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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전원 입학 목표인 이집트 치의 사연?

인터뷰/아민 하비바
‘한국살이’ 5개월째, 상명대서 한국어 열공…체류 비용 높아 어려워
한류 드라마에 꽂혀 ‘코리아 홀릭’…“한·이집트 잇는 치의 되고파”

 

 “안녕하세요. 하비바입니다” 한국살이 5개월. 드라마에 꽂혀 한국과의 사랑이 시작됐다는 그 사람의 직업은 바로 치과의사다.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한국과 이집트를 잇는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말했다.


그 소망의 근저에는 ‘정’이 있다. 이집트에서 사귄 한국인 친구의 가족은 그를 딸처럼 대해줬고, 그 기억은 한국에 대한 애정을 크게 만들었다. 이집트 거주 한인 중에는 의사소통이 안 돼 치과 진료를 못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아민 하비바(27) 씨는 한국 유학을 통해 이들을 돕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

 


#“현실적 이유 아닌 내 꿈 찾아서 왔다”
그는 상명대 국제언어문화교육원에서 지난 9월부터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언어의 기본부터 배운 다음 한국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는 게 그가 한국을 찾은 이유고, 최종의 목표다.


다수의 이집트 치과의사들이 국경을 넘는 이면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현재 이집트 치과계는 ‘포화상태’다. 잇따른 사립 치과대학 설립으로 인해 치과의사 배출이 많아진 것이다.


고된 업무 시간도 문제다. 대개 이집트 치과는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시간에 문을 연다. 야간 진료가 부지기수며, 일부는 새벽 2시까지 일한다.


급여 수준 역시 열악하다. 그가 말하는 이집트 치과의사의 월 소득은 개원의 기준 한화로 150여만 원, 공직은 70만 원 정도다. 그는 “이집트와 외국에서 치과의사로 일 할 때의 소득 차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하비바 씨는 “현실적인 이유에서라면 한국행보다는 영어권 국가를 고려했을 것“이라며 한국 치과의사 면허취득에 대한 불편한 시선에는 멀찌감치 선을 그었다.


실제로 이집트에선 치과의사가 자국을 떠나 서방 선진국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하비바 씨는 “보다 좋은 근무 여건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는 치과의사가 많지만 이것은 미국, 영국, 독일에 한정된 얘기”라며 “이집트 치과의사는 대부분 영어 사용이 가능해 영어권 국가를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이집트 한인 진료 위해 한국 치전원 ‘희망’
그는 지금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고 있을까. 하비바 씨는 “이집트 현지에서 영어나 아랍어에 미숙한 한국인은 몸이 아파 병원에 가도 상태를 정확히 말하지 못 한다”며 “한국인을 돕기 위해 기초 한국어는 물론 한국어로 된 치의학 용어 공부를 1차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 직접 와 보니 높은 물가와 비싼 체류비용, 한국어 구사의 어려움 등 현실적 난관이 수두룩하다는 하소연이 그가 간간히 내쉰 한숨과 섞여 나왔다.


그래도 ‘초심’을 꺾어본 적은 없다. 하비바 씨는 “이번 어학연수 기간 동안 한국 치의학전문대학원 입학과 관련된 장학금을 알아보고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이집트에 돌아가 한국과 이집트 사람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의미 있는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