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동작구 이수역…. 이 곳에서 나는 9년째 개인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태어난 곳도, 본가 있는 곳도 이 곳이고 심지어 3년 전까지 이수역 근처 오피스텔에 살았는데 그 자리는 내가 태어난 산부인과가 있던 자리였다. 그래서 가끔 농담으로 “전 제가 태어난 곳에서 살고 있어요”라고 말했었다. 회귀본능만 따지면 어떤 동물보다도 더 정확히 말이다. 이 지역의 특징이 있다. 이 곳은 이상하게도 한 번 들어오면 다른 곳으로 이사를 잘 안가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친구들의 부모님들도 상당수 여기에 살고 계신다. 치과에 환자로 온 분들도 얘기를 하다보면 어렸을 적 윗동네 골목 사시는 분들 친구 부모님, 옆집 살던 동생 등 시골 ‘리’단위에서나 있을법한 일들도 가끔 겪는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의 골목 어디어디까지도 손바닥 보듯이 잘 알다보니 맛집 추천에 대한 질문도 가끔 듣는다. 또 방송 맛집 프로그램에 이 동네 음식점이 나오면 거기 정말 맛있냐고 같이 가자고 하는 부탁도 받는다. 아무 생각 없이 점심 먹으러 가던 식당이 방송에 나와서 줄서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사실 달갑지는 않다. 나만 소유하고 있던 것을 뺏긴 느낌보다는 내 생활 속의
어느 시대를 살아가다 보면 그 시대를 이끌어가는 사상이 있다. 그런 사상이 철학이라는 것으로 정립되어 후대에 전해지고 지금 그들의 사상과 철학을 책으로 접하다 보면 정말 그 시대에는 이런 생각으로 살았나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그럼 현재를 살아가는 지금의 사상은 무엇일까? 현재를 이끌어가는 사상과 철학은 후대에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현재의 사상과 철학은 과거에는 없었던 것일까?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인문학 바람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러한 의문을 가졌다는 방증이다. 르네상스 이후 약 500여 년간 우리는 전문가의 시대를 살아왔다. 그전에 직업군들이 점차 세분화 되면서 전문가 집단에서도 또 세부 전문가를 만들어 내고 거기서 또 세분화 작업을 해왔다. 학문이나 문화에 대한 이러한 작업은 깊이를 더해가며 발전을 해오는 방법론적으로 굳어져 왔다. 마치 수학에서 미분이 쪼개고 쪼개고 또 쪼개서 답을 찾듯이 말이다. 학문에 있어 이런 방향으로 가야만 발전이 있다는 명제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학에는 적분이라는 것이 있다. 쪼갠 것을 다시 모으고 모으는 작업이다. 요즘 들어서 대중은 전문가들에게 과거 중세 이전의 지식인의 모습을 요구
40년이 조금 넘는 시간을 살아오면서 또 기억이 또렷한 30여년을 살아오면서 어떤 시험이라도 합격은 큰 기쁨을 가져다주었다. 2002년 1월 국시에 합격하고 4월에 면허번호가 찍힌 면허증을 보면서 6년간 한 장의 종이를 얻기 위해 참 노력 많이 했구나 하는 감회를 아직도 기억한다. 하지만 그 생각은 불과 1년이 지나자 상당 부분 희석이 되어버렸다. 그 종이가 또 다른 시작을 알려주는 상징이었음을…. 2000년 겨울 운전면허시험을 보고 운전 면허증을 취득하였다. 동기들 몇 명과 함께 운전면허 학원을 등록하고 필기시험, 실기시험, 도로 주행까지 시험을 보고 1종 보통 면허를 받았다. 승용차만 운전한다면 2종으로도 충분했는데 그때도 앞으로 치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배추 장사라도 하려면 1톤 소형 승합차 정도는 운전할 줄 알아야 한다며 다들 1종 보통 면허를 취득했다. 현재 가지고 있는 2개의 면허증은 보통의 치과의사들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운전 면허증과 치과의사 면허증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우선 가장 큰 공통점은 끝이 아닌 시작을 알리는 의미인 것 같다. 슈마허 같은 카레이서도 속칭 김여사라 불리는 운전자도 처음에 운전 면허증을 받은 시기에는 큰 차이
여름이다. 7월과 8월에 여름 휴가를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의 관공서나 회사는 8월 첫째 주 전후로 여름휴가를 활용케 한다. 그보다 조금 늦은 8월 15일 광복절 휴일을 이용해서 여름휴가를 길게 가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필자는 최근 몇 년간 여름휴가를 가지 않았다. 열대야에 무더운 여름, 피서지의 인파와 바가지 상술에 내 몸을 맡기느니 치과 에어컨과 함께 보내는 여름이 한결 편안했다. 광복절은 나라가 일제의 지배에서 독립한 날이지만 열대야에서 독립하는 시기인 듯도 하다. 광복절 전후가 되면 아침, 저녁으로 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가끔 이래서 무더위로 부터의 독립인가?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3·1 운동 이후 우리나라 독립 운동가들은 하나의 나라로서 온전한 독립을 주장한 단체와 일제의 지배이긴 하지만 자치권을 부여 받자는 단체로 나뉘게 되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당연히 독립을 해서 나라를 찾았어야지 자치권이 웬말이냐는 소리를 할 것이다. 그만큼 독립은 중요하고 소중한 단어이다. 독립(獨立)의 사전적 의미는 타인ㆍ타국가 등에 의해 지배되거나 종속적인 입장에 있던 상태에서 벗어나 하나의 주체로서 성립하는 것이다.
기술(技術) 어떤 원리나 지식을 자연적 대상에 적용하여 인간 생활에 유용하도록 만드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수단 기술 영어 뜻 ① technology ② technical ③ skill ④ technique 기술에 대한 사전적 의미이다. 우리나라는 유교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과거부터 기술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중인 신분이었다. 예능 프로에 가끔 등장하는 ‘어려서부터 할머니가 밥 굶고 살지 않으려면 기술 배우라고 했다’라는 말은 기술에 대한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식을 대변하고 있다. 단지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부자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밥은 먹고 사는 그런 정도 수준의 삶은 불과 30년정도 전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가내 수공업과 같은 개인 기술자들이 산업혁명을 거쳐 대량 생산에 참여하는 기술 노동자들이 되고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숙련된 기술자들은 과거보다 더 인정을 받게 되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과학자나 기술자들이 많아졌고 그로 인해 우리는 풍요로움을 누릴수 있게 되었다. 중국의 경우 인쇄, 화약 기술 등 서구 국가들보다 먼저 기술이 꽃을 피웠음에도 기술과 기술자들을 대우하지 않아 기
다사다난이란 4자 성어만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2016년을 보내고 2017년 정유년을 맞이했다. 2017년도에는 언제일지 모르지만 대통령 선거를 해야하고 3월에는 3만여 치과의사를 대표하는 치과의사 협회장 선거를 해야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터닝 포인트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2017년도는 터닝 포인트가 되는 해가 될듯하다. 협회의 회원으로 직접 참여의 길이 넓어지는 방향 전환이 이뤄질 것이다. 어쩌면 늦은 듯한 직선제를 통해 처음으로 직접적인 권리 행사에 나서게 될 3만여 치과의사들은 권리에 따르는 책임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과거보다 정보의 접근성이 수월해진 요즘은 무엇보다 직접적인 소통에 소홀해질 수 있다. 직접적인 소통의 필요성은 IT의 발달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 산업시대에는 더 중요할 수가 있다. 치과의사로서 살아온 15년을 뒤돌아 보면 결국 우리 집단은 환자를 대면하고 소통하고 직접 듣고 감각으로 느끼며 쌓여온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진료에 있어서도 아무리 좋은 기구 장비가 새로 나왔다고 해도 손으로 직접 써보고 익숙해지지 않으면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3D 프로그램을 비롯한 각종 디지털 장비가
콜라보레이션, 융합, 협업…요즘 각종 분야에 유행처럼 추가되는 단어들이다. 특히나 IT, BT와 의료의 융합은 국가가 미래 먹거리로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분야이다. 이미 10년 전부터 의료와 기초 기술, 응용 기술을 융합하기 위해 전문 대학원 제도가 시행 되었다.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전문대학원 제도는 융합보단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어 갔던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물론 우리나라에 구글, 애플, IBM처럼 글로벌 IT 기업이 없어서 일수도 있다. 바이오 산업을 IT와 융합하기 위한 다각적인 연구를 하는 타국의 기업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기업도 병원도 당장의 수익에 연결된 부분에만 신경을 쓴다. 이제는 의학, 치의학 전공자가 꼭 환자 진료만 하고 살 수는 없는 시대가 되었다. 2018년부터 인구는 감소하기 시작하고 의료에 대한(고령화는 논외로 치자) 절대 수요의 감소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에 대한 법칙은 중학생들도 아는 사실이니 따분한 이야기로 들릴수가 있겠다. 그렇다면 수요를 늘릴 것인가 공급을 줄일 것인가 하는 고민은 정부나 학계에서 하자. 이미 면허를 받았거나 면허 취득을 앞둔 예비 의료인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는 우리대로 새
드론, IoT, 자율 주행 자동차, 3D 프린터, 가상현실, 증강현실, 빅데이터, 인공 지능 등 뉴스를 통해 접하는 IT의 발전을 보고 있으면 숨이 찰 지경이다. 아직은 우리의 생활에 많이 와 닿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의 직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듯 싶다.생각해보면 치과만큼 의료 디지털의 선두주자는 없는 것 같다. CAD, CAM을 넘어서 3D 프린팅을 통해 보철, 교정 치료를 오래전부터 시도하였으며 개인 치과의원들도 3차원 CT나 CAD, CAM, 스캐너 등을 갖추고 진료를 하고 있다. 아직은 3D 쪽에만 치우친 면이 있지만 빅데이터, 증강현실, 인공지능도 치과 발전에 접목을 시켜야겠다. 그런 면에서 최근 학회 설립과 함께 적극적으로 연구하는 치과의사들이 많은 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치과대학의 학제가 대학원 제도로 바뀐 후 이공계를 학부 전공하고 치의학 교육을 받는 인재들이 많은 현실에서 볼 때 교육 이수과목에 추가되면 새로 나오는 치과의사들에게 더 넓은 범위의 길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나 그들은 첨단 디지털 시대에 누구보다 익숙해져 있는 세대이기에 시너지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생각된다. IT는 트렌드를 많이
한국, 중국, 일본 세나라는 가깝고도 먼 나라들이다.역사적 사건 속에서 미움, 시기, 부러움 등을 서로 공유했었고 또 현재도 진행중이다. 경제적으로는 일본이 가장 앞서나가는 형국이었으나 한국, 중국 순으로 일본이 발전해왔던 과정을 그대로 따라가고 어떤 분야에 있어서는 앞서기도 하고 있다.간단히 말해서 3국의 경제 발전은 올림픽 개최(64년 도쿄, 88년 서울, 08년 북경)를 통해 해외에 자국을 알리며 수출 주도로 발전해서 커진 경제를 내수로 돌리며 규모를 키워왔다. 수출 주도일 때는 해안도시를 중심으로 내수를 위해서 내륙도시를 개발했고 그 과정 중에 부동산 버블을 겪는 과정도 비슷했다.(물론 각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현재는 좋지 않은 경제 흐름이나 인구 문제도 시간차를 두고 따라가는 형국이다.치과는 어떨까?15년 전 학부때 모 교수님께서 ‘우리나라도 일본 따라가는거 같아’라고 말씀하셨던게 기억난다. 고등학교때 대학 전공 선택시 전망 좋은 분야를 선택하려면 그 당시 일본의 제일 인기있는 과를 가라고 했던 선생님의 말과 묘하게 닮아 머릿속에 오래 남아있었다.현재 일본의 치과계는 어떤가.단지 치과계를 경제 논리로만 따질 수는 없지만 일본의 치과계는 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