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 처음부터 촛불로 시동을 건 탓인지 유난히도 불이 잦더니,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을 거쳐 국보 1호 숭례문이 불타고, 고향 광화문으로 되돌아와 정부청사 화재로 대미를 장식하였다. 윗분들 성격도 불같아서, 남들이 3, 4백년 걸린 나라짓기(Nation Building) 역사(役事)를 반세기만에 성취한 자랑스러운 역사(歷史)까지 태워 없애려다가, 거꾸로 집권여당이 불타 사라졌다. 옛 어른 말씀이 그른 데가 없으니, 불장난을 너무 즐기면 오줌만 싸는 것이 아니라 화상까지 입는 법이다.우리 국민을 가리켜 ‘냄비근성’ 운운하지만, 사실 그것은 ‘불 같은 성격’의 다른 한 면이다. 숭례문 화재때 불꽃처럼 타올랐던 국민감정도 불과 한 달 남짓하여 감쪽같이 사그라지지 않았는가. 이제 들끓었던 이슈들을 냉정하게 되돌아보자. 첫째 책임공방이다. 이명박 서울시장(당시)의 준비 없는 숭례문 개방을 탓한다.그러나 개방자체는 옳은 방향이며, 번잡한 장소 보다 출입금지구역이 범행에 용이한 측면도 있다. 다음, 문화재청의 관리소홀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일본에 가보면 시골 작은 절에도 스프링쿨러 시설이 잘 되어있다. 코드가 맞는 청장을 앉혀놓고도 걸 맞는 정책과 예산상 편의를 보장
왜 재무설계를 하는 걸까? 내 인생의 행복과 재무설계는 어떤 상관이 있을까?오래 전 한 시골 고등학교 교사의 말이 생각난다. “내 아들이 자장면이 먹고 싶다고 할 때 내 호주머니에 그 자장면 값이 있다면 나는 행복하다.” 지금 시대에는 이 말이 별로 마음에 와 닿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에게 행복에 관한 뚜렷한 기준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교사가 행복한 이유는 돈이 내 호주머니에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 돈으로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 원하는 것을 이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무언가 꼭 필요할 때, 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무언가 필요할 때 그 필요를 채워줄 수 있다면 우리는 행복하다. 그렇지만 그것이 되지 않을 때 우리는 돈으로부터 우리의 행복을 구속당하게 된다. 재무설계는 나와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소중히 여기는 무엇을 위해 돈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의 돈이 준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의 돈이 준비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를 구체화 해야 한다. 1979년 하버드 MBA 졸업생
악기를 고르라면 현악기, 그 중에도 바이올린을 선호한다. 제작에서 연주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비중(Human Factor)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악기마다 연주자마다 다르고 같은 사람도 연주할 때마다 맛이 다른, 그야말로 인간의 체온이 가득한 소리를 낸다. 과학의 발달로 소재와 기술이 천지개벽을 해도 3백년 가까운 Stradivari가 여전히 거장들에게 사랑받고, 해마다 경매기록을 갈아 치운다(The Hammer; 2006년 $3.544.000). 세계 4대 골프대회 중 British Open을‘The Open" 이라고 부르는 것은 종주국 영국의 자존심이요 누구나 이를 인정하듯이, 베토벤의 유일한 바이올린협주곡에는 앞에 정관사 ‘The’가 붙는다. Itzhak Perlman이 줄리니와 협연한‘The Violin Concerto’를 1980년도 Emi社 Laser Disc로 즐겨 듣는다. 이 곡은 70년 뒤 브람스에 의해 짝꿍을 만나 외로움을 면하는데, 브람스 협주곡(VC in D, Op.77) 또한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거의 연례행사로 연주되며, 펄만의 Emi社 1993년판 DVD로 감상할 수 있다. Violin Sonata도 펄만의 베토벤 제 5번 작품
어느 시절의 열병이던가 불꽃이 찬 바윗덩이가 되어 등대섬으로 앉았다가 잘도 물길을 잡아주고 있구나 섬에서 뿌리 내린 나무들 잔디까지 자욱이 깔려 바람에 모두 비스듬히 누워귀를 세우고 있다니 망망한 바다의 일터 물새들의 쉼터가 되는 이 모롱이 그들은 최첨단은 아니라는 듯 먼 곳을 바라보며 우짖는다 이 바람과 저 물결마다칼날 세워 몰려드니 이 섬을 두고 떠나는 내 마음 수심만큼 잠겼다가 다시 돌아본다
잠결에 부고를 들었다. 그리고 재해경고 메시지가 도착했다. 강풍에 날아가지 말라는 주의보. 자는 사이에 사랑하는 길가의 꽃들이 내려앉았다. 무거운 출근을 했다. 초진환자의 보험치료비로는 칼국수 값을 내지 못한다. 조는 척 1층 약국을 스친다. 약국에는 인간이 만든 약들이 즐비하다. 저걸 누가 다 먹는가요? 병이 먹는다 약은. 데스크 직원은 매일 잔돈을 바꾸러 은행에 간다. 그것도 일이다. 엘리베이터가 9층까지 오는데 3층, 6층을 쉬고 왔다. 바람이 있는 옥상은 걸어가야 한다. 어떤 이가 왼손으로 3층을 눌렀다. 혼자였다. 사연이 있겠지 하며 시선을 돌리다가 반대쪽 거울에서 마주친다 눈동자끼리. 그 분이 내린 곳은 산과 부인과다. 엘리베이터가 잠시 가벼워졌다. 땅에서 멀어질수록 지구 중심으로 끌리는 끈끈함은 더 강해질 것이다. 이젠 둘 만 남았다. 진한 쥐색 양복에 빨강 타이를 한 중년의 아저씨는 천장만 처다 본다. 일이 잘 안 풀리는 모양이다. 몇 층으로 갈까 궁금하다. 누가 6층을 눌렀는지 나는 모른다. 3층에서 내린 여자가 사라질 즈음 6층 문이 열리고 아저씨는 걸어 나간다. 조금은 급한 듯이. 6층은 아랫도리가 부실할 때 가는 곳. 마사지
- 3월 22일 BBC 필하모닉의 대전 공연 지난 22일 전당 아트 홀에서, 뉴욕 필 이래 2년 만에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정격연주, 즉 A급 단원이 빠지거나 규모를 줄이지 않은 BBC 필의 연주를 들었다.글링카의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에서 수준 높은 악단은 예열이 필요 없이 바로 관객을 몰입시킬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지휘자에게 거의 눈길을 주지 않는 중후한 단원들의 솜씨는 최재천 교수가 주장하는 통섭(統攝)이론 중, 자율적 조직화(Self Organization)를 연상케 하였다. 저마다 무르익은 솜씨가 모여 저절로 통일을 이루며 뚜렷한 개성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지휘자 쟌 안드레아 노세다와 오케스트라의 합작품은 밝고 활기찬 곡에 걸 맞는 따뜻한 음색을 선사하였다. 두 번째 곡은 대전의 자랑 조이스 양(양희원)씨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2년 전 마젤의 뉴욕 필과의 협연 보다 훌쩍 성장한 느낌이었다. 해머처럼 강하게 두드리는 파워와 빠르고 여린 대목에서는 건반에 코를 박고 구슬을 굴리는 듯한 섬세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첼로의 장한나가 자신의 연주하는 모습을 묻자 어느 초등학생이 “골룸(반지의 제왕) 같아요” 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