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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추천도서-대면(對面)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대면(對面)
‘멍때리기 대회’란게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고 많은 생각으로 복잡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대회는 어쩜 뇌를 좀 쉬게 해주자는 의도일 겁니다. 그렇지만 사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있기란 불가능합니다. 코끼리 생각을 하지 않으려면 코끼리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기 보다는 기린을 생각해야 한다는 이치와 같습니다. 어찌 보면 이 대회는 강요된 생각이나 습관적인 생각이 아닌 잡념, 무상을 등을 통해서 자신의 솔직한 내면을 바라보자는 의도에 가깝습니다. 현대의 우리는 대부분의 ‘생각할 시간’을 스마트폰에 뺏기고 있습니다. 잠깐 멍때리는 시간조차도 낼 수 없을 정도로 스마트폰을 쥐고 삽니다. 자신과 대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은 책 읽는 시간입니다. 저자의 생각에 자신의 생각을 더하고 빼면서 어느덧 자신과 대면하게 됩니다. 멍때리듯 어쩜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책에서 뭔가를 얻기 위해 부담스럽게 읽는 것 보다 어쩜 더 솔직하게 자신과 대면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과의 솔직한 만남을 가지지 못하면 결국 아무도 솔직하게 대면하기 어려울 겁니다. 책을 통해 자신을 만나봅시다


그리스·로마 인물을 비교하며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해설서


『군주의 거울 : 영웅전』 21세기북스, 2016
이 책은 『군주의 거울 : 키루스의 교육』의 후속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두 번째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자인 김상근 교수님은 책보다는 TV 인문학 강의에서 더 유명합니다. 그만큼 말씀을 잘 하시는 분입니다. 플루타르코스의 <비교 영웅전>은 비슷한 업적을 남긴 그리스와 로마의 인물을 상세하게 비교하고 그를 거울삼아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원전의 책을 읽는 것도 좋겠지만 저는 주로 전문가의 해설이 들어있는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원전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에는 부족하니까요. 그리스와 로마, 그리고 우리의 현실을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저자의 안내에 따르다 보면 생각보다 쉽게 읽혀지는 신기한 책입니다.


작품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
저자의 기분좋은 해석 만끽


『구원의 미술관』 사계절, 2016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할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정기적으로 이런 책을 일부러 사서 읽습니다. 최근 인쇄가 훌륭해서 웬만한 작품도 책으로 고화질 감상이 가능합니다. 이 책은 그림을 고화질로 감상하는 책은 아닙니다. 그림 자체에 대한 테크닉적인 이야기나 알려진 이야기에 대한 반복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감상하는 저자의 현실과 작품의 조우는 묘한 설득력을 가집니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그림에 대한 다른 사람의 솔직한 느낌, 나와 비슷한 느낌을 가진 저자의 기분 좋은 해석, 평생 보지 못할 작품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 등 두껍지 않은 이 책에서 가지고 갈 것은 너무나 많습니다. 강상중이라는 저자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졌습니다.


휴가 떠날때 들고가면 좋은책
소녀들의 감정으로 힐링을


『이상하게 파란 여름』 비룡소, 2016
여름 휴가 때면 꼭 장편소설을 한권씩 사서 읽습니다. 물론 갈수록 두깨가 얇은 책을 손에 쥐게 됩니다만. 이 책도 휴가지에서 하루면 가볍게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의 책입니다. 세 명의 각기 다른 소녀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감정이 힐링된다고 할까요? 어릴 때 자신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용감하지도 않았고, 하는 일마다 잘 되지 않고, 가족의 불화도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을 잘 이겨낸 성장에 대한 성찰이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읽을 때는 이런 거창한 생각은 하나도 들지 않습니다. 세 여자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힐링이 궁금하시다면 남은 여름에 선택할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