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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원장 3월의 추천도서-나만의 독서시간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벌써 한해의 1/4이 지났습니다. 여러분은 얼마큼의 독서시간을 확보하고 계십니까? 책을 읽고 나서 다른 일을 하는 경우도 있고, 일을 하고 나서 책을 읽기도 합니다.

우선순위의 차이겠지만 저는 책을 먼저 읽지는 않습니다. 다른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그 생각 때문에 집중해서 책을 못 읽기 때문입니다. 다른 일에 바쁘면 결국 책 읽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쪼개서 책을 읽다보면 내용이 연결이 잘 안되고 집중이 잘 안되어서 다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내용이 통합적으로 정리가 잘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주일에 꼭 한번은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한두 시간 가집니다. 경험상 시간대에 따라서 읽는 책을 달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됩니다.

모두가 잠든 밤늦은 시간은 정서적으로 책읽기가 좋습니다. 낮이 이성적이라면 밤은 감성적인 시간입니다. 따라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기술과 논리에 관한 책은 낮에, 삶의 의미와 세상의 아름다움을 전해줄 수 있는 상상력에 관한 책이나 역사물, 소설 등은 밤에 읽는 것이 더 잘 읽힙니다. 좋은 독서가는 나만의 독서시간을 만들 수 있는 사람입니다.


로마의 역사에서
리더의 지혜를 배우다
『리더를 위한 로마인 이야기』 혼미디어, 2014
15년에 걸쳐서 쓴 15권의 ‘로마인 이야기’로 유명한 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 역사에서 발견한 가르침을 오늘날 리더들에게 전하는 책입니다. 15권의 책이 엄두가 나지 않으신다면 이번 책에 관심을 가져보실 만합니다. 우리는 역사 속에 배움이 있고 앞으로 가야할 길이 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수천 수백 년 전에 있었던 일이 그대로 대상과 시기만 바뀐 채 벌어지는 것을 확인하곤 합니다. 이 책을 통해 로마가 저지른 일들의 결과와 발단을 잘 살펴서 되새김해본다면 리더로서 어떤 판단을 해야 할지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은 각 장마다 로마 역사에서 중요한 에피소드를 뽑아 소개하고 ‘리더에게’라는 제목으로 오늘날 정치·사회와 접목해 설명하는 형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원제가 ‘일본인에게-리더 편’인만큼 일본의 정치 현실과 사회 현상을 꼬집는 대목이 많습니다. 일본인의 시각에서 쓴 것이라 최근 반일감정에 맞물려 거슬리는 내용도 없지 않지만 우리 정치경제사회 리더들에게도 적용되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지나간 역사가 아닌,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로마인들의 지혜와 판단력, 공동체를 이끄는 리더십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거짓말은 양념
인생의 소소한 즐거움을 주다
『거짓말의 힘』 청림출판, 2013
거짓말을 잘한다고 해서 그것을 자랑할 일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라고 누군가가 말한다면 이미 그 사람은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인간의 거짓말은 거의 본능에 가깝습니다. 다른 사람뿐 아니라 심지어 자기 자신도 속이는 것이 인간입니다. 어차피 하게 되는 거짓말에 힘을 보태면 어떨까요? 이 책은 거짓말 예찬론이 가득한 책입니다. 이 책의 거짓말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면 거짓말을 느긋하게 받아들이게 되고, 거짓말을 쉽게 알아챌 수 있으며, 거짓말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무조건적인 거짓말을 예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거짓말은 일상의 소소한 거짓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인생에 맛있는 양념의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다양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진실입니다. 아주 조금이라도 진실을 알아야 거기에 베일을 씌우든 새로운 진실을 덧붙이든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거짓말은 양념 구실을 해야지 결코 음식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 정도의 도덕은 지켜져야 하니까요. 거짓말이 없으면 많은 일들이 싱겁고, 거짓말이 너무 많으면 아무도 즐길 수가 없을 겁니다. 이 책은 그것을 알리고 있습니다.


남자의 품격
시계에 얽힌 일화 등 흥미
『시계 남자를 말하다』 책이있는풍경, 2014
여러분은 손목에 어떤 시계를 차고 계신가요? 이 책은 대한민국 1호 시계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은경 씨가 그간 모은 자료들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기계식 시계의 모든 것을 알기 쉽고 생생하게 정리한 책입니다. 시계의 역사와 흐름, 경향, 시계 속의 각종 무브먼트들 외에도 우리가 알고 싶은 브랜드 시계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시계의 종류와 브랜드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시계를 고르다가 포기하신 분이라면 다시 한 번쯤 시계에 관심을 가지시게 될 책입니다. 페이지마다 눈을 즐겁게 하는 각종 브랜드 시계 사진들은 시계에 대한 관심을 한층 높여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저자가 시계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만난 이들의 에피소드는 시계에 관심을 새롭게 합니다. 짝퉁 시계 때문에 일어난 일화들, ‘5만원 명품 시계’ 사건, 전자시계와 기계식 시계의 혼동 때문에 생긴 오해를 비롯해 일상 속 시계 이야기들이 읽는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또한 시계 속에 담긴 역사와 마주하다 보면 시계가 단지 기계가 아니라 품격이자 남자의 모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스와치그룹 설립자인 니콜라스 하이에크가 ‘앙투아네트 시계’에 그토록 매달린 까닭,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였던 순종이 시계에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슬픈 사연, 백범 김구와 윤봉길 의사가 서로의 회중시계를 맞바꾼 역사적인 순간과 마주합니다. 롤렉스시계로 숨어 있는 케네디 대통령과 마릴린 몬로의 비화도 엿볼 수 있습니다. 파텍필립의 장인이 가장 아름다운 시계라고 했던 시계가 뭔지 아십니까?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 에피소드가 궁금하시다면 꼭 읽어보세요.


‘멋대로’ 살아라
독설 가득한 인생 계발 서적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바다출판사, 2013
달달한 자기계발 서적이 붐인 가운데 유독 독설이 가득한 책이 나왔습니다. ‘독고다이’정신으로 자신만의 길을 가는 작가로 유명한 일본작가 마루야마겐지의 책입니다. 그는 인생이란 멋대로 살아도 좋은 것이라고 말하면서 인간을 구속하고 억압하는 요인 다섯 가지로 가족, 국가, 직장, 종교, 연애를 들고 있습니다. 부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봐도 얼마나 독설이 가득한지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저 낳았을 뿐인데, 자식을 소유물로 간주한다. 자신을 위해 존재하고, 또 자신을 위해 이것저것 보살피는 편리한 가정부라 착각한다. 이 때문에 학교며 직장이며 결혼 상대며,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이 자신이 깔아 놓은 레일 위를 달려야 마땅하다고 믿는 것이다. 이렇게 진저리가 나도록 뻔뻔한 부모는 아무리 타당한 논리를 내세워도 통하지 않는다”. 국가, 직장, 종교, 연애에 대한 그의 독설도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너무 하다란 생각이 들면서도 묘하게 동조를 하게 되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는 강요된 삶을 살아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생에 의미나 목적 따위는 없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스스로 찾을 수 있다는 의지의 자유로움이 존중된다는 뜻입니다. 아, 그런데 정말 그 ‘멋대로’ 산다는 게 정말 가능할까요? 정말 멋대로 산다는 것은 뭘까요? 정말 그래도 될까요? 이렇게 고민하는 저에게 저자는 말하겠죠? “엿이나 먹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