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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山·이酒·삼讀’의 재미를 아세요?

맹태섭 원장, 전국 100대 명산 완등
등산 취미 후 피곤이란 단어를 잊어

“봄이면 매화·진달래 산행, 여름이면 계곡 산행, 가을이면 단풍 산행, 겨울이면 눈꽃 산행. 계절별 산이 주는 매력에 등산 후 기다리고 있는 지역 별미까지. 몸은 진료실에 있어도 마음은 늘 산에 가 있습니다.”

등산에 푹 빠져 휴진 날 산에 갈 생각만 하고 사는 맹태섭 원장(인천 플러스치과의원)이 최근 우리나라 100대 명산 등반을 마쳤다. 10여년간 전국의 명산을 돌아다닌 끝에 총선이 있었던 지난 4월 13일 울릉도 성인봉 정상을 밟으며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한국의 산하 인기 100명산’ 등반을 마친 것. 이를 위해 사전투표도 했다.

맹태섭 원장은 “10년 전 당시 중학교,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두 딸의 정신력, 체력을 길러줘 보자는 생각에 아내와 딸들을 데리고 무작정 북한산 백운대에 올랐다. 등산을 마치고 나니 아이들은 질려 있었지만 하산 후 산채 비빔밥과 함께 마신 막걸리 한잔의 맛을 잊지 못하겠더라. 그때부터 나의 등산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 후로 맹 원장은 시간만 나면 아내와 함께 관악산, 도봉산, 불암산, 청계산 등 수도권의 산들을 올랐다. 취미는 점차 깊어지는 것. 산에 붙은 각종 산악회의 안내지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언젠가 부터는 전국의 명산을 돌고 있었다.

맹 원장은 “산행은 정상에 오르는 기쁨도 크지만 산행의 과정, 그 중간 중간 보이는 풍경, 그리고 함께 한 좋은 사람과 지친 몸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으로 하는 것”이라며 “우리 몸을 즐겁게 하는 3대 행복 호르몬이 엔도르핀, 도파민, 세로토닌인데, 이 중 세로토닌은 2500lux일 때 활성화 된다. 눈 덮인 설경이 10만lux 정도인데 이 한가운데 있으면 자연스레 최대 행복치를 느끼게 된다. 산행을 시작한 후부터는 피곤함을 느껴 본 적이 없다. 참고로 보통 집에서 빛이 100lux 나온다. 이런 집에서 잠만 많이 잔다고 피곤이 풀리나”라고 말했다.

맹 원장이 추천하는 우리나라 숨은 명산은 통영에서 배로 40분 정도 들어간 섬 사량도에 있는 ‘지리망산’과 전남 장흥의 ‘천관산’. 지리망산은 산 정상에 오르면 경남 산청의 지리산이 보인다 해서 지어진 명칭인데, 산 정상에 오르면 360°로 보이는 남해바다 에메랄드 쪽빛이 말을 잊게 만든다. 천관산은 들머리를 잘 잡으면 왼쪽으로 다도해를 끼고 오를 수 있는 산으로, 등산도 등산이지만 하산 후 맛볼 수 있는 장흥 삼합이 압권이란다.

맹 원장은 “장흥은 군민보다 소가 더 많은 지역이다. 장흥 정육식당가에서 한우, 표고버섯, 관자로 내놓는 삼합은 한번 맛보면 못 잊는다. 전국 팔도의 맛있는 먹거리도 산행을 끊을 수 없는 요소”라고 말했다.

맹 원장은 “산은 높다고 좋고 낮다고 형편없는 것이 아니다. 홍천의 팔봉산이 명산으로 꼽히는데 높이가 302m 밖에 안된다. 이 산을 처음 오를 때 사람들은 두 번 놀란다. 등산 전 봉우리가 낮아 볼품없어 놀라고, 등산을 하며 그 험한 산세가 주는 스릴에 놀란다. 산은 직접 오르며 느껴봐야 그 맛을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맹 원장은 “처음부터 산행이 부담되면 둘레길부터 걸어보라. 그렇게 수평적인 운동을 하다보면 수직적 운동에 대한 욕구가 생기고 어느덧 산을 오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며 “나에게 산이란 영혼을 살찌우기 위해 고통과 인내를 삼키고 환희를 맛보며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등산을 취미로 갖게 된 후부터 ‘일산·이주·삼독’ 하는 삶에 빠져있다. 첫째는 등산이요, 둘째는 하산 후 마시는 술이요, 셋째는 산과 관련된 책을 읽는 데 빠져 있다는 말”이라고 밝혔다.