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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 이거울, 이삭기…’ 이해 가시죠?

남한과 다른 북한 치의학용어 통일시대 대비해야
치협 남북특위, 치의학 용어 통합 정리 작업 진행

‘이발, 이거울, 이삭기…’

치아, 덴탈 미러, 충치 등의 북한식 표현이다. 한글 표현으로 다소 낯설기는 하지만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치협 남북구강보건의료협력특별위원회(위원장 최치원이하 남북특위)가 남북 치의학용어 및 술식 표현 통일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남북특위가 입수한 북한 ‘의학대사전’을 통해 남과 북이 다르게 사용하는 치의학용어를 살펴보고 통일시대를 대비한 준비사항을 짚어봤다. 

북한 과학백과사전출판사에서 지난 2002년 발행한 ‘의학대사전(영어조선어일본어)’은 북한의 의학부문 과학자와 보건의료인을 위한 영어사전으로 한국어 번역과 함께 일본어 표현이 함께 실린 것이 특징이다. 이 사전에는 영어어휘 17만개와 40여 만개의 학술용어가 수록돼 있다.

주요 치의학용어를 찾아본 결과 치과나 치의학이라는 표현보다는 구강과, 구강과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일부 술식에서는 한글을 사용하는 경향이 컸다.

Dentist를 구강과의사, Dentistry를 구강과학, Dental college를 구강학부 등으로 표기하고 있었으며, Tooth를 이발, Crown을 치관, Caries를 이삭기, Maxilla를 웃턱, Lingual을 혀쪽, Parotid gland을 귀밑샘, Root planing을 이뿌리면연마, Dental mirror를 이거울 등으로 표현하며 한글표현을 지향하는 특징이 있다. 가능한 한글 표현을 사용하려는 경향이 보이지만, 상당수 용어는 한자어를 사용하고 있어 남한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치과 세부과목을 표현하는데 있어서도 Endodontics를 치내치료학, Periodontics를 치주병학, Orthodontics를 구강교정학, Prosthodontics를 구강보철학, Pediatric dentistry를 어린이구강과학이라고 하는 등 남한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혼란을 줄 정도는 아니다.

실제 서울소재 모 치과대학에서 진행한 북한 치과의료 관련 선택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북한의 논문과 교과서 일부를 읽게 한 결과 뜻을 해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모니터링 결과가 있으며, 탈북 치과의사들과의 인터뷰에서도 남한에서 쓰는 치의학 용어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다고 답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일시대를 대비해 남북한 통합 표준 의학 용어 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학자들의 주장이며, 이는 치의학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권재일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교수는 “남과 북의 용어혼란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다. 그러나 남한과 북한의 공통 표준 용어 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현재 치협 남북특위에서는 북한과의 치의학 용어 및 술식 표현 통일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위 위원들이 각각 북한 관련 서적 및 논문, 치의학교과서 등 담당 영역을 정해 자료수집에 나서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치의학 용어 통일 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최치원 남북특위 위원장은 “갑작스러운 북한과의 정세 악화로 남북관계가 휴지기지만 언제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모른다. 남북특위는 북한과의 치과의료 교류 뿐 아니라 치의학 용어의 통일작업에도 관심을 갖고 준비를 해 나가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