의 고용자라는 이중적 신분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지난 3월 공포되어 시행에 들어간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병원은 전공의들의 근무시간과 휴식시간 등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 지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전공의의 수련환경개선을 위해 필요한 일은 근로시간과 같은 물리적 요인 보다는 보다 근본적으로 교육 여건에 대한 교수와 병원 및 학회 등 교육공급자 사유의 전환을 요구한다. 전공의 수련과정은 이론교육과 체험(경험)교육이 접목되는 시기로서 실제 임상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 함양을 바탕으로 하여 장차 경험할 문제를 미리 학습(high fidelity)하는 고
수일 전 치과의사들의 어느 회의에서 “염치를 아시오”라는 호통을 들었다. 아마도 특정 사안과 관련해 교직에 있는 치과의사들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된다. 염치(廉恥)란 말은 “뜻이 맑아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으로 풀이됨을 생각하면 교직에서의 치과의사 삶의 궤적이 다른 사람에게는 무치한 것으로 투영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 사안과는 별개로 교직자로서의 치과의사가 어떤 행적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치과의사 전문직으로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직장은 개원의, 종합병원 봉직의, 교직, 연구직, 국공립기관 등 다양하다. 직장을 선택함에 있어서 우리는 온전히 자유의사에 의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게 되지만 어떠한 결정이든 선택의 자유에는 자신의 직역에 대한 책임과 윤리적 지침, 그리고 자신의 직역 외 다른 영역이 줄 수 있는 잠재적 이득과 기회비용의 유보와 같은 명확한 범위를 스스로 경계 짓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관점에서 선택이란 최선과 최악의 경계에서 어느 하나를 결정한다는 의미보다는 선택 영역의 각 꼭지가 각기 타협될 수 없는 특징과 장점을 가질 때 우리가 내리는 결정은 다른 한 꼭지의 유보를 전제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