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치과의사연맹(FDI)에서 곧 ‘비전2030: 모든 사람에게 최적의 구강건강을 제공한다’를 발표한다. 이는 2012년도에 FDI가 발표했던 ‘비전2020: 구강건강의 미래 만들기’에 이어 약 10년만에 만들어진 비전 선언문이다. 비전2020은 전신건강을 위해서는 구강건강이 기본적이고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2012년도에 2020년도의 구강보건이 직면할 여러 분야의 상황을 전망하면서, 회원국들과 소속단체들이 함께 법률적 규제를 고쳐나가고자 하였고 구강보건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점들을 제기하였다. 비전2020에 제시된 FDI의 비전은 비전염성 질병에 대한 인식을 높였고, 보편적인 건강보험(universal health coverage)의 필요성을 제기하였으며, 마침내 2019년 유엔(UN High-Level Meeting) 정치선언문에 ‘구강건강’이라는 단어를 포함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부터 구강건강을 전신건강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다루는 새로운 보건체계를 만들어나가는 과제가 남았다. 비전2030은 세 가지 방면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2030년까지 1. 모든 나라에서 기본적인 구강건강 서비스가 적절한 수준으로 저렴하게 제공되게 하고, 2. 일반의료 체계에
‘우리 역사’ 또는 ‘우리나라 역사’는 얼핏 아주 명확하고 쉬운 말로 여겨진다. 초등학교 5학년만 되어도, 선사시대인 구석기, 신석기를 거쳐, 단군왕검에 의해 최초의 국가 고조선(청동기시대)(삼국유사에 나옴)이 탄생하고,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시대를 지나, 통일신라 및 발해시대, 후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대한민국시대로 이어졌다는 것을 훤히 안다. 그런데 ‘우리 역사’가 과연 쉬운 말일까? 예로 고구려 유민 대조영이 만주지역에 세운 발해는 우리 역사인가? 아닌가? 우리 역사서들에서도, 말갈족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말갈역사로 보는 견해도 있고, 조선에서는 거의 우리역사로 치부하지 않은 경향이 더 우세한 편이었다. 우리가 익히 들어온 동북공정[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은 ‘동북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 과제(공정, 프로젝트)’로 중국의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연구 프로젝트이다. 중국은 동북공정에 대한 연구 추진 결정(2001.6), 정부의 승인(2002.2.18)을 받아 공식적으로 2006년까지 5년간 동북공정을 진행했다. 연구는 중국 최고 학술기관 사회과학원과 지린
현대 사회에서 존경 받는 전문직 단체 중 하나인 치협이 가져야 할 중요한 가치는 공평함과 정의로움이 아닐까? 2019년 12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된 2019년 젠더갭(gender gap) 지수, 즉 세계 각국의 남녀평등 수준의 순위에 의하면 한국은 108위였다. 한국은 선진국 클럽인 OECD 국가 중에서 거의 최저 수준이다. 양성평등기본법 제15985호 3조에는 양성평등에 관한 정의가 명시되어 있다. 성별에 따른 차별, 편견, 비하 및 폭력 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받고 모든 영역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대우 받는 것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20조 21조에서는 정책결정 과정에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참여하기 위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방법을 확실하게 제시하고 있다. 한국 사회 전체가 세계기준으로는 양성평등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이러한 현상은 치협의 여러 제도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의료계 중에서도 유난히 스타디그룹, 세미나도 많아 주말에도 열공하고 진료에 매진하며 늘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새로운 것에 환호하는 우리 치과의사 선생님들은 치협이 이러한 양성평등을 달성하려는 사회적인 변화에 못 미치는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2020년 12월 2일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고 규정한 의료법 제 33조 8항, 일명 1인 1개소법을 위반 시 그 제재와 처벌을 강화하는 보완입법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재석의원 대다수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된 것이다. 지난 2011년 12월 29일 의료인 1인 1개소 강화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9년여만의 일로 기업형 사무장병원과 불법 네트워크의료기관에게 철퇴를 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 의료법 제4조 2항, 의료법 제33조 8항 등 소위 ‘1인 1개소법’을 위반해 개설, 운영되는 의료기관에 대해 1인 1개소법 등을 위반했다는 수사결과가 나오면 요양급여 지급을 보류하거나 이미 지급한 요양급여를 환수할 수 있는 근거를 명시했다. 그동안은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소송에서 공단 측의 패소가 잇따르는 불리한 상황이었다. 2019년 8월 기준으로 1인 1개소법을 위반한 95개 의료기관에 대해 1320억여원의 급여비 환수결정을 통보했으나 징수율은 21.17%에 그쳤고 동년 5월의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것은 지난 11월 3일 치러진 미국 대통령선거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갖는 위상과 영향력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각 나라의 정치, 경제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맞붙은 이번 대선은 개표 초반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가능한 것으로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고 부재자투표, 우편 투표함이 집계되면서 상황은 바이든 후보의 우세로 상황은 바뀌었다. 현재 바이든이 306표를 얻어 당선이 확실하다. 그러나 트럼프 측에게서는 부정선거를 강력히 주장하며 경합지역에서 본인이 패배한 지역에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대부분 우편투표나 전자개표기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내용으로 트럼프는 투표 불복선언을 하고 항소하고 있다. 주에 따라 소송을 기각하거나 재검표를 하는 상황인데 조지아주에서는 500만 표를 수작업으로 재검표 하였지만, 바이든의 승리가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아직도 트럼프 지지층은 결국 트럼프가 재선할 것으로 생각하고 무력 시위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후 3주 지난 11월 23일에야 조 바이든 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0년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공모 안내서를 받았다. 요즘은 유치원에서도 융합형 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문제만 잘 풀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책을 많이 읽고, 대화도 많이 하여, 문제를 잘 풀면서 말도 잘 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고 한다.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의 목적은 융합 연구가 가능한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하여 의사에게 기초의학, 자연과학, 공학 등 타 학문의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여, 1. 임상 지식과 타 학문이 융합된 의과학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하여,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는 융합형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2. 융·복합 연구결과를 활용해 질병 치료 및 신약, 의료기기 개발에 기여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추진사업으로 ① 연구에 관심이 있는 전공의에게 임상 수련과 병행하는 연구 방법교육 및 연구 참여 기회를 제공하여, 전공의 수료 후 의사과학자(M.D.-Ph.D.) 진출을 지원하고(임상의학을 제외한 기초의과학, 자연과학, 공학 분야 및 연계전공을 통해 융·복합 의과학 연구 수행이 가능한 분야), ② 의사과학자 양성 인프라 구축을 하여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양성된 의사과학자 정착,
지난 추석 무렵 그리스 아테네의 철학자인 소크라테스가 대중가요 가사에 등장하면서 대한민국은 온통 나훈아의 <Again대한민국>신드롬에 빠져들고 말았다. 시청률이 무려 40%를 넘어서면서 장안의 큰 화제가 되었던 ‘테스형!’. 서양철학의 스승격인 소크라테스를 동네 형 불러세우듯 도발적인 가사는 어찌보면 불경스러울 법도 했지만, 소크라테스를 형!으로 불렀던 가수에게 가황(歌皇)이라는 극찬의 수식어를 붙여주는데 있어 대한민국은 주저함이 없었다.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물을 수밖에 없는 존재의 이유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일갈하였거늘 ‘툭 내뱉은 말’이라 하고 ‘모르겠소’로 답한 나훈아의 ‘테스형!’ 이 외침 한마디에 많은 사람들은 신기루 같은 인생의 여정에 대해 공감과 위로를 받는 듯하다. 진료시간에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아! 테스형~~ 아! 테스형~~’의 허밍은 나 역시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한 고뇌의 배설이자 고백이 되어 이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민간의료로는 투자와 운영이 불가능한 취약분야와 필수의료를 해결하라고 있는 것이 바로 공공의료다. 우리나라는 전체 의료병상 중 공공의료병상 비중이 10%정도로 크게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공의료의 기반은 공공지출을 통한 의료의 관리통제에 있지만 비용을 제한하면 유지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과거 적자운영을 빌미로 강제 폐업시킨 진주의료원사태를 통해 정부 및 지자체는 공공의료에 대한 인식부족의 단면을 이미 보여준 바 있다. 의사가 부족해서 진주의료원이 폐업한 것이 아니듯 의사 수를 늘린다고 지방의료원이 그저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 7월 24일 2022년부터 10년간 의대 정원 4000명 증원,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을 골자로 한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추진방안>을 발표하였다. COVID-19 사태를 계기로 취약한 공공의료와 지역간 심한 의료격차라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내놓은 것이다. 얼마 전까지도 K방역 성과를 자화자찬하고 또 방역에 헌신하는 의료인에 감사한다며 캠페인까지 하던 정부가 뒤에서는 의사들의 격렬한 반대가 예상되는 정책을 준비 중이었다는 사
전설의 히치콕 감독은 ‘현기증(Vertigo)’의 참패를 만회하려고, 다분히 흥행을 의식한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North by Northwest)’를 만든다(1959). 우연히 첩보전에 말려드는 아마추어와, 오만한 북구 금발미녀의 커플은 그의 전매특허다. 고해상도와 와이드스크린을 접목한 첨단기술인 비스타비전은, 35mm 네가 필름을 두 배나 잡아먹는 낮은 가성비 탓에 단명에 그쳤지만, 필자가 기억하는 비스타비전영화에 졸작은 없다. ‘Vistas of Orthodontics(展望)’가 서울대학교 교정과 초독회(抄讀會)의 첫 교재였던 때문일까? 이 책은 영화 ‘북북서’처럼 치과교정학의 고전이 되었다. 미국영화연구소 선정 위대한 미국배우(1926~60) 50인 중 남성 2위인 캐리 그랜트도 좋지만, 러시모어 산 화강암절벽에 새긴 네 대통령의 거대한 조각상을 넘나들며 벌이는 추격 장면은, 보는 사람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한다. 보글럼과 400여 조각가들이 만든(1927~41) 이 국립기념물에는, 워싱턴·제퍼슨과 링컨·루즈벨트의 네 대통령이 있다. 이들이 250년 역사를 통 털어 면면히 존경받는 이유는 위대한 업적에 못지않은 국민들에게 남긴 정신적인 유산에 있다.
약 1년 후인 2021년 10월 2일이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 100주년 기념일이다. 이는 1981년 4월 25일 경주 보문단지 내 관광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치과의사협회 제30차 정기대의원총회(의장 이종수)에서 1921년 10월 2일 조선치과의사회 창립총회일을 대치협 창립기념일로 제정한 바에 따른 것이다. 구체적인 제정 경위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서울지부(최재경 대의원)와 군진지부(박명규 대의원)가 공동으로 제안한 ‘치협 창립기념일 제정안(일반안건 제16호)’ 요지는, ‘개인, 단체, 국가 등 모든 곳에 생일이 있으나, 치협은 아직 생일이 없기 때문에 이를 제정하여 매년 기념행사를 가져야 함. (1921년 10월 2일 조선치과의사회 창립총회일)’이었다. 박명규 군진대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1921년 10월 2일 조선치과의사회 창립총회일을 기념일로 정하던가, 6월 9일을 기념일로 정할 수 있다’는 예시를 하였고, 이종수 대의원 의장이 대의원총회에서 날짜까지 확정하기는 어려우니, 제정하는 것으로만 결정하고, 구체적인 날짜를 정하는 것은 집행위원회에 위임하는 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만장일치로 가결되었다, 이를 위임받은 집행위원회에서의 결정사항에 대하여 당시
역사적으로 인구가 늘고 전쟁과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질병은 다른 곳으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수많은 재난이 있었지만, 그중 인류를 가장 큰 공포에 몰아넣었고 사망자의 수가 제일 많았던 것이 14세기 중엽에 유럽에서 유행한 대역병이다. 18세기에 와서야 흑사병으로 명명된 페스트는 아마도 중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비단길을 따라 군대와 무역 상인들이 이동하면서 중앙아시아의 타슈켄트 지역을 건너 흑해, 크림반도를 거쳐 이탈리아에 도달한 후 프랑스, 영국, 북유럽, 러시아까지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1347년부터 약 3년간 유럽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2,500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흑사병에 대한 공포는 치사율이 거의 100%에 가까워 환자가 참혹하게 죽어가는 모습에서뿐만 아니라 흑사병 자체에 대한 무지로 인해 더욱 증가하였다. 사람들은 흑사병의 원인을 알기 위해 고심했었지만, 당시의 의학 수준으로 그것은 불가능했다. 대재앙을 맞은 유럽 각지에서는 이 질병의 원인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대책이 마련되었다. 파리 대학 의학부는 그것이 천재 이변 때문이라고 발표했고, 일반인들은 ‘악마의 소행’이라고 생각했다. 페스트가 인간의 죄에 대한 신의 벌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